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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Sep 16. 2022

유소유 #37 추석 용돈, 이렇게 써보세요

명절에 받은 용돈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3가지 방법

이번 주에는 모든 직장인이 피곤한 일주일을 보냈을 것이다. 꿈만 같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했으니 후유증이 있었을 테니 말이다. 만약 당신이 30대 이상이라면 이제 조카들에게 용돈을 주는 신세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 나처럼 20대 직장인들 중 일부는 집안에서 아직 애기 취급을 받으면서 용돈을 받았을 것이다. 오래 전부터 사고 싶었던 물건에 바로 지른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마땅히 쓸 곳이 없어서 집안 한구석에 내버려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늘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명절에 받은 용돈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3가지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단순히 절약하는 것 이상으로 돈그릇을 넓히는 방법들을 소개할 테니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최선의 옵션에 집중투자하라.


세뱃돈을 받자마자 며칠 만에 다 써버렸던 친형과 다르게 나는 어릴 적부터 세뱃돈을 받으면 굉장히 오랫동안 아껴 썼다. 군것질 외에는 돈을 쓸 일이 거의 없기도 했지만, 나는 수중에 돈을 많이 쥐고 있다는 느낌 자체가 좋았다. 명절에 용돈을 받고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쓰지 못하도록 어딘가에 묶어두는 것이다. 돈그릇이 작은 사람들은 급전이 생기면 순간 부자가 되었다는 느낌 때문에 충동구매를 하고, 심지어 그동안 모아왔던 돈까지 추가로 얹어서 과소비를 한다. 그렇게 소비의 짜릿함이 지나가고 나면 남는 것은 허탈함 뿐이다. 돈은 상상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러니 함부로 날리지 말고 그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집안마다 다르겠지만 명절 용돈을 기껏해야 수십만 원 수준이다. 분명히 큰 돈이지만 인생을 바꾸기에는 너무 작은 금액이다. 따라서 이 돈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집중이 필요하고, 나는 주식이 가장 가성비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명절 용돈은 공짜로 자산가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후원금과 같다. 따라서 이 돈으로는 투자 근거가 명확한 '최선의 옵션'에 집중투자해야 한다. 애플 같은 대장주나 SPY 같은 시장에 투자하는 것도 결과는 좋을 수 있지만, 투자 근거를 생각해보지 않으면 돈그릇을 넓힐 수는 없다. 스스로 최선의 투자처를 결정하기까지 산업과 기업을 공부하고 모멘텀과 리스크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투자자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투자할 만한 대상을 찾을 수 없다면 배당주나 리츠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다. 소액이라도 배당금을 받는 경험을 해보는 것은 자산가로서의 마인드를 기르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어차피 배당금으로 무언가를 하기에는 턱없이 작을 것이므로 액수보다는 횟수에 집중하라. 그리고 국내와 해외에 분기배당을 하는 배당주나, 월배당을 하는 리얼티인컴 같은 리츠를 공략하라. 또한 배당수익률이 목적이므로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원하는 가격에 도달하면 주저하지 말고 매수하라. 배당주 투자는 가장 쉽고 마음 편한 투자 중 하나이다. 특히 국내주식이라면 ISA계좌를 통해 소액 배당은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2. 펀드매니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라.


간혹 대학에 입학하거나 직장에 취업한 손주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큰 맘 먹고 백만 원 이상의 돈 봉투를 쥐어주시기도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이 돈으로 '배낭여행을 가라', '맛있는 것을 먹어라' 말씀하시지만 자산가가 되고 싶다면 다른 선택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약 당신도 이런 경우라면 내가 20대 초반에 장학금으로 백만 원을 받았을 때 했던 경험을 들려주고 싶다. 당시 나는 재테크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레이 달리오과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다. 십만 원대 수준의 금액이라면 집중투자가 나을 수 있지만, 백만 원대 이상의 금액이라면 '몰빵'이나 '올인'이 아닌 분산투자를 시작해보자.



백만 원도 물론 큰 돈이지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따라서 수익률에 집착하지 말고 본인의 투자 스타일을 찾는 것에 집중하라. 즉, 스스로 수백억 대의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그들의 사고방식을 익히려고 노력하라. 그리고 자산배분을 처음 접했다면 레이 달리오의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찾아봐라. 자산배분의 대가가 알려준 정석이라 보탤 말이 없다. 오히려 너무 단순하기 때문에 나는 올웨더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따라하지 말고 자기만의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보기를 권한다. 여기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고려해서 분산투자도 하고 리밸런싱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돈그릇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단, 포트폴리오를 잡탕으로 만들지 말라.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펀드에도 엄연히 이름이 있고, 대체로 그 이름에 펀드의 스타일이 함축되어 있다. 주식형 펀드라 하더라도 가치주 중심인지 성장주 중심인지, 국내주식 중심인지 해외주식 중심인지, 반도체 중심인지 전기차 중심인지 차이가 있다. 본인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투자 스타일을 뚝심있게 밀어붙이기도 해보고, 만약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거나 더 좋은 전략이 생기면 그때는 펀드를 청산하고 새로운 투자 스타일로 다시 시작하라. 자산배분과 분산투자도 과하면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이다. 적당한 종목 수에는 정답이 없지만 초보 투자자라면 최대 세 종목으로도 충분하다.



3. 투자하는 마음으로 소비하라.


이번에는 오랜만에 투자 대신 소비, 자산 대신 재화를 이야기할 것이다. 내가 명절 용돈으로 소비했던 재화 중에서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쓰면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 물건을 소개할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여러 개의 물건에 나눠서 흥청망청 소비하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심사숙고해서 하나의 물건에 큰 돈을 투자하는 마음으로 소비하는 것이다. 십만 원은 어떤 일을 하든 하루 종일 일하면 벌 수 있는 금액이므로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금액은 추가적인 노력이 없으면 하루 안에 만들어내기 어렵다. 따라서 십만 원 이상의 재화에 소비할 때는 자산에 투자하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결정을 내려보자.



첫번째로 물건은 수트이다. 요새는 수트를 잘 입지 않으므로 비즈니스 캐주얼까지 포함해서 의미한다. 성인이 되었다면 스스로 가장 멋잇어 보이고, 자신감이 생기는 착장을 한 벌 정도 갖추는 게 좋다. 비싸다고 좋은 옷은 아니지만 몇 년 동안 입는다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는 옷을 구매해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중요한 날 입을 착장을 풀세트로 갖추고 있다. 소개팅, 결혼식, 세미나 등 정작 일 년에 입는 날은 열 번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벤트 며칠 전부터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없애주고, 무엇보다도 그 옷을 입었을 때 만족감이 며칠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투자자의 고달픈 삶에 한 줌의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가치가 있다.



두번째로 물건은 스마트워치이다. 요새는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를 차고 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나도 애플워치를 쓰고 있는데 사실 애플워치의 수많은 기능을 모두 활용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워치를 사용하면서 나의 업무 효율성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나는 스마트폰 중독에 빠져서 수시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는데, 지금은 애플워치로 간단한 메시지를 확인하고 필요할 때만 스마트폰을 찾는다. 또한 스마트워치는 오토매틱 시계와 다른 매력이 있고 패션 아이템으로도 다양하게 연출이 가능하다. 꼭 스마트워치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가성비와 가심비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소비는 투자 이상의 가치가 있다.



유소유에서는 항상 소비를 줄이고 투자를 늘려라, 재화를 사지 말고 자산을 사라는 말만 해서 거부감이 들었을 수도 있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므로 오지랖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투자를 늘리고 자산을 사면서 부자가 되어가는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므로 나의 경험이 모든 경우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소유권을 소중히 여겨야 돈이 떠나지 않고 따라온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세상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이번 추석에 받은 명절 용돈이 있다면 위에 제시된 방법들을 참고하여 자산가처럼 현명하게 활용해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다음 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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