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낙관

by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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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긍정적이지 못한 태도를 도덕적 결함처럼 취급하기 시작했다. ‘원영적 사고’라는 낙관주의가 유행하고, 부정적 상황에서도 "오히려 좋아"라고 외쳐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러나 이 강요된 긍정은 우리가 생존을 위해 발달시켜 온 중요한 감각을 무력화하는 것일 수 있다.


2. 우리는 부정적 감정에 더 민감하도록 진화했다.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거짓 음성(False Negative)’의 비용은 너무 크기 때문에 많은 동물들도 낙관적 기대보다 과잉 경계 전략을 택한다.* 과잉 경계하며 도망쳤던 우울하고 비관적인 조상들만이 살아남아 우리의 조상이 되었을 것이다.


3.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저서 <긍정의 배신>에서 긍정주의가 권력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기술이 되었음을 지적했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도, 암환자도 긍정적 마음가짐을 강요당하는데, 이는 고통의 책임을 개인의 태도 문제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긍정주의나 낙관주의는 오만한 권력의 가스라이팅일지 모른다. 낙관주의에 속지 말고 비관적인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자. 그리고 더 큰 불행을 염려하자. '액땜'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불길한 징조'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안전할지 모른다.



* Lima, S. L.(1990), ‘Behavioral decisions made under the risk of predation: a review and prospectus’, Canadian Journal of Zoology, 68(4)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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