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

첫 만남

by 째비의 교사일기

교사가 된 지 3년 차가 되어갑니다. 언제 제가 경력이

이렇게 쌓였는지도 모르게 시간은 흘러갔네요. 전

내년 겨울방학이 끝나는 27년 2월에 교직을 그만두려 합니다. 딱, 1년만 더 힘내보려고요.



저는 23년 3월에 음 교단에 섰습니다. 부모님의 옛 고향인 점 빼고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시작했지만, 간절히 바라던 꿈을 이루었기에 두려울 게 없었습니다.


처음 단상에 올라 많은 학생들을 마주 개학식 때는 감정이 벅차올랐습니다. 교복도 없이 사복차림으로 쭈뼛쭈뼛 긴장한 1학년들,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떠드는 2학년들, 제법 진지해 보이는 3학년들을 보며

서로 다른 색들의 단풍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가을풍경이 떠올랐습니다.


이 모습 넋 놓고 구경하다가 담임선생님 소개시간이 되어 앞에 섰습니다. 1학년 1반부터 차례로 소개를 하였고, 전 2학년 7반이었기에 심호흡할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긴장이 풀릴 새도 없이 금세 1학년 소개가 끝나고, 2학년을 소개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1, 2, 3.. 하나씩 다가올 때마다 심장이 요동쳤습니다. 아이들이 환영을 안 해주면 어떻게 하지? 고개는 얼마나 숙여야 할까? 머릿속에 수만 가지의 고민들끼리 전쟁을 벌이는 동안 제 차례가 왔습니다.


2학년 7반은 이번에 처음 부임하신 000 선생님입니다. 큰 환영으로 맞이해 주세요.

초라한 저를 거창한 포장지로 감싸주셨기에 더 단단히 굳어버렸습니다. 로봇처럼 뻣뻣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곤 재빨리 뒤로 졌습니다. 엉성했던 소개가 끝나고 우리 반 아이들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담임 선생님들을 마주하고 굳고, 긴장한 아이들을 지나 우리 반을 마주했을 땐 왠지 모를 싸함이 감돌았습니다. 규칙적이고 단정히 배열된 돌담을 지나 칙이라곤 없이 제멋대로 튀어나온 돌담을 마주했을 때 기분과 유사했습니다.


아이들은 남녀가 섞여 있었고, 몇몇은 반을 이탈하여 외곽에 서 있었습니다. 건들거리던 남자아이들이 제게 오며 포옹과 악수를 요청하는데 반가운 마음도 들었지만, 경계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다른 반과 엄연히 다른 공기가 흐르던 우리 반, 어쩌면 이게 앞으로 다가올 일들의 복선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