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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가다가 넘어졌다, 그리고 길을 다시 찾았다

성공을 서두르던 나에게, 실패가 알려준 진실

by 기록습관쟁이


"이렇게 하면 빠르게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학 책이나 강연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누구나 시행착오 없이 성공하고 싶어 한다. 실패를 줄이고, 최단 거리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 역시 그런 말에 솔깃했던 적이 있다. 열심히 남들이 제시한 '성공 공식'을 따라가 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깨달았다. 성공은 지름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한때 나는 업무 능력을 빠르게 향상시키기 위해 자기 계발서를 닥치는 대로 읽었다. "이 방법을 따르면 1년 만에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같은 문구를 보면 흥분됐다. '나도 이 공식대로만 하면 되겠지.' 그렇게 효율적인 업무법,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킬,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들을 배웠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책에서 배운 공식들이 예상처럼 작동하지 않는 순간들이 찾아왔다. 문제 해결에는 공식보다 경험이 중요했고, 성공을 위한 '지름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시행착오를 통해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운 것들이 훨씬 오래 남았다. 그때 깨달았다. 진정한 성공은 남이 제시한 길이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걸을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는 것을.


성공학자들은 '지름길'을 제시하지만, 실제로 성공한 사람들의 길은 대부분 예상보다 길고 복잡했다. 일론 머스크를 보자. 사람들을 그를 "천재 사업가"라고 하지만, 그의 성공 뒤에는 수많은 실패가 있었다. 그는 페이팔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후 스페이스X를 창업했지만, 로켓 발사는 연속해서 실패했다. 3번의 폭발 이후, 네 번째 발사가 성공하지 않았다면 회사는 파산할 상황이었다. 만약 머스크가 "실패 없는 지름길"을 찾았다면, 지금의 스페이스X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떠올려보자. 그는 이공계 출신이었지만, 직장 생활을 하며 밤마다 글을 썼다. 한두 작품으로 바로 성공한 것이 아니다. 등단 이후에도 오랫동안 주목받지 못했고, 10년 넘게 꾸준히 글을 써오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정립했다. 만약 그가 '소설가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같은 성공 공식만 좇았다면,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스포츠계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류현진은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선수였지만, 부상과 슬럼프를 겪으며 긴 재활 기간을 보냈다. 그는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투구 폼을 바꾸고, 컨트롤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었다. 만약 '빠른 성공'만을 원했다면,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돌아가는 길을 택했고, 결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성공학을 좇다가 실패한 사람들

반면, 성공학의 단기적인 성공 공식만 믿고 무너진 사람들도 있다. 1990년대 후반, 미국의 한 벤처기업 CEO였던 엘리자베스 홈즈는 '여성 스티브 잡스'라는 별명을 들으며 빠른 성공을 꿈꿨다. 그녀는 단기간에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기술의 기초 없이 '빠른 성공'만을 좇다 보니, 결국 거짓이 밝혀졌고, 그녀의 회사 테라노스는 역사상 최악의 사기 기업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다. 2010년대 초반, 실리콘밸리에서는 "빠르게 성장하고, 빠르게 상장하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많은 창업가들이 장기적인 비전보다 단기적인 수익과 화려한 포장을 우선시했다. 하지만 그중 상당수는 내실이 부족했고, 결국 몇 년도 버티지 못한 채 사라졌다. 결국,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지름길'이 실제로는 실패로 가는 길이었던 셈이다.


결국, 자기 길은 만들어가는 것이다

성공은 지름길이 아니라,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성공학이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오히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만의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성공은 남의 지름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자기 경험으로 다져진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빠르게 도착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결국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과 끈기를 기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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