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은 육아와 마더링의 경험이 내레이션되고 협상되는 새로운 환경을 열었다. 온라인상에서의 자녀교육, 양육에 관한 정보의 확산은 한국적 마더링과 ‘모성애’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문화를 형성한다. 사실, 맘 블로그와 유튜브에서의 마더링에 관한 콘텐츠를 둘러보고 따라하는 것은 중요한 문화적 현상으로 떠오른지 이미 오래다. 마더링의 현대적 구성을 성찰할 수 있는 렌즈로서의 SNS와 블로그 등은 마더링의 경험이 표현되고, 협상되고, 저항하는 공간을 제공하였다. 모성의 전통적인 표상을 도전하고 재해석함으로써, 엄마들의 사적인 영역이었던 육아와 마더링에 목소리를 부여했다. 여성들사이에서 이러한 매체들이 ‘엄마의 정보력’을 위한 학습의 장이라는 점에서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마더링에 영향을 주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은 사회과학적으로도 주목할 만할 정도의 관련연구가 늘어나고 있다(Milkie, Pepin, & Denny, 2016; Moore & Abetz, 2016). 이런 점을 통해서도 어찌보면, 인류 보편(?)의 마더링과 관련한 경향성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는 타인과의 연결을 위한 자기표현의 장과 도구를 제공한다. 위안과 지지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이웃 같은 엄마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의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한 다양한 마더링의 방식들은 마더링의 개념과 방식의 다양화에 기여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동일한 공간들인 네트워크에서 이야기, 정체성, 그리고 아이들의 사생활과 (큐레이팅된) 존재에 대한 이해가 문제화되는 갈등의 현장이 되기도 하다. ‘Mommy wars’(마미워-엄마전쟁)은 이전에는 워킹맘과 전업주부 사이의 적대감을 설명했지만, 최근에는 무수히 많은 육아 철학과 개별 실행법(마더링) 사이의 적대감을 설명하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엄마 전쟁'이 진화하여 다양한 육아철학과 개별적 접근의 갈등을 포괄하는 요즘의 '마더링'을 보아도, 최고의 엄마가 되기 위해 서로가 지속적인 경쟁을 하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엄마들은 점점 더 작은 진영으로 나뉘는 것으로 보이고, 종종 자녀들을 위한 최선의 양육/교육적 선택을 옹호하며 맹종하는 듯 보인다. 사실, 소셜 미디어는 절박하거나 야심있는 엄마들 모두의 욕구를 채우기에 너무도 풍요로운 정보를 넘치게 제공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너무나 당연한 마더링에도 우리 엄마들은 귀를 기울이게 된다. 너무 야심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는 모호성 때문에 엄마들은 육아정보에 목마르고 바다위의 생수 같은 무언가에 갈급해 뒤적거릴 수밖에 없다.
한국과 같은 매우 경쟁적인 교육 환경에서, 어머니들은 종종 그들의 아이들이 학업적으로 성공하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교육적 ‘인텐시브마더링’을 하지않으면 아이를 '방치'하는 나쁜 엄마라고 느끼게하는 문화가 있다. 이러한 사회 저변의 마더링을 둘러싼 분위기(?)와 압력(?)은 엄마들이 자녀들의 교육과 과외 활동에 상당한 시간, 노력, 그리고 자원을 투자하는 ‘초관여’ 마더링문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 현상은 사회적인 기대, 학업 성취에 대한 강한 교육 투자에의 강조, 그리고 부모의 관여가 아이의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는 믿음의 조합에서 발생한다. 엄마들 사이의 끊임없는 경쟁을 정상화하는 인텐시브 마더링의 개념은, 특히 양육/교육 철학, 실천 그리고 선택의 관점에서, 가히, ‘전투적’이라고 불릴만하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서 다양한 마더링 이념들이 확산되고 더욱 확고하게 자리잡으면서, 복잡하고 다각적으로 변모하는 시대이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마더링과 교육정보가 넘치는 환경 속에서 각 개인인 엄마들이 길을 찾기 어렵게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마더링 정보의 홍수속에서 교육관련 압박감이 시달리는 한국 엄마들을 위해, "엄마 전쟁"의 개념을 인텐시브 마더링과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엄마 전쟁"와 인텐시브 마더링의 두 개념은 모두 집중적이거나 고도로 관여하는 양육에 대한 기대를 포함한다. 경쟁이 치열한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엄마들은 자녀 교육에 깊이 관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변화하는 한국 교육의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직면하는 압력과 유사한 압박과 불안감을 엄마들도 경험한다. 더나아가, 한국 특유의 학벌과 ‘맹모삼천지교’식 마더링방식에 대한 문화적 기대와 교육과 관련한 엄마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규범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교육과 학업적 성공에 대한 집요한 투자가 당연한 마더링으로 여겨져서 어머니들은 인텐시브 마더링(집중적인 자녀교육)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 사실, "엄마 전쟁"이 광범위한 양육 이념과 선택을 포괄하는 반면,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초점은 주로 학업적 성공과 교육의 경쟁적 성격에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면에서, '엄마 전쟁'의 생성과 영속, 그리고 궁극적으로 해결에 기여하는 개별 엄마들의 '마더링'에의 강력한 문화적 구성에 대한 비판적 통찰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공동체, 직장, 또는 그들이 속한 곳에서 계속 활동하기 때문에 사회는 변화한다. 게다가, 대중 운동의 기초를 쌓으면서 변화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연구해야 한다. 학문적 연구가 특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마법사의 마법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동시에 연구의 목적이 모든 것에 대한 일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는 없다. 이 시대의 우리의 엄마들은 다음 세대가 누리는 권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희생하고 교육과 양육에 투자하고 있다. 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소리에 귀기울이며, 또 한편 전문가들이 내세운 담론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자녀를 위해 고군분투중이다. 어떤 엄마들은 자신이 받아들인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맞는 교육 전략을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또 그들중 일부는 연대와 협력을 통해 타인의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가지며 소그룹 담화의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도 점점 늘어가는 듯 보여진다. 치열한 교육 경쟁과 '엄마 전쟁'의 진화하는 성격을 고려할 때, 엄마들에게 다양한 맥락에서 마더링 실천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문화적, 개인적 요인에 대한 스스로의 자성적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