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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출장한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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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브르박 Jun 22. 2023

[출장한끼]아산시 온양온천역 모하리입

이번에는 아산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아침 저녁은 서늘했지만, 낮기온이 확 올라가는 날이었다. 기차에서 내려 역사로 나오는데 더위가 훅 하고 치고 들어오는날이었다. 


금요일 버프인지 아산으로 내려가는 열차는 거의 만석이라 표도 간신히 구할 수 있었다. 나는 일하러 가는데, 기차의 승객들은 여행가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 다들 한손에 캐리어를.... (나도 여행이 가고 싶다.)



오늘의 출장은 관공서라 아산의 온양온천역에 도착. 시간을 확인해보니 딱 점심시간이다. 어차피 약속한 사람도 점심을 만끽하고 있을 테니, 나도 점심을 먹기로 결정했다. 온양온천역 앞의 광장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며 식당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눈에 확 들어오는 간판 하나를 발견했다.



식당처럼 보이는 외관에 간판에는 '캄보디아'라는 글자와 국기가 보였다. 아마도 캄보디아 식당인것 같았다. 잠시 서서 고민.... 주변에 다른 식당들이야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메뉴인데다 캄보디아라는 궁금증에 결국 길을 건너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3층에 위치한 식당에 입장. 밖에서 보는 것보다 내부는 넓고 깔끔하다. 다만 문을 열고 들려오는 노래 소리가 범상치 않다. 일단 내가 아는 노래가 아니다. 그 이전에 한국어도 아니다. 왠지 캅보디아의 노래가 아닐까 싶다. 어차피 캄보디아어를 모르기 때문에 한국어가 아니라면 캄보디아 노래라고 유추 할 수밖에 없다.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일단 한국사람이 나뿐이다. 대부분 외국인들. 아마 지방에 외국인 근로자나 국제결혼을 하며 귀화한 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지역에 로컬 식당이 자리잡은게 아닐까 싶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시대의 흐름에 맞춰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앉아서 직원을 기다리는데, 노래도 외국노래, 주변의 말소리도 외국어. 분명 10분전만 해도 온양온천이라는 정감가는 역에서 내렸는데, 지금의 나는 외국의 식당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기분은 기분이고 배를 채우러 왔으니 메뉴판을 훓어본다. 처음보는 메뉴들로 가득하다. 주문을 해야 하는데, 캄보디아 음식이 궁금하다고 들어왔지만, 완전 새로운건 또 부담스럽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그래서 그나마 맛이 추측되는 메뉴를 고르기로 결정했다. 


'소고기생강볶음밥'과 '새우볶음면'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면러버라는 이유로 '새우볶음면' 당첨. 주문을 하고 메뉴판을 조금더 살펴보니 앞부분은 식사메뉴, 중간은 사이드 메뉴, 뒷부분은 요리처럼 보인다. 그런데 인상적인 메뉴가 보인다. 바로 메뚜기 튀김과 개구리 튀김. 메뚜기 튀김을 보니 유년 시절 부모님 따라 갔던 시장에서 메뚜기를 튀겨(혹은 구워서) 팔던 장면이 떠오른다. 역시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해서 먹는것도 비슷한가 보다. 

날이 더워 콜라도 주문하고 다시 주변을 둘러보니 테이블에 다양한 양념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아쉬운건 어떤 양념이 어디에 들어가는건지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설명이 없다. 이 식당에서 만큼은 한국 사람들은 이방인 느낌이라 그런 설명을 해주면 음식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드디어 내가 주문한 새우볶음면 등장. 일단 향은 괜찮다. 강한 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위에 올려진 오징어와 새우를 집어 먹어보니 크기도 만족스럽고 식담도 좋다. 해산물은 오래 익히면 질겨지는데, 질긴 느낌없이 식강미 씹기 딱 좋다. 심지어 다른 야채들도 적당히 잘 익어서 재료간에 색다른 식감이 입안에서 다양하게 느껴진다. 


종종 볶음면은 느끼한 경우도 있는데, 살짝 매콤한 양념 덕분인지 한그릇 다 먹는 사이에도 그리 느끼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만 고수... 평소에 안먹어 봤던 고수가 보이길래 먹어봤는데, 아.....


고수는 나랑 친해지기 힘든 것으로....


아무튼 전반적으로 맛있게 먹고, 사장님에게도 맛있었다고 인사하고 나왔다. 다음번에 가면 그때는 좀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봐도 괜찮다 싶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찾아간 관공서. 약속을 잡았던 그분은 일이 생기셔서 연차쓰고 집으로 가셨다. 그래도 그 옆에 계신 다른 분이 일을 처리해주셔서 무사히 미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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