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의 가치는 무엇으로 측정할수 있을까?”
큰아이가 어린이집에 간 후부터 나는 끊임없이 이일 저일 시도를 해보았다. 원칙을 정했다.일주일에 2~3일 정도 일하며, 아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기 전에 끝나는 직업. 아마 모든 엄마들이 원하는 직장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찾아도 사무직 중에서는 그런 자리는 없다.
처음 2년 정도는 계리사 시험을 준비했다. 시험과목이 많지 않았기에 하면 될거 같았다. 진짜 이렇게 공부 열심히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준비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시험에 실패했다. 2년정도 하고 나자 더 이상 할 엄두가 안나서 초등학교 교무실의 방과후 코디네이터로 일을 하였다. 하루에 4시간정도 일하고 60만원정도 벌으니 너무 좋았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와중에 시어머니와 시아버지가 동시에 아프셨다. 병간호를 할 사람이 없어서 일을 그만두고 용인에서 신도림까지 1시간 반여를 지하철을 타고 반찬을 싸들고 다녔다. 다행히 급성심근경색의 후유증은 남았지만 어머님의 병환은 좋아지셨다. 일할 팔자가 아니었는지, 그 당시에 둘째 임신으로 모든 취업활동은 중단 되었다. 전업주부로 있다보니,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다. 아이를 잘 돌본다는게 티가 나는것도 아니고, 집안일 또한 마찬가지다. 처음보다는 나아졌지만, 살림이라는 것에 취미가 있는 분들은 정말 따로 있는 것 같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도 어릴 때 보면 잘 먹이고 잘 놀아주고가 다인데 이마저도 힘들다니, 내가 잘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얼마 전 강의를 들으러 갔을때였다. 옆의 분과 말을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 분은 이제 돌지난 아이를 친정어머님의 도움으로 맡기고 강의를 들으러 나오니 너무 좋다고 하셨다. 나는 이제 둘째가 6살이라고 하니, 그 분이 물으셨다. 왜 아직 일 안하시냐고. 거기에 나는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자발적이 아닌 타의적인 실업의 상태, 전업주부의 상태인 내가 어떤 소신을 가지고, (가령 몇 살까지는 내가 키우겠다) 이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할말이 없었던 것 같다. 남편은 항상 말한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거고, 될 아이들은 그냥 내버려 둬도 잘 된다고. 아마 그게 자기 본인의 이야기 이라 저리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지 모르겠다.
나의 생각은 다르다. 그 옛날 우리가 살던 시절과 지금이 같은가. 우리는 예전에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만화영화를 시청하려고. 정해진 시간에만 TV를 틀어야 만화를 볼수 있었고, 재방송도 지금처럼 많이 하지는 않았다. 지난 겨울 내가 일을 한다고 큰아이(당시초3)을 혼자 집에 내버려 두고 밖으로 나다닌 적이 있었다. 아이는 점심먹으라고 준 돈을 모은다며 밥을 굶기를 다반사로 하며, 빵이나 과자로 끼니를 때웠다. 뿐만 아니라, 혼자 있는 그 시간에 유튜브(게임) 시청으로 하루를 다 보내었다. 눈이 벌게질 정도로. 말로는 안했다고 하지만, 스마트폴더폰을 열어보면 어김없이 접속한 흔적이 있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걸 이겨낼수 있는 아이가 얼마나 될까? 혹자는 말할지도 모르겠다. 전화기를 안 주면 되지 않는냐고. 이런 질문을 던지는 분 중에 초4이상의 학부모님 말이라면 나는 당장 가서 그 비결을 묻고 싶다. 어찌 키우셨냐고, 지금 유치원생 초3 이전의 아이를 남아를 키우는 분이라면 아마 나의 고민이 몇 년후의 당신들의 고민이 될 것이다. 세상 아이 키우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무균 속에서 나혼자 키운다고 아이가 순백의 아이로 자라날까. 그게 과연 좋은 것인가. 아이 키우기와 일의 양가줄다리기에서 어떤 것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훌륭한 워킹맘 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태세이고, 나도 그 시류에 속하기를 언제나 열망 하고 있으므로.
나는 둘째가 10살이 되었을 때 본격적으로 일을 할 예정이다. 그 때까지 나를 불러주는 곳이 있을수 있도록 나를 갈고 닦아야 한다. 나 존재의 가치를 높이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