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김, 건어물, 강냉이.
발 디딜 틈 없이 올라타 지하철 한켠 자리를 차지한다.
어느 시골 항구쯤에서 진동하는 향내가 지하철 공간을 뒤덮는다.
한때는 꿈 많던 소녀였을까.
어느새 굽어진 허리를 움켜 잡은 할머니는 카트 자리를 찾아주곤 이내 당신이 앉을자리를 찾는다.
하얗게 올라온 머리카락 뿌리,
힘겹게 지탱하는 머리끈, 떼 묻은 신발.
한 곳을 멍하니 응시하다 곧 잠이 든다.
피곤한 육체는 사유와 명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번 역은 OOO역입니다.”
깨운 듯 눈이 떠진다.
삶이 사람을 끌고 가는 건지,
사람이 삶을 끌고 가는 건지.
굽어진 허리와 닳아버린 바퀴는
지하철 문틈 사이로 흔들리며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