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거짓말이 사람과 매장에 미치는 영향

어느 매장이 알려준 반면교사

by 글터지기

대리점 배송을 처음 시작하던 시절,

잘 나가던 매장이 있습니다.


중소도시인 걸 감안하더라도

대형 마트를 제외하고 매출이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이었지요.


점장은 첫인상이 호탕하고 추진력이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지요.

배송 노동자에게 반말은 기본이고 때로는

인격을 깎아내리는 언동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당시엔 '매출이 인격'이라는 말을 듣던 시기니까

그 점장의 말은 그 매장에서 법처럼 통했습니다.


사장은 매장을 전적으로 점장에게 맡기고

골프 여행 등 밖으로 즐기며 다녔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점장은 돌연 사직하고

농수산물 납품업자로 변신했습니다.

그가 매장을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뒷거래 경험을 활용해서

돈을 벌고 싶어 했던 모양입니다.


그 행적에서 밝혀진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마늘 100만 원어치 주문을 하면,

영수증만 100만 원으로 작성하고,

실제 물건은 90만 원어치가 납품되는 식이지요.


그럼 그걸 사장이나 관리자가 왜 몰랐느냐?

배송 오면 검수하는 사람도 그였고,

검수를 마치면 바로 박스를 풀고 소분해서

판매를 해 버리면 어느 누구도 알 수가 없는 겁니다.


납품업자와 짬짜미가 된 점장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주문하기도 하고,

정상가보다 비싼 가격으로 매입하고

뒷돈을 받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결국 그간 부당 이득을 본 걸 모두 토해냈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각 매장에서는 '명절 세일'을 내겁니다.


하지만 현장을 돌다 보면

믿을 만한 세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명절 행사는 대리점과 매장이 조금씩 양보해서

'많이 팔아보자'는 취지입니다. 대목이니까요.


하지만 가격표만 교묘히 바꿔서

단순히 '행사 흉내'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대리점에서 1000원에 납품하고

1300원에 판매하는 상품이라면,

900원에 납품하고 1100원에 판매하는 식이지요.

서로 100원씩을 양보해서 많이 팔자는 겁니다.


하지만 어떤 매장은 1200원에 팔면서도

POP(Point of Purchase, 광고 홍보물)에는

'정상가 1500 → 행사 1,200원"이라고 표기하죠.


이런 매장에 납품을 가면 한숨이 나옵니다.

관리자에게 수차례 이야기해도

'적정 마진'을 고집하는 매장에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메아리가 됩니다.


제가 굳이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거짓말'이 사람과 매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이런 매장은 지금 어찌 되었냐고요?

손님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근무하던 직원들은 1/3이 줄었습니다.

매출은 거의 1/5까지 떨어졌습니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관리자들은 한숨을 내쉬며 말합니다.


"왜 손님이 안 오는지 모르겠다"


그럼 저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소비자도 알고 우리도 아는데 그걸 모르세요?"


관리자들이 모르는 게 있습니다.

아니, 그들만 모르는 겁니다.


사소하고 작은 거짓말이

매장을 어떻게 좀먹어 가는지를요.


더 신기한 건 따로 있습니다.

겉보기엔 무심하게 들르는 듯한 소비자들이

어떻게 이런 매장을 족집게처럼 알아채는 걸까요?


사람도, 매장도, 인생도 정직해야 합니다.

단기간 매출이나 성과에 현혹되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만 그걸 실천하는 사람과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제가 이런 매장에 감사해하는 게 있습니다.

'나부터 정직하게 일하며 살아가야겠다'

스스로 다짐하게 만드는

반면교사를 주기 때문입니다.


*에필로그

아주 일부 매장이 이렇다는 겁니다.

정직하게 장사하시는 모든 사장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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