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의 승리를 느껴 보고 싶었지만

결국 '욕심의 패배'

by 글터지기

지난 일주일은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캐나다에서 조카가 와서 함께 지냈고,

치아 통증으로 치과를 다니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마음을 나눈 친구'가 집에 와서

밤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모처럼 술 한잔하고 잠이 들었지요.


종이책 퇴고도 해야 하고,

두 번째 전자책 『아주 사적인 글터 2』를 종합하고,

그동안 이어오던

『토지』와 『총 균 쇠』도 읽어야 했습니다.


마음은 점점 급해지는 데

시간은 늘 부족한 날들이었습니다.


잠을 줄이는 것이 답일까 싶어

며칠 밤늦은 시간까지 글을 쓰고,

전자책을 편집하며 지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마음에 들었을 리 없습니다.


며칠 전, 거울 속에서 제가

짜증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꼭 해야 성공한다는 기한도 없었습니다.


그저 스스로 만든 덫에 빠져

스스로를 몰아붙인 결과인데

남는 것이 '짜증 섞인 얼굴'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만 못한 일이었습니다.


마침 어제 친구도 오래간만에 만나는 날이고,

오늘은 오랫동안 인사드리지 못한 선배님의

자녀 결혼식이 있어 먼 길을 다녀와야 합니다.


그렇다면 주말은 쉬자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습관처럼 또 서재에 앉았습니다.


결국 '지가 하고 싶은걸' 하는 겁니다.

그래도 조금은 여유 있게 시작해 봅니다.


잠을 줄이면 시간이 생길 줄 알았는데

줄어든 건 시간이 아니라

'여유와 표정'이었습니다.


누가 재촉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만든 일정표가 어느새 채찍이 되었고,

그 끝에 얻은 '짜증 나는 얼굴'은

성실의 승리가 아니라, '욕심의 패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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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주니 단톡방에서

제가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은 '비우라'입니다.

그저 웃고 지나친 조언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의 글에서는 다른 마음입니다.


비우라는 말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으라는 의미.


그러니 지금의 글쓰기는

성과를 위한 노동이 아니라

마음을 잠시 쉬어가는 산책 정도면 충분합니다.


오늘 해야 할 목록은

잠시 서랍에 넣어두겠습니다.


어쩌면 삶도

비워야 다시 채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고, 퇴고하는 마음도

잠시 비워내고 여백을 남기는 날,

그 여백이 내일과 다음 주를 살게 할

넉넉한 여유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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