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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배 Sep 23. 2022

제8화. 퇴직 후 우울증에 조심하라

[연령불문 진로레시피]

"내일 모임에 나오시죠?"

"네, 내일 봐요"


A는 9개월 전에 퇴직했다. 마을 공동체 모임에 오랫만에 나타났다. 소주 한 두잔 오고가면서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퇴직 하고 힘든 시기를 보냈어. 우울증으로 정신과 진료도 받았어"

A의 말에 깜짝 놀랐다. 공무원 생활 30년 넘게 근무하고 정년퇴직해서 연금으로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A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9개월 만에 만나보니 살도 좀 빠진 것 같고 예전의 모습보다 달라지 느낌이다. 


출근해야할 시간에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것이 힘들었다고 한다. 오전 시간에 외출할 수가 없었다. 주변 사람들을 의식했다. "저 사람 뭔데 집에 있지?", "저 나이에 백수인가?" 라고 동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고 사람 만나는 것이 꺼려졌다. 사실 동네 사람들은 A를 신경쓰지 않았지만 본인 스스로 그런 강박관념에 살게 되더란다. 일단 외출을 안하다 보니 밥맛이 먼저 없어지고 낮에 할 것이 없다보니 낮잠을 즐기게 되다보니 밤에는 잠이 안와서 스트레스만 받게 되었다.


어느날...

퇴직 후 행복할 줄 알았는데 왜 이럴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술 문화에 빠져 즐겁게 지내던 시절이 그리워졌다가 사라지면서 술 맛도 느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루 종일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빠져 있는 A를 아내는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병원에 가보자고 울면서 말하는 것이었다.

A는 아내의 말을 듣기로 했다. 용기를 내어서 집 밖으로 나왔다. 정신과 병원에 들러서 우울증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술과 담배를 끊어야한다는 의사의 말에 술을 줄였고 담배는 도저히 줄일 수 없어서 눈치보면서 피고 있다고 하다.  모임에서도 술은 덜 마시는데 담배는 줄기차게 피고 있다.


"지금은 좀 어때요?"

"병원 치료 받으면서 좋아졌지"


9개월 만에 모임에 나온 것을 보니 이제는 퇴직 후 변화된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 A처럼 퇴직 후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는 현직일 때 준비를 해야 한다.


퇴직하기 전 갖춰야할 것이 있다.

퇴직 후에도 만날 수 있는 친구 3명 정도 확보할 것, 한 달에 두세번 참여할 수 있는 모임에 참여할 것, 배우고 싶었던 것 한 두가지 준비할 것...

퇴직 후에도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할 꺼리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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