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픈' 이야기

by 서혜진 Jean Seo

100세, 120세 시대가 도래했다. 웃픈 일이지만, 어제 고등학생인 딸과의 대화 중 들은 이야기이다. 학교 미술시간에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인포그래픽’ 만들기를 했다고 한다. 여성의 라이프사이클과 경력을 텍스트 기반으로 아이콘, 이미지, 그래픽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20대에 취업하고, 30대에 결혼, 40대에 양육, 50대부터는 좀 즐기고 쉬다가, 여기가 너무 ‘웃픈’ 지점인데, 80대엔 ‘안락사’하고 싶다고 했단다. 누구에게 짐이 되기는 싫고, 그리고 즐긴 건 다 즐겼으니 그때는 죽어도 될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그때쯤 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안락사가 합법이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딸아이 말에 자기는 120세에도 세계여행을 가족과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친구들은 80세라는 너무 이른 시기에 인생을 정리(?)한다고 하며 웃었다. 이 말을 듣고, 참 창의적이기에 어려운 한국의 여성들의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장난이 많이 섞여있지만, 17세 소녀들의 입에서 나온 인생설계가 이 정도로 천편일률적이라는 인생궤적이라는 것에도 많이 씁쓸했다.





여성의 생애주기별 인생 설계에서 인생이 ‘너무 길어졌다’는 것이 새로운 고려할 사항으로 등장했다. 20~30대의 청년기에 많은 여성들이 고등교육을 받고 취업하며 경력을 쌓는다. 직업적 야망과 결혼, 어머니 역할 등 개인적인 삶의 선택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많은 여성들에게 중요한 시기이다. 중년기인 40대에는 자녀나 연로한 부모를 돌보는 책임에 메여있기도 하고, 일부는 가족을 돌보는 일과 직업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은 일부 여성은 직업적 야망을 키우며, 새로운 도전이나 경력 발전을 추구하면서 경력 변경을 할 수 있다. 결혼, mothering, 직업 등 개인적인 삶의 선택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많은 여성들에게 중요한 시기이다. 시기별 구분이 엄격하지 않지만, 50세 이상의 여성은 직업에서 은퇴하거나 일부는 계속 일할 수 있으며,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도 있다. 이 시기에 들어선 후에나 경력 성취에 대한 성찰과 이전에 많이 해보지 못했던 평생 관심사 및 취미의 추구를 시작하는 여성이 많다. 물론, 삶의 단계는 개인의 경험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은 당연하다. 또한 동시대의 여성과 일에 대한 사회적 태도, 문화적 요인, 경제적 조건은 삶의 각 단계에서 여성의 경력 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여성은 이러한 선형적 진행을 따르지 않거나 평생 동안 독특한 도전과 기회에의 초대를 기꺼이 응한다. 결국, 핵심은 여성이 삶의 각 단계에서 자신의 목표와 가치에 부합하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먼저 잘 살피고 돌보는 노력을 놓지 않는 ‘태도’이다.




성인으로 자란 아이의 독립까지의 돌봄의 시간은 길어봐야 50대까지이다. 그 이후의 엄마는 이제 ‘엄마’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또 50년을 열정을 좇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인간은 창조주로부터 노동을 하도록 지음 받았으며, 여기서 ‘노동’은 꼭 우리가 생각하는 하위의 것으로 분류시키거나 우리의 체면을 손상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양육을 다 끝낸 50대가 되어서 선택하는 직업이 꼭 엄청난 생산성과 생계를 책임져야 할 일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닌 경우가 많다. 스스로가 찾은 일에서 경제적 이익과 성공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지 않는다면, 체면과 우월감,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정신적인 방해물도 사라진다. ‘최고의 인생’은 이미 지나온 나의 삶을 통해 준비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나'를 관찰해 보자. 그리고 내가 매일 하고 있는 생각과 일상에서 마음에 품고 있는 아이디어를 작은 것부터 실행해 보자. 그것이 어떤 일이든 다른 사람에게 선의로 할 수 있는 ‘일’로 베풀고 사랑을 나누여준다면 복리로 내 삶에 되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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