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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lany Mar 15. 2018

[잡상] 주식이라는 자산이 가치 있는 이유



암호화폐가 다단계라는 견해에 대해서 반박도 동의도 하지 않습니다. 전 잘 모르겠으니 그냥 "Too hard"로 분류하고 판단을 보류하려고 합니다. 다만 암호화폐가 다단계라는 견해에 대한 반박으로서 주식이나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누군가가 내 자산을 사줘야만 하니까 마찬가지가 아니냐 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런 주장에 대한 반박이자 왜 제가 주식이라는 자산을 사랑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우선 주식이라는 자산에 대해서 의견이 갈릴 수 있습니다. 제로섬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마이너스섬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저처럼 플러스섬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 제로섬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군가의 매수는 누군가의 매도를 의미하기 때문에 결국 양쪽 거래를 합치면 0이 되기 때문에 제로섬이라고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이너스섬은 위와 같은 거래 과정에서 중개인이 수취하는 수수료가 존재하기 때문에 결국 양쪽 거래를 합치면 0이고, 거기에 수수료를 반영하면 사실상 -가 되기 때문에 마이너스섬이라고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저처럼 플러스섬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런 맥락에서 그렇습니다. 주식이라는 자산은 기본적으로 생산성을 갖는 자산입니다. 보다 명확하게 말하자면, 기업의 미래현금흐름에 대한 청구권을 의미하는 자산입니다. 즉, 생산수단의 생산성에 대한 권리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식은 매매함으로써 이익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함으로써 이익이 발생합니다. 보유함으로써 생산수단이 생산하는 가치의 일정 부분을 수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근본적으로 생산수단에 대한 권리를 갖는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을 구분하는 강력한 차이입니다. 

 물론 주식은 기업이 발생시키는 현금흐름 중에서도 정부에 납부해야하는 세금, 근로자에게 지급해야하는 임금, 채권자에게 지급해야하는 원리금을 모두 차감하고 난 이후의 잉여현금흐름에 대해서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주식이 소유하고 있는 생산수단, 즉 기업의 생산성이 개선되어야만 지속적으로 주주들의 청구권의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과연 기업의 생산성은 개선되어 왔을까요? [World Bank의 실질GDP 데이터][1]를 통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데이터가 말해주듯이 인류의 실질 GDP는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GDP의 성장은 결국 생산의 주체인 기업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곧 주식의 실체인 기업의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기업에 따라서 편차는 존재할 것입니다. 어떤 기업은 역성장을 하기도 했을테고, 어떤 기업은 실질 기준으로 제자리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은 실질 기준으로 아주 탁월한 성장을 했고, 그 결과 전체 생산수단의 생산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기업이라는 실체를 가진 주식이라는 자산은 보유함으로써 이익을 발생시켜왔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주식이라는 자산은 사실 누군가가 꼭 사줘야만 하는 성격의 자산이 아닙니다. 유동성이 떨어지면 물론 불확실한 미래의 현금흐름에 대한 할인을 더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야한다는 것 뿐이지. 분자에 들어가는 현금흐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즉, 영원히 아무도 안사준다면 그냥 그 기업이 만들어내는 잉여현금흐름을 수취함으로써 이익을 내면 그만입니다. 네, 물론 이론적인 접근일 뿐입니다. 특히 지배구조의 문제, 낮은 배당성향 등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인식제고가 필요한 한국시장에서는 직접적인 적용이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나마 매도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재화와 이론적으로나마 매도 없이는 수익을 낼 수 없는 재화 사이의 격차는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스스로 크기가 커지는 매력적인 피자가 바로 주식이라고 생각합니다. 


[1]:https://data.worldbank.org/indicator/NY.GDP.MKTP.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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