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침묵의 힘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란 과연 어떤 힘일까? 그런 강력한 힘이란, 힘을 사용하지 않고도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원천적인 힘의 차이를 느끼게 하며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 힘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 그러한 힘이 존재한다. 바로 침묵이란 힘이다. 침묵을 적재적소에 제대로 사용할 줄 안다면 이러한 힘을 얻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결코 잘나고 유능하며 강한 것이 아니다. 되려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약한 사람이 청중들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과시성 짙은 많은 말을 과하게 할 수 있다. 말이란 많은 것보다 적은 것이 좋고, 너무 적은 말보다는 올바른 말을 하는 편이 낫다. 적당한 침묵을 적재적소에 지키며 올바른 말을 하는 것이 진정 침묵의 힘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갑작스런 침묵은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한다. 갑작스런 침묵에 상대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갑자기 왜 말수가 적어진 거지? 왜 말을 하지 않는 걸까? 내가 무얼 잘못했나?' 하는 등의 상대방의 눈치를 살피게 되며 하는 고민이다. 상대방이 자신의 눈치를 살피게 하는 것만으로 이미 주도권 싸움에서 이긴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이는 상대방으로부터 내게로 주도권을 가져온 것이다. 또한 침묵으로 하여금 이야기의 주도권을 지니게 되었다면 상대로 하여금 더 많은 말을 하게끔 유도할 수 있다. 상대는 침묵을 깨기 위한 노력으로 계속해서 이야기를 해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침묵을 사용하는 때는 중요하게 협상하는 자리나 원만한 화해가 필요한 자리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야기의 주도권을 잃고 그에 따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대방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자신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스스로 약점을 노출할 확률이 더욱 높다. 침묵으로 상대의 말을 유도하고, 말을 유도함으로 실수를 유발시키는 것이다. 이는 상대로 하여금 스스로 구렁에 빠지게 하는 경우와 같다. 전혀 힘을 들이지 않고 상대방을 스스로 곤경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힘을 들이지 않고 침묵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방법이며, 수 싸움에 밀려서 곤경에 빠진 상대가 힘의 차이를 깨닫고 스스로 물러나게 하는 침묵의 힘이다.
또한 침묵의 힘 중에는 침묵을 지키는 사람을 신비롭고 궁금하게 만드는 효과도 포함된다. 상대로 하여금 '저 사람은 왜 말이 없지? 왜 과묵할까? 어떤 사람인지 궁금한 걸?' 하고 의문을 들게 하면서 불러오는 긍정적 효과의 힘이다. 한때 신비주의라 일컬어지며, 90년대에 활동하던 연예계의 많은 연예인들이 이 침묵의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방송에서 의도적으로 말을 최대한 아끼기도 하였다.
침묵은 그 자체로 소리 없는 비언어적 표현의 일부이며,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한다. 따라서, 적재적소에 침묵을 잘 활용한다면, 이는 열 마디 혹은 백 마디의 말보다도 훨씬 더 효과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다. 또한 인간이 두개의 귀와 하나의 입을 가진 사실로 미루어 볼때, 소리내어 말하는 것보다 침묵을 지키며 듣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강력한 힘을 지닌 침묵의 힘을 현명하게 잘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
The man of petty ambition if invited to dinner will be eager to be set next his host.
작은 야망을 가진 사람이 저녁 식사에 초대되면 다음 주인공이 되기를 열망할 것이다. -Theophrastus
발언을 독차지함으로써 어리석은 주인공이 되려하기 보다
침묵을 지키고 경청을 독차지함으로,
자리에 있는 모든 이의 지혜를 흡수하는 현명한 자가 되어라.
Thank you for all dear future rea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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