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깨달음을 준 너의 놀이 방법

그로미미도 블럭이 될 수 있구나

by 마주침

아이에게 가장 좋은 걸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대부분의 엄마들이 가진 마음일 거다. 나는 예전에 유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창의 미술학원 본점에서 교안을 만들고, 수업을 했던 경험이 짧게나마 있었기에 이건 내가 해줄 수 있는 분야라 생각해서 열심히 놀아주려고 하고 있다. 이 놀이들을 따로 시간을 내서 정리하며 올리는 이유는, 나 또한 아이가 해나갔던 놀이들을 보면서 어떤 게 우리 아이에게 잘 맞는 놀이인지 스스로도 알아가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아이에게 맞는 놀이를 해준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월령별로 맞는 놀이도 다르고, 그 안에서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도 다르기 때문에 예상과 다를 때가 많았다. 초반에 열심히 완성도를 높여서 만들어 줄 때는, 아이가 그 놀이를 거부할 때 오는 허탈감이 컸다. 그런 게 반복되면 아이와 놀이하는 것 자체가 나에게 숙제가 될 것 같아서, 최대한 무게를 덜고 싶었다. 그래서 결정한 게 몬테소리 베이비와 같이 이미 만들어진 교구를 활용하여 놀이를 해주는 것이었다. 몬테소리 자체가 이미 교육적으로 입증된 제품이고, 교구에 활용하는 제품 몇 개를 추가하는 건 놀이를 해주는 데도 크게 품이 들지 않기 때문에 용이해 보였다.


이런저런 놀이를 아이와 함께 해주면서 가장 고민이 됐던 것은 “내가 원해서 해주는 건 아닐까?”였다. 내가 열심히 준비한 이 놀이를 과연 이 아이가 좋아할까? 혹시나 내 열심에 가려 아이가 하고 싶은 것보다 이게 우선이 되게 만들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내 생각을 최대한 빼고,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펼쳐 볼 수 있게 해 주려 마음을 먹지만, 금방 또 아이표 놀이 보다 엄마표 놀이가 되는 것 같아서 균형을 맞추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원하는 것으로 아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놀이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오늘은 아이가 설거지 통에 담겨있는 그로미미 젖병에 관심을 가졌다. 가져가지 못하게 하면 울 것 같아서 젖병을 가지고 아이가 좋아하는 의자에 앉게 해 줬다. 아이는 의자에 앉아서 분리된 젖병을 갖고 놀았는데, 하나씩 만져보더니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쌓기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안 쌓아지면 다시 쌓아보기도 하고, 금방 넘어지고 마는데도 또다시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균형을 잡으니 박수를 치고, 뿌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그래, 내가 평소 바라던 것도 아이 스스로 이루고 자신의 성취에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20211203_115541_3.png
20211203_115541_2.png
20211203_115541_1.png

오늘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놀았던 아이를 보면서 깨달음을 얻는다. 내 주체가 되기보다는 아이의 창의성과 가능성들이 차단되지 않는 아이 주체의 놀이를 해주기 위한 고민들을 더 많이 하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베이비 몬테소리 - 기억 놀이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