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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X. AI시대, 행동보안 위험과 기회

인간을 위한 양날의 검 사용법

by 김정덕

인공지능(AI)은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그 속도는 가히 폭발적입니다. 이러한 AI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기존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위협과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AI는 공격과 방어 모두에 활용될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전통적인 보안 접근 방식이 주로 기술적 취약점이나 시스템 오류에 집중했다면, AI 시대의 보안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이라는 복잡한 영역으로 그 시야를 확장해야만 합니다.


이 장에서는. 단순히 기술적인 AI 보안 위험을 넘어, AI가 인간의 인지 편향, 사회 공학적 공격, 심지어 감정까지 조작하여 보안을 위협하는 방식과, 반대로 AI를 활용하여 인간의 행동을 분석하고 예측하여 보안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장에서는 AI 시대에 인간 중심의 보안 전략을 구축하고,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것입니다.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AI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AI 시대를 안전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1. AI가 불러온 행동보안의 위험


AI 기술의 발전은 사이버 공격의 양상과 복잡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겨냥하는 ‘행동보안’ 측면에서 AI는 전례 없는 수준의 정교한 위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과거의 사회 공학적 공격이 주로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정보에 의존했다면, AI는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인의 특성을 파악하여 맞춤형 공격을 수행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1.1. AI 기반의 정교한 사회 공학적 공격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하여 개인의 언어 습관, 관심사, 심리적 취약점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공격자는 특정 개인이나 조직을 대상으로 ‘매우 정교하고 설득력 있는’ 사회 공학적 공격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AI 기반 사회 공학적 공격은 기존의 인간의 취약점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공략합니다 [1].


(1) 딥페이크(Deepfake)를 이용한 신뢰 조작: AI 기반의 딥페이크 기술은 실제 인물의 얼굴과 목소리를 합성하여 가짜 영상이나 음성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피싱(Phishing)이나 스피어 피싱(Spear Phishing) 공격의 수준을 한 차원 높입니다. 예를 들어, CEO의 목소리나 영상이 조작되어 긴급한 자금 이체를 지시하거나, 주요 인사의 영상이 조작되어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등의 방식으로 조직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보 탈취를 넘어, 기업의 평판과 신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2].


(2) 개인 맞춤형 피싱 및 스미싱: AI는 공개된 소셜 미디어 정보나 다크 웹에서 수집된 개인 데이터를 분석하여,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피싱 메시지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당첨되었습니다"와 같은 일반적인 문구를 넘어, 개인의 관심사, 최근 활동, 심지어 직장 내 역할까지 반영하여 매우 설득력 있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논문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며 악성 링크를 유도하거나, 특정 부서 직원의 업무 내용과 관련된 긴급 메일을 가장하여 정보를 탈취하려는 시도 등이 가능해집니다[3].


[그림 1] AI 기반 사회 공학적 공격 흐름

9_사회공학공격 완성.jpg

(3) 감성 조작을 통한 인지 해킹: AI는 텍스트, 음성, 표정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인간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역으로 이용하여 특정 감정을 유발하는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공포, 불안, 호기심, 동정심 등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을 자극하여 비이성적인 판단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보안 정책을 우회하거나 악성 행위를 유발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 기반의 챗봇이 특정 사용자의 심리적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대화를 유도하고, 민감한 정보를 유출하도록 유인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합니다[4].


1.2. AI의 편향성 악용과 의사결정 왜곡


AI 모델은 학습 데이터에 내재된 편향성을 그대로 학습하거나, 심지어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AI의 편향성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보안 취약점을 야기할 수 있으며, 특히 인간의 판단을 보조하거나 대체하는 시스템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1) 알고리즘 편향에 의한 오탐/미탐: AI 기반의 침입 탐지 시스템이 특정 사용자 그룹이나 행위에 대해 편향된 학습을 했을 경우, 정당한 사용자의 행동을 악의적인 것으로 오탐하거나, 반대로 실제 위협을 미탐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부서의 업무 패턴이 학습 데이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해당 부서 직원의 정상적인 업무 활동을 비정상적인 것으로 분류하여 불필요한 보안 경보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보안 피로도를 높이고, 실제 위협에 대한 대응을 늦추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2) 심리적 편향 증폭: 인간은 확증 편향(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경향)이나 군중 심리 등 다양한 심리적 편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AI는 이러한 인간의 편향을 분석하고, 특정 정보를 선택적으로 노출하거나 조작된 여론을 형성하여 이러한 편향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정치적 또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여론을 AI가 조작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거나,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하여 특정 방향으로 여론을 유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이는 조직의 보안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정성에도 위협이 됩니다.


(3) 자율 AI 시스템의 행동 통제 우회: 미래에는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물리적 시스템을 제어하는 상황이 더욱 빈번해질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자율 AI 시스템이 악의적인 목적을 가진 해커에 의해 조작되거나, 의도치 않은 편향성을 학습하여 오작동할 경우, 이는 직접적인 물리적 피해나 시스템 전체의 마비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5].


2. AI를 활용한 행동보안의 진화


AI가 새로운 위협을 제시하는 동시에, 우리는 AI를 활용하여 기존의 행동보안을 한 단계 진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얻게 되었습니다. AI는 인간의 복잡한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하며, 잠재적인 위협을 선제적으로 감지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2.1 사용자 행동 패턴 분석 및 이상 탐지

AI는 정상적인 사용자 행동의 기준선을 설정하고, 이와 다른 비정상적인 행동을 실시간으로 탐지하여 보안 위협을 식별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8].


(1) 사용자 및 개체 행동 분석(UEBA: User and Entity Behavior Analytics): AI 기반 UEBA 시스템은 사용자 계정, 엔드포인트,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소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하여 각 사용자와 엔티티의 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학습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직원이 일반적으로 로그인하는 시간대, 접근하는 시스템, 사용하는 데이터 용량 등을 파악합니다. 만약 평소와 다른 시간에 로그인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등의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AI는 이를 잠재적인 위협으로 분류하고 경보를 발생시킵니다. 이는 내부자 위협, 계정 탈취, 권한 남용 등을 조기에 탐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6].


[표 1] AI 기반 UEBA의 행동 패턴 분석 예시

9_AI 기반 UEBA 행동분석 예시.png

(2) 인지 부하 및 스트레스 수준 감지: 첨단 AI 시스템은 사용자의 타이핑 속도, 마우스 움직임, 음성 톤, 심지어 얼굴 표정 변화까지 분석하여 사용자의 인지 부하 또는 스트레스 수준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높은 인지 부하 상태에서는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높아지거나, 외부 압력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AI는 이러한 심리적 상태 변화를 감지하여 보안 담당자에게 경고를 보내거나, 사용자에게 잠시 작업을 멈추고 휴식을 취하도록 권고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회 공학적 공격의 성공률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7].


(3) 위험 기반 인증(Risk-Based Authentication): AI는 사용자의 현재 위치, 디바이스 정보, 네트워크 환경, 과거 로그인 패턴 등 다양한 컨텍스트 정보를 분석하여 로그인 시도의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평가합니다. 만약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로그인을 시도하거나, 알려진 위협 IP 주소에서 접근하는 경우, AI는 추가적인 인증 절차(예: 다단계 인증)를 요구하거나 아예 접근을 차단하여 무단 접근을 방지합니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보안 수준을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8].


(4) 이상 행동 예측 및 사전 예방: AI는 단순히 이상 행동을 탐지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잠재적인 위협을 ‘예측하고 사전 예방’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AI는 방대한 심리학 및 행동과학 데이터를 학습하여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과 행동 패턴을 모델링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특정 상황에서 개인이 어떤 보안 취약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지 예측하고, 이러한 예측을 기반으로 선제적인 보안 경고나 개입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직원이 불만을 표출하거나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시점에 AI가 이를 감지하여 내부 정보 유출과 같은 위험 행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9].


2.2 보안 교육 및 인식 개선의 개인화


전통적인 보안 교육은 일률적이고 지루하여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AI는 보안 인식 및 훈련 프로그램에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며, 이는 기업의 전반적인 사이버 복원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합니다. AI 기반 훈련은 전통적인 방식보다 개인 맞춤화되고, 효과적이며,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합니다[10].


(1) 개인 맞춤형 학습 경험 제공: AI는 개별 직원의 지식 수준, 학습 스타일, 역할 및 특정 취약점을 분석하여 맞춤형 훈련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금융 부서 직원은 송장 사기 식별에 중점을 둔 훈련을 받고, IT 직원은 고급 사이버 보안 전술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직원은 자신에게 가장 관련성 높고 가치 있는 정보를 얻게 되어 훈련의 효율성이 극대화됩니다.


(2) 실시간 위협 시뮬레이션 및 적응형 학습: AI는 최신 위협 인텔리전스 피드와 통합되어 실제와 같은 피싱, 스피어 피싱, 소셜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을 생성합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실제 공격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지능형 자동화를 통해 복잡한 개념을 더 깊이 이해하며, 위협 인식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AI는 학습자의 진행 상황과 행동에 따라 콘텐츠를 동적으로 조정하여,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약점을 식별하고 해당 영역의 훈련을 우선시합니다.


(3) 향상된 참여도 및 행동 변화 유도: AI 기반 훈련은 게이미피케이션 요소, 실시간 피드백, 상호 작용 모듈을 통합하여 학습자의 참여도를 높입니다. AI 기반 훈련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강력한 암호 사용, 2단계 인증 활성화, 피싱 이메일 식별 능력 향상 등 안전한 온라인 행동을 유도합니다. 실시간 시뮬레이션과 실용적인 시나리오는 직원들이 잠재적 사이버 위험을 인식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4) 비용 효율성 및 확장성: AI 기반 훈련은 자동화를 통해 수동 감독의 필요성을 줄여 훈련 비용을 절감합니다. 또한, 수천 명의 직원에게 고품질 훈련을 전 세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3. AI시대, ‘제로 트러스트’와 ‘인간 중심 보안’은?


요즘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을 보면, 불확실성이 거의 상수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보안 위협은 한층 더 정교해지고 있고, 위협이 어디서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로 트러스트’ 전략이 업계에서 핵심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네트워크 내부든 외부든 무조건 신뢰하지 않고, 접근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클라우드 활용이 급증하고 원격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제로 트러스트 전략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인간 중심 보안’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통제보다는 원칙 기반으로 임직원의 자율적인 보안활동을 장려하되, 책임있는 활동을 강조하는 인간 중심 보안은 임직원의 높은 보안 인식과 훈련 수준 그리고 잠재적 보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첨단 보안활동 모니터링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절에서는 AI가 제로 트러스트 전략과 인간 중심 보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두 전략이 실무에서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 분석합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보안 전략 수립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3.1 AI가 ‘제로 트러스트’ 전략과 ‘인간 중심 보안’ 전략에 미치는 영향


(1) AI와 제로 트러스트 전략

제로 트러스트는 "절대 신뢰하지 않고 항상 검증한다(Never trust, Always verify)"는 원칙에 기반하여, 네트워크 내외부의 모든 사용자, 기기, 애플리케이션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엄격한 접근 제어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조합니다[11].


AI는 제로 트러스트의 구현을 다음과 같이 여러 방식으로 강화합니다: AI는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보고하는 일상적인 보안 작업을 자동화하여 제로 트러스트 원칙 구현을 가속화 시킵니다. 그리고 첨단 데이터 분석을 통해 침해 가능성을 시사하는 미세한 단서를 찾아내고, 사기 탐지, 이상 징후 탐지, 예측 분석 등을 통해 제로 트러스트 방어 영역을 강화하고 보안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합니다. 또한 AI는 지속적인 사용자 인증을 통해 실시간으로 사용자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변화하는 위험에 따라 보안 규칙을 조정함으로써 인증 및 접근제어를 강화합니다.


(2) AI와 인간 중심 보안

인간 중심 보안은 임직원을 잠재적 위험 요소나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대신, 신뢰를 기반으로 '보안 파트너'로 인식하는 접근법입니다. 즉 구체적이고 엄격한 통제보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제시하고, 직원들이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러한 '신뢰' 중심의 문화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헌신을 이끌어내 보안 수준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고도의 인식 훈련 프로그램과 일부 일탈 행위를 식별하기 위한 첨단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 있어 AI가 많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앞 절에서 언급하였듯이 AI가 행동보안에 미치는 영향 즉, 개인화된 보안 인식 훈련 프로그램을 가능하게 하고, 사용자 행위분석 등 행동분석(Behavioral Analytics) 활동을 통해 정교한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로써 ‘신뢰하되, 검증하라 (Trust but Verify) 원칙을 실현 가능하게 합니다.


3.2 AI시대, 제로 트러스트 전략과 인간 중심 전략간의 관계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전략, 즉 "누구도 쉽게 신뢰하지 말고 항상 검증하라"는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직원의 자율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인간 중심 보안 전략은 겉으로 보기엔 상반된 개념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두 전략 모두 필수적이며,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절대적인 의심만으로도, 또 무한 신뢰만으로도 조직은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없습니다. 두 전략을 균형있게 적용하는 것이 현대 비즈니스 경쟁력의 핵심입니다[12].


경계형 보안 모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클라우드 및 원격 근무 환경에서 제로 트러스트는 모든 접근 요청을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철저한 검증을 통해 강력한 방어 체계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실제 도입 단계에서 많은 기업들이 비용과 복잡성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을 통해 네트워크를 세분화함으로써, 침해가 발생해도 공격자의 이동 경로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신뢰 수준이 낮은 네트워크 구역에는 제로 트러스트를 강하게 적용하고, 신뢰 수준이 높은 구역에는 인간 중심 보안 전략을 활용함으로써, 비용과 효율성을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제로 트러스트가 기술적 안전망의 역할을 한다면, 인간 중심 보안은 조직 문화의 기반입니다. 제로 트러스트는 직원 실수나 계정 탈취 등 내부 위협을 기술적으로 방어하고, 인간 중심 보안은 직원 교육과 소통을 통해 신뢰 기반의 보안 문화를 정착시킵니다. 또한, 잘 훈련된 직원은 피싱 메일을 사전에 식별하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선제적으로 보고함으로써, 기술적 시스템의 부담과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즉, 사람에 대한 투자는 기술 투자와 시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제로 트러스트 전략의 엄격한 인증 절차가 사용자 경험에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보안 의식이 높은 직원들은 불필요한 경고나 인증 절차를 줄이고, 기술적 통제에 대한 거부감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조직 내 보안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보안 문화를 자연스럽게 융합시킵니다.


결론적으로,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의 높은 비용과 복잡성은 기술 단독으로는 완전한 보안을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단계적으로 제로 트러스트 기술을 도입해 안전망을 구축하고, 동시에 신뢰와 교육 중심의 인간 중심 보안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디지털 신뢰’를 달성하는 길입니다. 기술적 검증과 신뢰 기반의 문화가 결합될 때 비로소 조직은 복잡한 디지털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습니다.


4. 해결 이슈와 과제


AI 시대에 행동보안을 제대로 정착시키려면, 단순히 기술만 발전시킨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기술, 윤리, 사회, 법률 등 여러 방면에서 고민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4.1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윤리적 쟁점


AI 기반 행동보안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사용자의 민감한 행동 데이터를 수집·분석합니다. 이 과정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13].


(1) 감시와 통제의 균형: 직원의 이메일, 검색 이력, 업무 속도 등 디지털 행동을 AI가 모니터링하는 상황이 되면, 직원들은 회사로부터 감시당한다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이는 조직 내 심리적 위축, 창의성 저해, 자율성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스템 도입 시, 명확한 목적과 최소한의 데이터 수집 원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2) 데이터 오남용 및 유출 위험: 행동 데이터는 매우 민감한 정보입니다. 유출·오남용 시, 개인과 조직 모두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수집부터 저장, 분석, 활용까지 일관된 보안 체계와 엄격한 접근 통제가 필수적입니다.


(3) AI 편향의 책임 소재: AI 모델의 편향으로 인해 특정 집단이 차별적 판단을 받거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화권·성별·연령 등에 따라 오탐이나 불이익이 발생하는 경우, 법적·윤리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정하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4) 설명 가능성 부족: 딥러닝 등 복잡한 AI 모델은, 왜 특정 결론에 도달했는지를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이른바 ‘블랙박스’ 문제인데, 결과적으로 투명성 부족으로 인해 사용자 신뢰를 얻기 어렵고, 잘못된 판단에 대한 정당성 확보도 어렵습니다.


4.2. 기술적 한계와 복잡성


AI 기반 행동보안 시스템은 아직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습니다.


(1) 노이즈 데이터와 오탐: 정상 행동까지 위협으로 오인하는 오탐은 보안 담당자의 업무 피로도를 높이고, 실제 위협 대응도 지연시킵니다. 데이터 품질과 모델 정교도에 따라 오탐률이 크게 달라지므로, 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2) 새로운 공격 방식에 대한 적응력: 공격자 역시 AI를 활용해 공격 방식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려면 방어 시스템도 신속한 업데이트와 재학습이 필요하며, 상당한 리소스가 지속적으로 투입되어야 합니다.


(3) 확장성과 통합: 조직이 대형화·복잡화될수록, 다양한 보안 시스템 간 데이터 통합과 대규모 데이터의 실시간 분석이 필수입니다. 이를 뒷받침할 확장성 높은 AI 인프라 구축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4.3 인력 확보 및 문화적 수용성


AI 기반 행동보안 시스템의 성공은, 기술뿐 아니라 이를 운용하는 인력과 조직 문화의 변화에도 달려있습니다[16].


(1) AI 전문 인력 부족: AI, 데이터, 보안 역량을 고루 갖춘 융합 인재는 시장에서 극히 희소합니다. 전문 인재 양성과 확보가 시급한 과제입니다.


(2) 직원의 거부감: AI 기반 모니터링에 대해 직원이 감시받는다고 느끼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집니다. 도입 전 사전 설명, 공감대 형성, 투명한 운영 원칙 수립이 중요합니다.


(3) 지속적인 교육과 인식 개선: AI 시대의 보안 위협은 빠르게 진화합니다. 기술적 교육뿐 아니라, 심리·행동 이해를 포함한 전사적 보안 인식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통해 보안을 조직 문화로 정착시켜야 합니다.보안 시스템은 여전히 기술적인 한계와 복잡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5. 결론


AI는 혁신적인 도구이지만, 동시에 복잡성과 새로운 위협을 동반합니다. 특히 행동보안 영역에서 AI는 고도화된 사회공학 공격의 도구가 될 수 있어, 보안 담당자는 항상 한 발 앞선 대응 전략이 필요합니다. AI 모델의 편향성, 딥페이크, 맞춤형 피싱, 감정 조작 등은 모두 조직의 신뢰성과 보안 수준을 위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행동보안을 한층 진화시킬 수 있습니다. 사용자 행동 기반 실시간 탐지(UEBA), 위험 기반 인증, 맞춤형 보안 교육, 위협 예측 및 사전 예방 등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AI 시대 행동보안의 성공적 구축을 위해서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패러다임을 기술적 기반으로 인간 중심 보안 패러다임의 조화로운 구현이 요구됩니다. 모든 접근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최소 권한 원칙을 적용하며, 세분화된 정책으로 침해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하면서 동시에 AI는 보안 문화 정착, 피로도 관리, 심리적 안전감 제공 등 조직 내 보안 의식 제고에도 적극 활용되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AI는 인간의 판단을 보완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협업 파트너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데이터 오남용, AI 편향성 책임 등 윤리적 문제는 반드시 선제적으로 논의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합니다. 기술적 한계, 새로운 공격 방식에 대한 민첩한 대응, AI 인재 확보 및 조직 문화 변화 역시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결국, AI를 단순한 기술 도구가 아닌, 조직 보안 역량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과 인간의 이해가 조화를 이룰 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미래가 실현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 투자, 그리고 이해관계자 모두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참고문헌


[1] Shrestha, A., & Ahmad, S. (2020), ‘Social Engineering Attacks in the Age of Artificial Intelligence’, 2020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Science, Engineering and Applications (ICCSEA) pp. 1-6.

[2] Ferrara, E., & Yang, K. C. (2020), ‘Measuring the Effect of Deepfakes on Belief in News’, Journal of Computer-Mediated Communication, 25(3), pp. 209-221.

[3] Al-Bataineh, H. F., & Al-Qatawneh, L. H. (2019),‘Personalized Phishing Attack Detection Using Machine Learning’. 2019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and Information Sciences (ICCIS) (pp. 1-6).

[4] Garg, M., & Koundal, D. (2024),’Emotional AI and Human-AI Interactions in Social Networking’, Elsevier.

[5] SentinelOne (2025), ‘Top 14 AI Security Risks in 2024’. https://www.sentinelone.com/cybersecurity-101/data-and-ai/ai-security-risks/

[6] Gartner (2023), ‘Market Guide for User and Entity Behavior Analytics’.

[7] Reed, Vitoria (2024), ‘Cognitive Load Theory & AI: Optimizing Human Learning Potential AI Competence’. https://aicompetence.org/cognitive-load-theory-ai/

[8] NIST (2023), ‘AI Risk Management Framework(AI RMF 1.0)’. https://www.nist.gov/itl/ai-risk-management-framework

[9] Russell, S. J., & Norvig, P. (2020), ‘Artificial Intelligence: A Modern Approach’. Pearson Education

[10] Keepnet (2024), ‘How AI Will Transform Security Awareness Training’. https://keepnetlabs.com/blog/how-ai-will-transform-security-awareness-training

[11] NIST SP 800-207 (2020), ‘Zero Trust Architecture’. NIST Special Publication 800-207.

[12] 김정덕 (2025), ‘인간 중심 보안과 제로 트러스트’, 브런치매거진 ‘디지털 세상에서의 빛과 그리고 그림자’. https://brunch.co.kr/@jdkimcau/70

[13] ENISA (2021), ‘AI in Cybersecurity: Opportunities and Risks’.

[14] Floridi, L. (2019). ‘Establishing the Rules for a Digital Society*. Nature Electronics, 2(10), 415-416.

[15] Adadi, A., & Berrada, M. (2018). ‘Peeking Inside the Black-Box: A Survey on Explainable Artificial Intelligence (XAI)’. IEEE Access, 6, 52138-52160.

[16] (ISC)² (2023), ‘Cybersecurity Workforce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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