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여서 외롭지 않았던 '낙원의 밤'

영화 '낙원의 밤' 리뷰

by 정지은 Jean
그리고 너 뭐, 혼자 있기 싫다며.

가끔 모르는 이에게 가장 큰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지금 서로를 마주 보고 서 있기까지 어떤 터널을 지나왔으며 어떤 빛과 암흑을 건넜는지 모르는 타인이지만 누구보다도 큰 동질감을 느낄 때도 있다.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은 서로를 모르지만 누구보다도 가장 가깝게 느끼게 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서울에서 양 사장과 결탁해 자신의 복수를 한 후 제주도로 떠나온 태구(엄태구 분)가 그를 데리러 온 재연(전여빈 분)을 만나게 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로의 텅 빈 눈에서 무언가를 느낀 그들은 처음에는 갈등을 겪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며 서로의 처지에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행복한 시간도 잠시, 태구를 제주도로 피신시킨 양 사장(박호산 분)은 기회를 노려 북성파를 공격하지만 실패로 끝나고 결국 마 이사(차승원 분)의 표적이 된다. 마이사는 양 사장을 협박하고 겁에 질린 양 사장은 태구를 비롯한 자신들의 모든 부하를 팔아넘긴다.그렇게 험한 이들의 추격을 받는 태구와 재연은 결국 벼랑 끝에서 자신만의 선택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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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낙원의 밤'은 누아르지만 암흑의, 팍팍한 서사만 담지 않아 인상 깊다. 특히 극이 전개되며 태구와 재연 사이에 오가는 몽글몽글한 대사들은 제주도의 환상적인 풍경과 겹쳐져 달콤한 감상을 준다.


더불어 마 이사 역을 맡은 차승원의 코미디와 호러를 오가는 연기는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박훈정 감독의 위트가 담긴 대사와 차승원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이 만나 차승원 표 빌런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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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밤'은 짧은 시간 동안 가까워진 두 주인공이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의 기억 속에 있었던 고독했던 순간들을 상기시킨다.


영화는 비극의 연속이지만 관객들에게는 희망적인 미래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믿게 한다. 그들이 함께한 그 모든 순간이 절대 외롭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KBS스타연예 페이지에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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