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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은 Jean Aug 01. 2022

똑바로 봐도 거꾸로 봐도 재밌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리뷰

요즘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엄청난 시청률 상승과 함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제대로 안착했다.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우영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서울대 법대 로스쿨 수석 졸업 변호사 우영우가 국내 최고의 로펌에서 다양한 사건들을 변호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 ENA


자폐 스펙트럼이란 사전적인 정의로, 이전과 달리 자폐증, 아스퍼거 증후군, 레트 장애, 소아기 붕괴성 장애, 달리 분류되지 않는 전반적인 발달 장애를 포함한 장애를 지칭하는 단어로 사회적 상호 작용 및 의사소통에 문제를 일으키고 반복적인 행동 패턴이 포착된다.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법정에 서는 변호사로서 타인과 소통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우영우는 서울대 법대 로스쿨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어떠한 로펌에서도 입사 제안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우영우는 그의 미스터리한 과거와 현실에서 맞닥뜨린 계기를 통해 국내 최대의 법무법인 한바다에 운명적으로 합류하게 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 ENA


"우 투 더 영 투 더 우!"


그렇다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모든 등장인물들을 서로 이어주는 절묘한 케미스트리와 그 안에서 피어나는 티키타카다. 정명석 변호사 역을 맡은 강기영 배우는 우영우 변호사의 '서브 남주' 대신 '서브 아빠'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우영우 변호사의 미래를 응원하는 든든한 선배로 활약하고 있다. 자신의 실수가 발생했을 경우 인정하고 사과하며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직원들을 위해 자신의 위신은 과감히 내려놓는 훌륭한 상사의 본보기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우영우 변호사가 '봄날의 햇살'이라고 지칭한 최수연 변호사 역을 맡은 배우 하윤경, 이전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열연을 펼친 바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우영우와 같은 남성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영우를 보호하고 직장에 있어서 그가 차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지켜준다. 겉으로만 위하는 것이 아닌, 동기를 넘어선 친구로서 우영우를 생각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씨는 그야말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봄날의 햇살'로 다가오고 있다.


'SNL 코리아'에서 주 기자로 활약한 배우 주현영의 활약도 대단하다. 동구라미라는 이름을 지닌 그는 "우 투 더 영 투 더 우! 동 투 더 구 투 더 라미!"라는 특별한 인사법까지 유행시킬 정도로 배우 박은빈과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캡처 ⓒ ENA


"한스 아스퍼거는 나치 부역자였습니다. 그는 살 가치가 있는 아이와 없는 아이를 구분하는 일을 했어요. 나치의 관점에서 살 가치가 없는 사람은 장애인, 불치병 환자, 자폐를 포함한 정신질환자 등이었습니다. 80년 전만 해도 자폐는 살 가치가 없는 병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폐 스펙트럼을 다룬 이야기인 만큼 신중해야 했던 인물의 묘사 또한 제작진과 배우들이 신경 쓴 디테일로 채워진 점 또한 인상 깊다. 박은빈은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인물이 지닌 행동의 디테일,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거나 특정 관심사에 과도한 집중을 보이는 등의 행동들을 한 신 한 신 빠짐없이, 어마어마한 대사량을 소화해야 하는 연기로 풀어냈다. 


더불어 서사 또한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사람들이 마주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을 나열하며 자폐 스펙트럼에 관한 편견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특히 아버지가 말한 대사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딸과 산다는 것은 외로워"에서도 느낄 수 있듯,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의 곁에 존재하는 가족이 겪는 마음을 세심하게 표현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시청자들에게 장애인이 비장애인에게 맞춰진 세상에서 있는 힘껏 살아가야 하는 상황과 그를 바라보는 시각을 이해하게 만든다. 더불어 누구든지 마음 저편에 남아있던 편견을 지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편견을 깨는 따뜻한 에피소드를 통해 단순히 '우영우' 신드롬으로 지나는 것이 아닌, 자폐 스펙트럼에 관한 사회의 전반적인 시선이 바뀌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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