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부야? 언제까지 공부하게? 시집은 안 가?
난데없이 필라테스는 왜?
필라테스 강사면 됐지, 왜 또 자격증을 따려고 해?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은 항상 나를 따라다닌다. 그때마다 나는 웃으며 말한다.
“몸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서. 퍼즐 같잖아.”
하지만 사실 이건 절반의 진실이다. 더 깊은 진짜 이유는 ‘내 수업을 받는 사람의 몸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서'라는 걱정 때문이랄까, '대충 하다가는 내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칠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 때문이랄까, 뭐 그렇다.
지금까지는 감각과 경험으로 수업을 해왔다. 운 좋게 타고난 감 덕분에 딱히 수업 중에 이렇다 할 사건사고도 없었다. 근육의 이름과 뼈의 구조를 몰라도 움직임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그게 어떤 구조를 지나고 어디에 부담을 주는지 모른 채로 움직임을 지도한다면—그건 ‘진짜 케어’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ACSM-PFT 자격증은 내게 그 구조를 보여주는 지도 같다. 물론 필라테스도 마찬가지(사실 잦은 부상 이력 때문에 '내가 살려고' 시작했던 것이 필라테스였지만 결국 '나를 돌보고, 주변을 돌볼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이러한 지식의 습득은 단지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누군가의 몸을 만지는 현장에서 ‘왜 그렇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나는 자주 “너는 너무 욕심이 많아”라는 말을 들었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나는 탭댄서이자, 영어 강사, CMA(LMA(라반움직임분석)이라는 분석 도구를 사용하는 동작관찰분석가)이자 탈춤·발레·힙합·스윙댄스를 거쳐 현재는 스윙 DJ로도 활동 중이다. 게다가 무용·동작치료와 드럼을 전공했고 지금은 필라테스 강사까지 하고 있다. 이쯤 되면 누가 봐도 ‘난리’다.
그 많은 연결 고리들이 분명히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 건 느껴지는데, 과연 그곳이 어디일까? 갖고 있는 것은 많은데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방황만 하기 일쑤였다. '공부 방황'이랄까?
그러다 필라테스 자격증 과정과 재활 세미나들을 통해 이 모든 것이 ‘재활’이라는 키워드로 거미줄처럼 엮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탭 수업에서의 무게중심 이동,
무용/동작치료 임상 현장에서의 난감함,
LMA 분석 중 느껴진 개인의 움직임 성향/텐션 등의 차이,
영어 수업 중 학생의 호흡을 유도하는 순간들까지
—그동안 내가 해왔던 모든 '방황' 안에서 생겨났던 수많은 물음표들이 ‘재활’이라는 이름 아래 서서히 느낌표로 바뀌고 있었다.
앞으로 이 시리즈는 내가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노트이자, 필라테스를 하며 몸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성장 기록이다.
언젠가 암 재활까지 도달할 그날,
이 노트가 나의 걸음걸음을 증명해 주길 바란다.
그래서 그 첫걸음은,
ACSM-P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