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로 하나되는 또는 갈라지는 건 한 끗 차이

by 애지

아기가 태어난지 14일. 오늘은 대학병원에 가는 날 입니다. 30분 거리 외출은 처음이라 며칠 전부터 남편과 저는 긴장상태였어요. 미리 준비물을 챙기고 특히 운전을 해야하는 남편은 더욱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카시트에 앉은 아기가 낯설어서 차에서 울지는 않을지 대학병원이다보니 대기가 많을 경우 아기가 울면 어떻게 할 것인지, 보온병에 담아간 분유물이 식지는 않을지 그리고 무엇보다 아기가 많이 아픈건 아닐지 다양한 감정과 걱정 속에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애써 가라 앉히며 아침 8시30분 집을 나섰습니다.



한 시간 전 일어나 아기가 깨기 전에 남편과 아침 밥을 먹고 만일을 대비해 쪽쪽이와 분유 두 병, 아기띠, 기저귀 등 준비물을 최대한 많이 챙겼어요. 부쩍 추어진 날씨에 미리 차 히터를 틀어서 온도를 맞춰두고 드디어 집을 나섰습니다.


차 안에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을 능가하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평소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운전하는 남편은 더욱 운전에 주의를 기울였고 저 역시 지나는 차들이 행여나 가까이 다가오지는 않을지 잔뜩 긴장한채 단단히 묶인 카시트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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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학병원에 도착했고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주차자리가 너무 좁아서 카시트를 미리 꺼내서 내려놨어요. 가뜩이나 추워진 날씨에 지하주차장에는 찬 공기로 가득했습니다. 아기가 행여나 감기에 걸릴까 조급해진 저는 남편에게 빨리 아기띠를 메고 올라가자고 채근하기 시작했어요.


집에서 한 번 연습했지만 생소한 아기띠 메기는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최대한 차분하게 아기띠를 제대로 메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점점 더 조급해진 저는 남편에게 성내기 시작했습니다.



"나오기 전에 미리 더 연습했어야죠. 지금 여기 엄청 추운데 아기 감기라도 걸리면 어떻게 하려고 지금 몇분째 이러고 있는 거예요. 진짜."


조용히, 열심히 아기띠를 메던 남편이 저의 눈을 바라보며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괜찮아. 애지야."


신기하게도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무척 안정되었습니다. 곧 아기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고 다행히도 건강하다는 결과를 들고 집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돌이켜보니 걱정되는 순간이 있을 때 마다 저는 남편을 채근하며 탓을 했었습니다. 카시트를 처음 고정해보던 날도 분유를 처음 먹여보던 날에도요. 남편도 처음이고 모르는 것이 당연한데 말입니다.


육아는 부부가 함께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여정입니다. 그 길에 어려움이 생길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부부가 더 끈끈하게 하나가 될 수도 있고, 어긋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는 그런 순간이 올 때마다 남편과 함께 협력하여 눈앞에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여보, 우리 잘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점점 더 잘 할 거예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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