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승패는 상사와의 관계

by 늘작가

오랜만에 직장 생활 관련 이야기를 해 보겠다. 아시는 바와 같이(?) 늘작가는 1993년 1월 삼성 33기 공채로 입사하여 33년 동안 삼성에서 근무를 하고 작년(2025년) 8월 말에 정년퇴직을 했다. 직장인의 꽃인 임원은 달지 못했지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한 것은 그에 못지않은 아니 어쩌면 더 큰 성과라고 생각을 한다.


내가 이렇게 3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직장에서 살아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능력이겠지만 그것 외 어떤 것이 중요하냐고 나에게 물어본다면


직장 상사

라고 나는 꼽겠다.


직장상사.png 직장 상사 (출처 : Feepik)


"아니 나의 능력과 관계없는 상사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나는 그렇다고 생각을 한다. 직장인들의 퇴사나 이직을 하는 이유 중 가장 높은 것은 '연봉과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 외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상사와 불편한 관계' 비중도 상당히 높다.


직장은 친목 단체가 아니고 이익과 성과를 추구하는 집단이다. 좋은 업무 성과를 내어야 그 회사와 직업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전문가로 성장을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나의 상사이다. 나의 셀장, 팀장, 본부장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아무리 내가 일을 잘해도 소용이 없다. 그래서 상사가 나를 좋아하고 평가를 잘해 주어야 직장에서 성공을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고 글로벌 공통적인 요인이다. 상사의 중요성은 대한민국보다 서구 기업이 더 크다. 특히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 기업은 만약 부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해고를 하면 통보받은 날 바로 짐을 싸야 한다.



늘작가 경험


지난 33년 직장 생활을 돌이켜보면, 회사에서 인정을 잘 받고 고과가 좋았던 시기는 100% 상사 특히 직속상사와 관계가 좋았을 때였다. 하지만 반대로 관계가 좋지 않았을 때는 고과가 좋지 않고 인정을 받지 못했다.


1993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하고 1997년 IMF 시기까지 4년 동안은 셀장, 팀장, 본부장 모두 잘 지내지 못했다. 업무도 그렇고 개인적인 측면에서 모두 그랬다. 일도 열심히 하지 않았고, 퇴근 후 비공식적인 시간도 뺀질이로 살았다. 그 결과 1997년 IMF 구조 조정 때 정리해고자 명단까지 올라가는 최악의 상황까지 겪었다.


그 이후 돌을 깨고 살아남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꾸었다. 일은 기본이고 상사와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뼛속 깊이 느끼고 셀장/팀장/본부장이 어떤 사람이든지 나를 상사에게 맞추었다. 그 결과 회사/상사에게 점점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2003년 인도네시아 주재원까지 가는 기회를 잡았다.


주재원 기간 중 초중반기에는 인정을 받았지만 후기에는 그렇지 못했는데, 돌이켜 보니 모두 상사와 관계에 따라 달라졌다. 똑같은 상사였고 퍼포먼스도 비슷했는데도, 상사와 관계에 따라 고과가 차이가 많이 났다.


귀임 후 3년 정도는 상사도 많이 바뀌었고 호흡을 맞추지 못해서 또 한 번 어둠의 시절을 보냈다. 이때가 나의 직장 생활에서 두 번째 위기였다. 귀임 후 팀장 보직을 받지 못하고 팀원으로 계속 지내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내가 좋아할 상사(고위 임원)를 직접 찾아가서 나를 써 달라고 부탁을 했다. 회사 인사 담당 임원이 반대했는데, 그러면 퇴사하겠다는 강수까지 두어서 팀을 옮겼고 나의 제2 전성시대가 열렸다.


그 이후 보직 팀장으로서 세 명의 고위 임원을 모시었는데 그중 두 분이 CEO가 되셨다. 그리고 마지막 5년은 부장 팀원으로 후배 팀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33년 직장 생활을 마감했다.


이렇게 상사와 어떤 관계를 가지느냐가 직장생활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



상사와 좋은 관계는 어떻게?


제일 중요한 것은 당근 일을 잘하는 것이다. 업무 능력이 좋지 않으면 다른 그 어떤 것이 뛰어나도 무용지물이다. 일 측면에서 상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야기를 나의 경험을 토대로 해 본다.


상사가 올해 달성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 목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지원하여야 한다. 내 업무 복표가 상사의 업무 목표와 같아야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 중간에 진행 상황에 대해서 수시 보고를 하여 상사의 피드백을 듣고 반영하자. 보통 프로젝트를 다 완성하고 보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하수가 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 상사와 방향을 협의하고, 중간보고 한 번하여 점검을 받고, 최종 보고를 해야 한다.


요즘 대면 보고보다는 메일 보고가 일상화되었는데, 가능한 대면 보고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한 일의 성과에 대해서 챙겨주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 기회 날 때마다 상사에게 리마인드 시키고 인정을 받아야 한다. 만약 부당한 고과가 나오면 어필도 해야 한다.


일만으로 상사와 좋은 관계를 얻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예전보다는 중요성이 많이 줄었지만 비업무적인 관계도 챙겨야 한다.


상사와 공감을 할 수 있는 일 외 비슷한 관심사/취미 등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 특히 부동산/아파트나 재테크 등을 잘하면 좋다. 상사도 사람이고 부자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상사가 점심때 혼자 있을 때 같이 밥 먹자고 하는 부하가 되자. 퇴근 후 술 한 잔, 커피 한 잔 하는 사이가 되면 당근 좋다.


마지막으로 이것이 제일 중요한 데 상사를 진심으로 좋아해야 한다. 설령 싫더라도 늘작가처럼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서라고 상사를 좋아하고 잘되기를 바라야 한다.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면, 팀을 옮겨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렇지 않으면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직장 생활은 성공할 수 없다.


내가 대리 시절 처음에는 싫어했던 팀장이 있었다. 그래서 고과도 좋지 않았고 인정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날 수 없으니 마음을 고쳐 먹고 나에게 최면을 걸어서 상사를 좋아했다. 그랬더니 희한하게 되더라. 그렇게 해서 내가 한 일을 인정받고 그 팀장 시절에 삼성 외국어생활관 연수 가는 기회도 잡았었다.


거꾸로 차장 시절 처음에는 좋아했던 상사가 있었는데, 이후 그 상사를 싫어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일은 똑같이 했는데도 고과 좋지 않았고 지금은 그 상사와 인연이 끊어졌다.


오늘의 결론. 내가 상사에게 맞추든지, 아니면 떠나든지. 이것에 대한 노선을 빨리 정해야 직장 생활이 행복해지고 성공할 수 있다.


성공.jpg 성공 (출처 :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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