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나리는 날

(큰 아이와 카페에서)

어김없이 꽃비가 내리고 있다. 하얀 꽃잎을 날리며 봄이 한창이다. 겨우 몇 년 전부터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겨우 얼마 전부터 주말이 한가해지기 시작했다. 큰 녀석과 함께 꽃비 내리는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고 있다. 환이는 노트북에 빠져있고 나는 큰 창 너머 보이는 봄 꽃비에 젖어든다.


녀석의 시간에도 아름다운 꽃비가 스며들 틈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내가 10년, 20년, 30년 동안 꽃을 느끼지 못했으니 아이의 시간에는 조금 일찍 꽃이 보였으면 한다.


저 날리는 꽃비가 끝나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녹색 새순이 돋아날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다. 초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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