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무엇을...

by JbYun

기념일 따위를 챙겨본 적이 있던가. 지금껏 내 생일조차 제대로 챙긴 적이 없다. 아주 어렸을 때 뭣모르고 어머니께서 챙겨준 몇 날을 제외하곤 어느 정도 컸을 땐 없었던 거 같다. 그래도 딱히 억울하진 않았다. 어차피 그런 것들은 이미 의미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깐. 언제나 내 생활은 똑같이 고요하고 외로울 터이고 불안할 터였다. 내가 종교를 버리게 된 것도 생각해 보면 그러한 이유 같다. 대부분 희망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희망이란 것을 서른 개나 가졌다고 했을 때 이루어지는 건 하나정도다. 그것도 많은 축에 낀다. 결국은 대부분 절망으로 찾아올 테고 실망으로 뒤바뀔 것이다. 그에 대표적인 예가 종교 아니던가. TV에 나오는 화려한 광고마냥 삶을 아름답게 포장하지만 결국은 모두 허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2025년의 마지막도 의미 없긴 마찬가지다. 시작되는 2026년도 다를 것이 없다. 탁자 위에 놓인 조그마한 컵조차 스스로 옮기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듯 실질적으로 어떠한 상황이 바뀌지 않는 이상 날짜 따위는 전혀 의미가 없다. 고작 달력하나 새로 넘기는 것 역시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도 이제는 알고 있을 것이다. 서로 새해인사를 주고받고는 있지만 그것들은 결국 공허한 울림에 불과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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