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원종 Dec 01. 2019

알아도 모르는 인테리어

요즘 세상 인테리어

시작하는 글


요즘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전달되고 있는 인테리어 관련 이미지를 보면 전에 볼 수 없었던 미래지향적이고 세련되며 모던하고 심플하고 깔끔한 아무튼 나도 한번 꼭 살아보고 싶은 디자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인테리어 회사들의 요즘 마케팅을 보더라도 전문 분야가 아닌 삶의 일부로 표현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그런 느낌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인테리어를 한다고 상상해 봤을 때 어떤 생각부터 드시나요? 그리고 무엇을 제일 먼저 하게 될까요?




아마도 제일 먼저 인터넷의 각종 커뮤니티, 블로그, 카페 등을 오가며 자료를 검색하고 이미지를 모으고 견적금액을 찾아보는 것을 집중적으로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어느 정도 인테리어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시점이 오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 단계로 내가 원하고 꿈꾸던 디자인을 선별하게 되고 주변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열심히 공부한 후 결국 제일 싼 곳을 알아봅니다. 열심히 알아보고 공부한 것들을 예산과 실제 공간에 맞춰가며 그토록 원하고 꿈꾸던 디자인과 제품들을 하나하나 삭제해 나가는 일을 하게 되고 꿈이었던 인테리어가 스트레스로 변하게 됩니다. 이러한 일들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해갈수록 현실보다는 이상이 먼저 높아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거기에 변하지 않는 인테리어 시장의 관행들과 존재하지 않는 인테리어 관련 법규 등이 이런 현상에 한몫하고 있습니다.






믿음



인테리어를 시작하면서 업체 대표와 소비자 간 대화에서 '믿음'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됩니다.

"저희만 '믿고' 맡겨주세요"
"사장님 너무 친절하셔서 '믿고' 진행하겠습니다"


믿는다는 이 말은 시작할 때뿐만 아니라 분쟁이 생겼을 때도 많이 등장합니다.
"사장님만 '믿고' 진행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처음에 사모님이 하신 말만 '믿고' 먼저 공사했는데 지금 와서 이러시면…"
"이런 일 생길까 봐 여기만 '믿고'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결국 믿음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서로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인테리어 진행과정을 보면 생각한 것보다 많은 분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업체라고 소문이 났어도 일관된 결과를 기대하는 게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인테리어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되었던지 결국 '돈'이 문제이고 '돈'이 답입니다. 싸고 좋은 인테리어를 하고 싶은 고객과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한 업체의 눈치게임이 인테리어 속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글을 시작하고 계속 부정적인 면만 강조했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그럼 인테리어를 하지 말라는 건가?'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테리어는 상황에 따라 우리 삶에 필수요소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살면서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잘 피해 가는 방법', '싸고 좋은 인테리어 하는 법'이 아니라 현명하고 합리적인 인테리어 환경이 되기를 바라며 제가 알고 있는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요즘 인테리어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요즘 인테리어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합니다. 인테리어 시장의 동향을 알아보는 가장 흔한 방식은 최근 인테리어를 경험한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가까운 인테리어 가게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는 것이 예전부터 해오던 방식입니다. 또 다른 방식은 인터넷을 검색하여 마음에 드는 업체의 시공사례들과 공사금액 등을 비교하고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방문하여  연락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식은 몇 년 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여러기지 방법 중 어떤 것이 더 좋은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인테리어 시장은 통계나 평균 수치들이 잘 통하지 않는 곳입니다. 동일한 업체가 공사를 하더라도 각각 다른 소비자 성향, 선택되는 디자인들, 현장의 조건 등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수많은 경우의 수가 만들어지고 각각의 다른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인테리어에서 '보통은'이라는 말을 과감히 버리자!


그럼 가장 최근에 생긴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배달의 민족', 부동산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다방'등과 비숫한 구조로 인테리어 업체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예전부터 요즘과는 다른 형태의 플랫폼이 운영되고 있었지만 요즘의 중개 플랫폼과는 다른 면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인터넷의 홈페이지, 카페 등과 같은 웹을 기반으로 이용했지만 요즘은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운영하여 소비자들이 예전보다는 조금 더 가볍고 쉽게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소비자와 업체가 연결되는 방식이나 서비스는 빠르게 발전하고 예전보다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계약이 성사되고 공사가 시작되면 현장은 10년 전과 달라진 것 없이 진행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의 장점은 발품을 팔지 않고 업체를 여러 군데 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 문제 발생 시 제삼자가 있다는 안도감 그리고 업체마다 제시하는 서비스 옵션일 것입니다. 예전에는 불신이 많았던 계약 및 서비스 부분이 소비자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실제 이루어지는 시공의 경우 기준 없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 시공 부분에 대한 개선은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테리어 시장의 변화를 인테리어 관련 경력자들이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비전문가들이 주도하려 하고 정작 전문가들은 변화를 이용만 하는 것 같아 다른 방법이 절실해 보입니다.


중개업체에서 선정한 인테리어 업체들, 본인이 직접 열심히 알아본 업체들, 지인에게 잘한다고 소개받은 업체들까지 전부 믿을 만 한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인테리어 업체의 경력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럼 이것도 저것도 100%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테리어를 시작할 때는 최대한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인테리어에는 두 가지 뜻이 숨어있습니다. 어떤 공간이 낡아 '수리를 하는 것'과 시각적으로 예쁘게 '꾸미는 것' 두 가지입니다. 인테리어 시장에 대해 잘 모를 경우 꾸미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위험한 상황은 당연히 꾸미는 것 속에 수리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어 다 알아서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단편적인 예를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작은방 문짝이 낡아 교체를 해야 한다고 했을 때 인테리어 업체에 의뢰를 하고 견적서를 받습니다.

 


방문이 교체 시공이 완료되어 확인해보니 이전에 설치되어 있던 낡은 경첩과 손잡이가 그대로 설치되어 있고 방 문짝만 교체되었습니다. 이럴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소비자 : "사장님 왜 경첩이랑 손잡이는 교체 안 하시나요?"

-업체    : "견적서 한번 보시면 시공내역에 경첩과 손잡이 교체는 없지 않습니까"

-소비자 : "당연히 문 교체하면 다 포함이라고 생각하지 누가 경첩이랑 손잡이를 그냥 쓴다고 생각하겠어요!"

-업체    : "그럼 지금이라도 추가금액 주시면 시공해드리겠습니다"

-소비자 : "그럼 애초에 설명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내가 전문가도 아닌데"


어떠신가요? 이런 상황. 혹시 비슷한 상상을 하셨나요?

조금 극단적으로 표현했지만 인테리어 도중 많이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잘못한 걸까요? 이 상황을 법으로 해결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쉽게도 현실은 소비자가 분리한 상황입니다. 견적 내용을 꼼꼼히 살피지 않은 소비자의 실수가 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는 모든 것을 알아서 시공해줘야 하는 의무는 없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냥 믿고 맡기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가 의뢰한 공사인만큼 관심을 갖고 무엇이 어떻게 시공되는지 정확하게 협의하고 근거를 남기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어떻게 일일이 다 따져가면서 진행해요! 업체 사장님 기분 상할 것 같아 견적서 주는 대로 받았어요" 문제가 발생한 후에는 이런 말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바쁘다', '잘 모른다'라는 말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핑계일 뿐 입 닌다.

인테리어에서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인테리어가 진행되며 발생되는 수많은 일들 중 극히 일부입니다.

앞으로 인터넷에 잘 공개되지 않는 인테리어 이야기를 꺼내볼 예정입니다.

어느 한쪽을 비방하거나 문제 삼으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모두 행복한 인테리어 환경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니 오해하지 말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