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30분. 가파른 언덕을 힘겹게 올라 정문 통과후 행정실 앞 내빈 슬리퍼로 갈아 신는다.학생들 인사받으며 2층 수업장소에 도착. 7년째 출강 중인 이 학교엔 인사성 밝은 학생들이 가득하다.지나가는아이들마다 "안녕하세요" 말하며 허리숙여 인사한다.
2018년 10월,첫 수업날밝게 인사하는 아이들이 귀엽다.
2024년 5월,여전히밝게인사하는 아이들보니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출근길 버스에서 모든 승객에게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인사하는 기사님을 만났다. 수업장소까지 꽤 멀어 1시간 남짓 타고 가는데, 기사님 인사에 돌아오는 답이 없다. 안타까운 마음에나는내릴 때 꼭 답인사 해야지 다짐하지만,막상 내릴 때 되니 소극적으로 변한다. 얼마나 크게 말해야 들릴까? 큰 소리로 인사한다고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고민하는 사이 정류소어 도착했고 결국 혼자만 들릴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말하며 후다닥 내렸다.
퇴근길버스 안광고판에서 본 친절기사님 인터뷰. 운행 중 속상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되돌아오지 않는 인사'라 말하며 씁쓸한 표정 짓는 기사님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내가 어릴 때 당연히 했던 인사가 지금 아이들에겐 당연하지 않다. 용건만 말하는 삭막한 시대를 물려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우린 가족도 친구도 아니지만 매일 보는 얼굴이 있다. 버스 기사님, 식당/카페 사장님, 편의점/마트 직원분 등먼저 건네진 못해도 나에게 온 인사를 지나치지 말고 받아보는 건 어떨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서로 5 글자씩 주고받다 보면 예전처럼 情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에게 삭막한 세상이 아닌 함께 웃는 정겨운 세상을만들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