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를 듣기 전에 나에게 백야라는 말은, 그냥 지구에서 발생하는 특이한 현상 중 하나였다. 시간대는 밤이고, 분명 어두워야 하지만 밝은 하늘. 그 말이 나에게 주는 울림은 그닥 없었다.
하지만, 이 노래를 듣고 백야라는 현상이 참 멋있게 느껴졌다. 어둠이 당연한 밤에 빛으로 존재한다니. 이를 삶에 대입해 보면, 누군가가 살고 있는 어둠 같은 삶에 빛으로 존재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노래를 듣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사실 원래도 그랬지만, 더더욱 그렇게 되고 싶어졌다.
스페이스 공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짙은은 이렇게 말했다.
"저도 그렇듯이 일상적이지 않은 '백야'는 친숙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두운 날이지만 서로에게 누구보다 밝은 빛이 되어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밤이 찾아와도 어둠이 내리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는 공간에 도달한 화자는 상대방에게 말한다.
'나는 어둠처럼 힘든 일이 일어나도 도망치지 않을 거야. 너는 이런 나의 세상의 빛이 되어줘'
나는 결국 이 노래는 빛과 어둠의 대조를 통해 울고 싶고, 피하고 싶은 일이 가득한 세상에서 같이 살아가자는 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보리는 끈질기게 살아남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 그리고 이 노래 속의 빛 같은 존재인 그대는 보리이고, 언젠가 만날 우리는 보리처럼 지지 않고 살아남아 만날 것이다. 이 노래는 그런 삶에 대한 의지와 다짐을 보여주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살아가면서 '그래도 나는 이 사람이 있어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존재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조금이라도 삶의 의지가 생긴다고 난 생각한다. 내가 그랬으니까.
누군가가 나의 삶에 백야 같은 존재가 되어주었듯이,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백야 같은 존재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