눈물

36

by 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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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우는 것이 아니라 배웠습니다. 하지만 난 잘 웁니다. 게다가 약간의 안구건조증 때문에 바람부는 날에는 그야말로 엉엉 울면서 다니기 일쑤입니다. 언제 우는지를 따져보니 기쁘거나 슬플 때가 아니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나 화가 나지만 표현할 수 없을 때 바보처럼 울었지요.

한번 터진 울음은 눈커풀로 베어내면 베어낼수록 더 쏟아져 나오더군요. 폭포수처럼 쏟아지던 눈물이 잦아들면 미친사람처럼 실실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제가 우는 것을 보게 되면 바람이 부는 날이거나 뭔가 억울하거나 화가 난 것이라 여겨도 좋습니다.

요즘엔 속으로 우는 법도 스스로 터득했습니다. 이건 뭐 나이 들어가면서 생기는 옵션인듯 합니다. 그런데 이 방식이 '죽음에 이르는 병'이란 생각이 듭니다.


"밖으로 흘러내보내야 할 감정의 찌거기들을 안에서 삭히다가 결국 죽어가는 것이로구나."


이 옵션을 켜기는 했는데 끄는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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