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동생의 부모님은 교직생활을 하다가 은퇴하셨다. 부모님은 함께 또 따로 여행을 자주 다니신다고 했다.
뭐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원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기도 한 모양이다.
특히 그의 어머니는 거의 가보지 않은 나라가 없다고 했다.
그의 언니는 최근에 아기를 낳았고, 그도 전문직으로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는 부모님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사준다.
예를 들어 안마의자라든지, 식기세척기라든지 굵직한 전자기기들을.
나는 그런 동생이 기특하기도 했고, 아직 젊고 여유로운 부모님이 부럽기도 해서,
"너의 부모님은 참 좋겠다"라고 말했는데, 수화기 너무 돌아오는 대답은
"언니, 다 각자 불행의 몫이 있어."였다.
불행의 몫이라...
세상에 떠다니는 불행들이 이제 막 태어나 울고 있는 간난아이의 입으로 들어간다.
아이는 모른다.
자신에게 할당된 불행의 몫을.
누군가는 유아기에
누군가는 청소년기에
누군가는 성년이 되어서 자신의 몫을 알아차릴 수도 있겠다.
일상생활에 침투하는 불행의 몫
나는 몫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서로 나눠가진 불행
우리는 서로 안주머니에 각자의 몫을 숨기고 살아간다
불행의 몫이 있다면
행복의 몫도 있으니깐
지금 불행의 몫이 너무 많다면
조금씩 씹어 삼키고
행복의 몫을 가늠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