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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배 Sep 05. 2020

백독백습

세종은 어려서부터 어떤 책이든 밤을 새워가며 읽었는데, 한 번 읽고 쓸 때마다 ‘바를 정(正)’을 표시해 가며, 백 번을 읽고 백 번을 썼다고 한다. 그 결과 태종이 시험 삼아 묻는 것에 대해 항상 능숙하게 답변함으로써 태종을 더욱 놀라게 했다. 책을 좋아했던 세종은 반복해서 책을 읽음으로써 다양한 지식을 자기의 피가 되고 살이 되게 했다.



미적분학을 발견한 라이프니츠는 독학으로 혼자 공부하여 다방면에 놀라운 지식을 쌓게 되는데, 그 비결은 반복 독서에 있다고 한다. 각 분야 대표적인 책을 선택해서 반복해서 읽어내려갔다. “나는 구멍이 뚫릴 정도로 열심히 꿰뚫어 보았습니다. 잘 이해되지 않는 대목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이것저것 골라 읽으며, 전혀 뜻을 알 수 없는 곳은 뛰어넘고 읽었습니다. 몇 번이고 이런 읽기를 계속해서 결국 책 전체를 읽어내고, 얼마 동안의 시간이 지난 다음, 같은 작업을 되풀이해 가면, 전보다 훨씬 이해가 잘 되는 것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독서법은 철학, 수학, 물리학, 언어학, 역사, 법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기게 된다.



세종대왕과 라이프니츠의 공통점은 반복적으로 책을 읽고 책 내용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성적을 향상하기 위해 반복적인 복습이 중요하듯, 책 속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읽어내려는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예전에는 한 번 읽은 책은 다시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었다. 한 번만 읽고 끝내다 보니 책의 내용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의 독서 방법을 바꾸면서 이해하는 내용이 많아지고 실생활에 적용이 가능하게 됐다.



오래 기억하고 실천하는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번 읽어줘야 한다. 인간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다. 읽고 또다시 반복적으로 읽어야만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리고 뇌에 새로운 신경회로가 만들어진다. 한 번 읽고 서가에 보관해두는 방식으로는 뇌의 새로운 개념의 신경회로를 만들 수 없다.



기억에는 반복적인 학습이 중요하다. 성적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배운 것을 24시간 전에 복습하고, 일주일 후에 또 복습하고, 한 달 후에 복습하고, 시험 보기 전에 복습하라고 한다. 즉 4회 반복 복습을 해야 단기 기억장치에 있던 공부한 내용이 장기기억장치로 보내어져서 책을 덮고 난 후에도 기억에 남아 시험을 잘 볼 수 있게 된다. 독서도 이와 똑같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여러 분야의 책을 빠르게 읽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권, 한 권을 읽더라도 자신의 피와 살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백독백습은 하지 못하더라도 4회 정도 반복 독서를 하고 필사를 해야 한다.



세종대왕과 라이프니츠처럼 반복적인 독서 습관을 갖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하루 24시간 중에 30여 분 독서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자신의 뇌에 책을 읽고 저장할 수 있는 신경회로를 만들 수 있도록 4회 반복 독서를 시작해 보자. 음식을 골고루 잘 씹어 먹어야 영양분 흡수가 빠르듯 독서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다 보면 비판적인 분석력도 향상되고 어려운 책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책을 읽기 좋은 9월이다. 선선한 바람이 책을 읽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 무더웠고 장마가 길었던 여름은 지나고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자신의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독서를 하자. 우리 몸에 피와 살이 되는 독서 하기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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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독서교육신문(http://www.readingnews.kr)


http://www.reading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0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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