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함에 대하여...

15%

by JbYun

성공한 누군가는, 아니 대부분의 성공한 이들은 한결같이 말해온다. 자신이 이렇게 훌륭한 가치관과 노력으로 살아왔기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그야말로 훌륭한 개소리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유야 어쨌든, 설령 그 과정이 운이 좋았던, 더러웠든 간에 일단은 성공이라는 곳에 도달했기에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포장하기에 바쁜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결국 불쌍한 건 그러한 그들의 과대광고에 고개를 끄덕이는 대부분의 대중 들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글을 쓰고 있는 나란 사람은 그들의 말에 동의를 못하겠는가. 몇 가지 예시와 비유들로 설명해 보겠다.

먼저 어떤 한 유명배우를 예로 들어보자. 이 사람은 언제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생관과 일에 대한 열정 따위를 들먹이면서 자신의 성공요인을 사람들에게 어필한다. 결국 들어보면 모든 것을 스스로 다스리고 통제하여 일궈냈다는 것인데 그는 자신의 빼어난 외모와 국적은 들먹이지도 않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하더라도 이 배우의 전성기는 할리우드가 장악했던 시절이었고 많은 CG기술과 넓은 시장성을 지닌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던 이 백인 남자 배우는 자신의 특출 난 외모나 유리한 환경은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에서 들먹이지도 않으면서 늘 노력만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다른 배우들은 노력을 안 해서 못 뜬다는 말던가? 아마도 다는 아닐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대한민국에서 이 남자 배우보다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많다.

또 다른 예시로 내 얘기를 들먹이자면 난 아직 별거 아닌 사람이지만 가끔 그림을 그려 전시를 하기도 하는데 이는 어떠한 또 다른 기회가 만들어낼 가능성을 열어준다. 하지만 만약 나란 사람이 북쪽에서 태어났다면 이러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을까? 아마도 평생 위대한 지도자만 그리다 생을 마감했을 것이 분명하다. 아니면 그냥 군인으로 끝나던가. 아무튼 이와 더불어 시대 또한 역시 중요한데 지금이 6.25 쯤 되었다면 글 쓸 여유조차 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듯 성공이란 개념은 톱니바퀴 하나로 돌아가는 것이 아다. 정교한 손목시계처럼 여러 톱니가 맞물려 성공이라는 목적을 이가는 것인데 이중에는 불가항력적인 요소 또한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극단적으로 면접 보러 가다 차에 치여 죽는 경우도 있듯 인생이란 현실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잘 짜인 시놉시스라는 게 없기에 죽어가는 사람에게 기름을 끼얹는 게 현실인 경우도 많다. 결국 외람되지만 운 적인 요소가 인생엔 더없이 많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당신이 어느 나라에 태어났는지, 어느 집안에 태어났는지, 어떠한 재능을 지니고 태어났는지, 외모는 어떠한지, 성별, 인종, 시대 등 이 모든 것들이 대부분 태어나는 순간 잔인하게도 정해진다. 체스천재로 태어난 사람을 일반인이 이기기엔 너무나도 겹다. 세상엔 차별이 없다고? 노력으로 다 된다고? Just do it? 속 편한 공익광고 같은 소린 더 이상 하지 말도록 하자. 차별은 분명히 현실 속에 존재하고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 하물며 저 체스천재는 노력까지 한다. 토끼와 거북이의 현실버전은 토끼도 중간에 낮잠 따윈 안 자고 열심히 뛴다는 사실이다. 거북이에게 승산은 처음부터 없었다. 결국 이를 종합해 보면 인간은 그저 바다 한가운데에서 나룻배에 노를 젓는 초라한 뱃사공에 불과한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약간의 방향성을 잡고 조금씩 나아가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파도가 치고 태풍이 불고 해가 내리쬐면 인간은 어찌할 도리가 없이 무너져 내린다. 성공이라는 육지에 도달하고 싶어도 바람이 반대로 불어버리거나 태풍에 배가 가라앉으면 끝이라는 소리다. 내 생각엔 인간이 노력으로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은 고작해야 15%가 한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육지에 닿아서는 자신의 무용담을 펼치기 시작할 것이다. 자신이 파도의 흐름을 읽었다는 등, 별자리를 보며 날씨를 점쳤다는 등 이런 터무니없는 얘기들을 섞어가면서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으로 봤을 때 그들은 오만하다. 사람들을 계몽시키려기보단 자신의 무용담을 들으며 박수 쳐주는 그 사람들의 환호성을 들으려하는 것이다. 자신이 역사의 어떤 위인이 된듯한 그러한 착각 속에 자기만족을 찾으며 계몽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 그저 겸손한 척 자기 자랑을 내세워 그들의 우러름을 즐기려는 거다. 그래서 꼭 설파하고 다니는 사람이 계속 그러한 맛에 더욱 자주 그러한다. 그러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난 그들에게 마음을 어느 정도 비우라고 말고 싶다. 나조차도 그것이 잘 안 되기에 이건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앞으로 나아가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다. 절대적인 성공에 대한 기준은 그 사람을 지치게 하고 결국 망가뜨린다. 따지고 보면 인생은 버티기 아니던가. 따라서 혹시라도, 언젠가 만약, 내게 성공이라는 육지에 도달할 기회가 생겨난다면 난 솔직하게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그냥 운이 너무 좋았을 뿐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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