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이 행복한 이유
토요일 주말 아침이 기분 좋은 이유는 회사를 안 가서가 아닙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라는 시간을 온전히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 누워서 생각
아침에 푹 자고 눈을 뜨니 아침 8시 30분이었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일어난 주말 아침은 더욱 기분이 좋아요. 휴대폰을 봤는데 배터리 방전으로 켜지지 않아서 눈을 끔뻑거리며 누워있었습니다. 문득 어제 봤던 충격적인 분유값이 떠오르며 휴직 기간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도 어떻게 소득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에 빠졌어요. 아직 뚜렷한 답은 없지만 결론은,
"내가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 세상에서 제일 멋진 우리 남편의 잠든 모습 바라보기
고개를 남편의 잠든 모습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러키 하게도 남편이 저를 보는 자세로 옆으로 누워 있어서 잠든 남편 얼굴을 깨우지 않고 바라볼 수 있었어요. 입술도 만져보고 볼도 쓰다듬어보고 이불을 덮어주며 토닥여 줍니다. 잠든 남편에게 혼잣말도 해요.
"여보, 우리 호두 낳으면 여보의 외모든 성격이든 어딜 닮아도 닮을 텐데, 그럼 정말 너무 귀여울 것 같아요."
"우리 호두 아빠 닮아서 너무 이쁘다~ 이러겠죠!"
잠에 빠져 듣지도 못하는 남편에게 혼자 계속 상상에 빠져 이야기해요.
"20년 뒤에 호두가 독립하고 나면 다시 남편하고 저 둘이네요. 그것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여보, 다시 우리 둘이야! 이러면서요. 그때 같이 크루즈 여행 갈까요? 너무 재밌겠다!"
# 개운한 스트레칭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에 나오면 창 밖 풍경을 보며 스트레칭을 해요. 발 뒤꿈치를 올리며 한쪽 팔씩 힘차게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주면 정말 시원해져요. 요즘에 가장 좋아하는 스트레칭 동작입니다. 아기 머리가 조금 커졌다고 해서 집에서도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아침 먹기
출출해져서 계란찜을 만듭니다. 막달에 고단백 식단이 태아를 위해 더욱 중요하다고 해서 매 끼니 단백질을 먹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계란 두 개를 그릇에 풀고, 물을 조금 붓고, 먹다 남은 참치도 넣고 휘휘 저어요. 전자레인지에 넣고 10분 정도 돌려주면 완성이에요! 기본 반찬과 곁들여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요.
# 남편 아침 해주기
남편이 잘 자고 있는지 조심스레 안방을 들여다보니 잠이 깬 남편이 핸드폰을 보고 있어요.
"여보오~!!"
반가운 마음에 여보를 외치며 옆에 가서 눕습니다.
"잘 잤어요? 컨디션 괜찮아요?"
"네. 따뜻한 라테랑 옥수수빵에다가 음..."
"옥수수 식빵으로 길거리 토스트 해줄까요?"
"응!"
매일 아침마다 저의 아침 식사를 챙겨주고 출퇴근도 시켜주고 애써주는 남편은 주말에도 "아침 뭐 줄까요?" 묻고는 하는데요. 남편이 먼저 뭐를 해달라고 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 무척 반가웠어요. 남편이 편히 쉬도록 안방문을 닫고 부엌으로 달려갔습니다.
양배추와 당근을 썰어 계란과 섞어서 재료를 준비하고 커다란 네모모양 프라이팬을 찾아서 버터를 녹이고 남편이 좋아하는 식빵을 올렸어요. 바삭하게 익은 식빵을 접시에 옮기고 올리브유에 계란 양배추 반죽을 올렸습니다. 계란이 익는 동안 남편이 요청한 라테도 만들었어요. 식빵에 케첩, 스리라차, 설탕을 뿌려 길거리 토스트 완성! 맛있게 먹는 남편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당근이 너무 커요."
"아, 그런데 당근을 가늘게 써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헷. 그건 내가 먹을게요."
당근을 싫어하는 남편과 당근을 좋아하는 저는 입맛도 찰떡입니다.
오후에는 남산으로 단풍 데이트를 하고 저녁에 친척 결혼식에 함께 방문할 예정이에요. 이렇게 오늘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루를 보낼 생각에 설레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