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기다려!!!

꿈을 이루어줄게

by 글터지기

지난 일요일, 습관처럼 이른 새벽에 눈을 떴습니다. 책을 펼치고 글을 쓰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종이책 퇴고와 전자책 편집까지, 온전히 글에 몰입해 보겠다고 마음먹은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몸이 생각보다 무거웠습니다. 잠깐만 쉬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고, 딱 한 시간만 자자며 침대에 누웠습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아침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일요일에 그렇게 오래 잠든 건 거의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더 우스운 건, 자는 내내 '돈가스를 먹는 꿈'에 시달렸다는 사실입니다. 아마 배가 고팠던 모양입니다.

그런 모습을 처음 본 마음지기는 적잖이 놀란 눈치였습니다. 저는 그저 웃으며 꿈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아마 배가 고파서 그랬나 봐.” 그렇게 가볍게 넘겼습니다.


배송 일을 하다 보면 매장마다 납품 주기가 다릅니다. 규모가 있는 매장은 매일 들르고, 작은 매장은 이틀에 한 번씩 찾게 됩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월수금과 화목토로 나뉘어 움직입니다. 그런데 매장 상황에 따라 하루씩 건너뛰는 날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느 날은 유난히 바쁘고, 또 어느 날은 예상보다 일찍 일이 끝나기도 합니다.


어제가 그런 일찍 마치는 날이었습니다. 마침 마음지기도 휴무일이어서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저를 이끈 곳은 돈가스 집이었습니다. 밥은 자기가 사겠다며, 조금은 단호한 표정이었지요.


"예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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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유명한 곳이었는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웨이팅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려 먹은 돈가스는 괜히 더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는 관아골 거리를 함께 걸었습니다. 서울 인사동을 닮은 골목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별다른 이야기가 없어도 충분히 좋았습니다. '서울친구'가 보내준 커피 쿠폰으로 커피 한 잔을 나눠 마시며,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책을 펼쳐 드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돌아보면 특별할 것 없는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도 마음은 편안했습니다. 마치 특별한 날인 것처럼.


어쩌면, 말 그대로 꿈을 이룬다는 건 거창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고,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공간에서 조용히 시간을 나누는 일.

어쩌면 그것이 이미 이루어진 꿈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한다는 건 서로의 꿈을 대신 이루어 주는 일이 아니라, 그 꿈이 이루어지는 시간을 함께 견디고, 함께 누리는 일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꿈을 이뤄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그녀의 꿈을 이뤄 줄 차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복권 한 장'을 샀습니다. 하하하

"딱,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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