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
블로그에도 제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브런치에 연재 글을 쓰면서,
예전에 알지 못했던 '나'를 보게 됩니다.
내가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이런 생각을 주로 하는 것 같습니다.
배송 일을 하면서도, 오디오북을 들으면서도,
흰머리 소년과 식사를 하면서도
'이런 걸 글로 쓰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처음 이런 생각을 할 때에는
'오오~, 참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그럼, 그 생각에 맞춰서 글을 쓰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즐기게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주변의 여건과 상황, 제 마음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동영상 강의도 찾아서 듣고,
'미야의 글빵 연구소'의 미야 님께 작문 강의도 듣고,
배운 대로 글을 써보기도 하면서 좌충우돌하고 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글이 잘 안 써집니다.
예전에는 글을 마음 가는 대로 써서인지
어렵다거나 두렵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왠지 힘이 자꾸 들어가는 것 같고
자기 검열이 심해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고민의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지금 듣고 있는 오디오북,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에서
'길을 잃고 나서야,
다시 말하면 세상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하며,
우리의 위치와 우리의 관계의 무한한 범위를
깨닫기 시작한다.'는 글을 들었습니다.
제가 멋대로 해석해서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길을 잃고 나서야 나와 세상이
넓게 보이기 시작한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 나의 방황은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길을 잠시 잃은 것뿐이야,
지금의 경험이 지극히 평범하고
아주 단순하면서, 명료한 선택의 순간일 수 있겠구나.
어제저녁 '사랑주니'님께서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어요.
그게 욕심이 되고, 쉽게 지칠 수 있어요.
당신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길에
집중하는 길을 찾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주셨습니다.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사랑주니님의 조언을 들으면서
마음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이런 다짐으로 시작해 봅니다.
지금 나의 방황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몸부림이자 성장이라는 것을.
매일, 나의 길을 찾기 위한,
즐거운 방황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금요일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