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직 후 첫 월요일의 여유
오늘은 임신 38주 차입니다. 어제는 13년 다니던 회사 휴직 후 첫 월요일이었어요. 주말 동안은 실감 나지 않던 휴직이 월요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실감 났어요. 회의자료를 만들러 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하지만 곧 짜릿한 쾌감이 느껴졌습니다.
"평일에 이렇게 집에서 여유를 즐기다니. 그것도 월요일에!"
# 가족, 동료들의 감사한 축하
출근 마지막 날에는 생각지도 못한 유관부서 언니들이 아기 용품 선물도 주고 팀원들이 저를 위한 목도리 선물과 꽃선물을 줘서 감동받았어요. 호두 건강하게 잘 태어나라며 호두를 향해 하트와 응원도 보내줬습니다.
그리고 집에 오니 시아버님께서 보내주셨다는 꽃다발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일하느라 고생 많았다는 의미로 보내주셨다는 남편의 말에 정말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이렇게 멋진 시아버지라니. 저는 정말 행복한 며느리입니다.
# 월요일 나들이
휴직 첫 월요일에는 늦잠 자고 일어나 오전 10시쯤 식사를 하고 남편, 엄마와 실내 산책도 하고 호두 이불 구경할 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나들이를 갔어요.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도 보고 쇼핑몰 구경도 했어요. 폴바셋에서 아이스크림 라테를 주문해서 그동안 절제하던 커피도 한 잔 시원하게 들이켰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회의자료 준비 때문에 연차를 내지 못했었는데요. 그래서 월요일 평일에 이런 쇼핑몰에 놀러 온 건 거의 처음인 것 같았어요. 차도 안 말리고 사람도 북적이지 않아서 평일의 여유를 마음껏 즐겼습니다. 와. 평일에 이런 곳에 왔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 화요일 나들이
오늘 화요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호두 정기검진을 다녀왔어요. 어제 꿈에서 회사에 가서 월요일마다 하던 회의자료를 준비했어요. 그런 꿈을 꾼 게 신기하고 재밌고 제 자신이 웃기기도 했어요.
병원에서 태동검사를 하고 내진도 했는데, 아직 아기가 전혀 내려오지 않았다고 해서 다음 주에 다시 가기로 했습니다. 남편과 아기 쇼핑몰에 가서 구경도 하고 집으로 왔어요.
# 호두를 기다리는 친구들
도련님이 선물해 준 트립트랩과 남편 친구가 준 아기침대, 어머니 친구분께서 주신 예쁜 아기 겨울 옷, 동서가 선물해 준 기저귀 갈이대, 회사 동료가 선물해 준 꼬꼬맘, 대학친구가 선물해 준 타이니 모빌 등 많은 용품이 주변분들의 감사한 마음으로 준비되었어요. 추억이 깃든 곰돌이 친구들과 엄마가 사주신 젤리캣 애착인형까지 모두 호두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 38주 맞이한 호두에게
호두야, 인생 38주 차를 맞이한 것을 축하해! 호두가 벌써 3.2kg이 되어서 커지다 보니 요즘 들어 부쩍 태동이 크게 느껴지고 있어. 그래서 태동이 느껴질 때마다 정말 반갑고 신기하고 즐겁단다. 호두는 매번 검사 때마다 항상 표준에 부합하는 성장지표를 보여주고 있어. 덕분에 엄마가 안심이 되어서 아주 기특하고 고맙단다.
오늘은 엄마 첫 휴직 후 이틀 째야. 평일에 이렇게 회사에 안 가는 건 처음인 것 같아서 이 여유를 즐기는 게 참 좋더라고. 우리 호두가 이런 엄마 마음을 알아주었는지 의사 선생님이 아직 하나도 안 내려왔다고 하시지 뭐야. 벌써부터 엄마를 생각해 주는 호두 마음이 고마워. 그래도 호두가 원하면 언제든 내려와도 좋아.
외할머니는 이번 주 김장을 끝내기 전에 호두가 태어날까 봐 걱정하고 계셔. 우리 호두 할머니 김장하고 나면 나오라고 하신 말씀도 호두가 들은 걸까. 호두 태어나고 초등학생 정도가 되면 미국 자연사 박물관에 공룡 보여주러 할머니랑 같이 꼭 가자고 약속도 했어. 기대된다.
우리 가족 모두는 호두가 오는 날 언제든 환영이야. :)
건강하고 재미나게 배 속에서 잘 놀다가 언제든 나오렴. 사랑해. 호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