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고 작업실로 향했다. 비가 오고 며칠 하늘이 맑더니 오늘은 구름이 드리웠다. 새벽하늘은 고요하고 쓸쓸하고 푸근하다. 어느 하늘 모퉁이에 아기별이 깜빡깜빡 잠들고 예쁜 아가들 새근새근 잠들어 있겠다. 우리 귀에 익숙한 이 동요는 박태현 작곡가가 숭실전문학교 졸업반 때 목일신 시인의 시를 읽고 작곡하였다 한다. 1936년에 발표한 노래가 지금까지 불리니 장수한 노래다. 우리말과 글은 금지되었던 시절이지만 동요 가창은 허용되어, 경성방송(1927년 개국 / 현 덕수초등학교) 라디오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미 노래로 만들어져 알려진 시를 다시 작곡하는 일은 별로 내키는 일은 아니다. 해본들 먼저 각인된 노래와 비교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조곤조곤한 가사가 마음에 들어 아이들에게 자장가처럼 불러 주려고 작곡했다. 언제 들어도 초저녁 달처럼 쓸쓸하다. 박연준, 장석주 시인의 에세이집 제목처럼 어쩌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눈빛을 주고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적막한 세상을 '너와 나' 서로 의지하며 애틋하게 건너고 있음을 잊지 않기 위하여.
*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난다, 2015
누가 누가 잠자나
/ 목일신
넓고 넓은 밤하늘에
누가 누가 잠자나
하늘나라 아기별이
깜빡깜빡 잠자지
깊고 깊은 숲속에선
누가 누가 잠자나
산새들새 모여앉아
꼬박꼬박 잠자지
포근 포근 엄마품엔
누가 누가 잠자나
우리아기 예쁜아기
새근새근 잠자지
목일신 / 시인, 아동문학가(1913-1986)
초등학생 때 동시 <산시내>를 신문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아버지의 지도 아래 소년 시절부터 동시와 동요를 많이 썼으며 30여 년 동안 400여 편의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누가 누가 잠자나 - 목일신 시, 신재창 곡 - 노래로 만나는 시 2집 '행복' / 시노래마을.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