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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눈박이엄마 Aug 10. 2021

자폐를 질병에서 축복으로 바꾼 100년 투쟁의 역사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를 번역한 강병철 선생님과의 클럽하우스 토크


* 무의의 장애부모를 위한 클럽하우스 토크 '클럽 무의'의 지난 6월 20일 토크 내용입니다. 이 내용과 함께 읽을 칼럼과 글을 <네눈박이엄마 무의 홍윤희>카카오톡 채널에서 큐레이션해놨습니다  (구독과 공유는 사랑입니다)


장애와 질병에 대하여 좋은 책을 번역해 소개하시는 의사 출신 번역가 강병철 선생님과 국내 최초로 북토크를 클럽하우스를 통해 원격으로 진행했습니다.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는 자폐 장애인을 '관리' '통제'의 대상이 아닌 그 자체로 이해하려 했던 미국 부모, 의료인, 학자들의 거의 100년의 노력을 담았습니다. 자폐 장애에 대해서 쓴 책으로는 이례적으로 거의 대부분의 메이저 언론기사 도서 섹션에 소개됐고 알라딘 역사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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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홍윤희(무의 이사장. 이하 홍): 오늘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번역자 북토크를 영광스럽게도 국내 최초로 하게 되었습니다. 캐나다에서 번역을 하고 계신 강병철 선생님을 모셨습니다. 함께 말씀나눠 주실 분은 도닥임아동발달센터에서 청소년상담, 가족 상담을 하시는 상담사이자 자폐청년 부모이신 이경아 박사님이십니다.




우선 강선생님께 어떻게 이 책을 번역하셨는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강병철(이하 강) : 저는 소아과 전문의입니다. 소아과를 전공하고 제주도에서 개인 병원을 10년 정도 했었어요. 중간에 아이들을 유학 보내면서 기러기 아빠가 되었는데, 기러기 아빠가 되고 나니까 시간이 많이 남더라고요. 여가 생활 차원에서 번역을 시작했어요. 그게 새로운 길이 되어서 번역가가 됐고요. 40권 정도 번역을 한 것 같습니다. 주로 질환이나 장애에 대해 꼭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에 번역이 안 된 책을 번역해보면 어떨까? 란 생각으로 '꿈꿀 자유'란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큰 아이가 장애가 있습니다. 조현병이라고 생각하시면 쉽긴 한데요. 아이의 장애를 계기로 질병 외에도 장애를 번역 주제로 잡게 됐습니다.


홍 : 어떤 책들을 주로 번역하셨나요?


강 : 처음에 번역에 입문했을 때는 문학을 하고 싶었는데요. 의사라는 직업이 취미를 가로막은 것 같아요.


제가 정신장애인의 아빠니까,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안고 있을 때> 라는 책을 번역했고요. 조현병이 정신장애 중에서도 제일 심하고 제일 힘든데 그런 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정말 힘들었거든요. 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 책, 저 책을 읽다 보니까 많이 위로가 되더라고요.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실 감각을 잃고 힘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의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 책이 제 목숨을 건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 책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싶어서 번역을 했어요. 그 책이 절판 되었다가 올해 다시 복간도 했습니다.


자녀의 조현병 때 심적 고통을 덜어줬던 책을 번역한 강병철 선생님의 페이스북 글




자폐에 대해서는 <뉴로트라이브>라는 책이 있어요. 사실 뉴로트라이브라는 책이 정말 좋거든요. 자폐의 정의부터 자폐라는 창으로 인간의 정신을 보는 시야를 담고 있어요. 어려운 책은 아니고 굉장히 재밌는 책인데요. 저도 그 책을 번역하면서 자폐라는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고요.




<인수공통 : 모든 전염병의 열쇠>라는 책도 번역했습니다. 사실 그 책이 잘 팔려나간 덕분에 출판사를 계속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팬데믹에 대한 책입니다. 우리나라에 메르스라는 병이 돌았을 때,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대처를 못하는 걸 보면서 도움이 되고 싶어서 기획을 했던 책입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발전하면서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홍 : 방금 소개해 주신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 /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 인수공통 : 모든 전염병의 열쇠 / 뉴로트라이브, 이 중에 3권은 굉장히 두껍습니다. 좋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서는 너무 두꺼워서 판매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판도 안합니다. 하지만 강 선생님은 이런 책을 출판해 주셨습니다.


미국에서 자폐에 대해 연구하고, 자폐아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투쟁했던 부모들, 교육을 어떻게 시켰는지. 자폐인이 90세가 되어서 동네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스토리 하나 하나가 흥미진진하고 너무 가슴 아프고 그랬거든요. 제 인스타에서도 얘기했지만, 도널드 트리플랫이라는 세계 최초로 자폐로 진단받은 사람의 사례가 책에 나옵니다.


세계 최초로 자폐 진단을 받은 자폐인 도널드 트리플렛


1930년대생이어서 90세가 넘으실 것 같은데요. 어린시절 도널드 트리플렛의 부모는 의사의 강권으로 결핵 아이들을 돌보는 곳으로 아들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부유해서 눈에 생기가 없는 도널드를 다시 집으로 데려와서 키우기 시작했죠. 동네 학교에 통합 교육이라는 개념이 없었을 때. 말 그대로 통합 교육을 하기 시작했고. 은행을 운영하던 유복한 부모 덕에 도널드는 수준에 맞는 일자리를 갖고, 지역 공동체에서 작은 마을에서 사랑과 이해를 받으면서 지금까지 살아계시는 걸로 추정됩니다.


도널드 트리플렛 사례는 우리나라 자폐 부모들이 너무너무 원하는 ‘공동체에서 자폐인이 이해 받으면서 사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 사례들. 50, 60가지의 자폐를 둘러싼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수미쌍관 식으로 도널드 트리플랫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도 그 이야기를 짚어준 게 인상적이었어요.


강 : 저는 번역을 하다가 잘 웁니다. 제가 눈물이 많아요. 저희 아이들이 저를 "우만씨"라고 불러요. 또 우는구만"을 줄여서 그렇게 부릅니다. 뭉클한 부분이 참 많아요. 세상이 변하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인 것 같아요. 도널드 트리플랫은 자폐라는 진단을 세계 최초로 받았죠. 이 사람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 사람 이야기로 끝납니다. 이 분이 90세를 바라보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 남부 시골 미시시피 커뮤니티에 살았기에 가능했다는 겁니다. 즉 공동체적인 삶이 이런 자폐인에게 필요하단 건데, 그럼 우리나라의 삶은 어떤가?라는 생각 때문에 번역하다 눈시울을 적셨고요.


번역하며 울었던 다른 사례는 자폐인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존재. 살아갈 권리가 있는 존재. 자기 자리를 담보할 수 있는 존재라고 인정 받지 못한 시대에 부모가 자폐아를 총을 쏴서 죽였던 사례였습니다. 이 아버지는 항공 엔지니어로 잘 나가는 사람이었는데 심근경색이 왔어요. 직장을 당연히 잃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죠. 심근경색을 두세번 겪다 보니 무력해진거죠. 엄마는 돈을 벌기 위해서 밖으로 나가고 사춘기가 와서 아이가 다른 집 아이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고 그럽니다. 이 아빠가 결국 자식을 죽입니다.


이경아(이하 경) : 저는 장애 부모이면서 특수교육을 공부하고 여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강병철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면서 도널드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 감동적으로 읽었다고 메모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미국의 모습이 한국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자폐인은 공동체 안에서 어우러져 살면서 언론에 조명되기도 하지만. 부모와 자녀가 죽음을 함께 선택하는 가정도 여전히 있습니다.


저의 경우 이 책에 나오는 로나 윙의 사례가 인상적이었어요. 로나 윙의 책이 제 인생을 구하기도 했고요.


로나 윙


로나 윙은 영국의 정신과 의사입니다. 굉장히 실천적인 연구자였습니다. 자폐에 대한 기준이 모호할 때. 현재 쓰고 있는 단어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개념을 잡은 학자입니다. 자신의 자녀가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타 연구자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했고요. 최근에 소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 : 책이 사실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도 했었는데요. 어떻게 이 책이 나오게 되었나요?


강 : 3년 전 쯤에 뉴로트라이브를 번역하며 개인적으로 충격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제가 소아과 의사를 해보았지만 소아과 의사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자폐성 장애아를 볼 일도 별로 없거니와 교과서에서나 볼 뿐이라서 자폐에 대해서 전혀 몰랐거든요. 사실 그 책은 저희 출판사에서 나온 건 아니고 번역만 했습니다.


제가 번역하면서 세 번을 울었는데요. 저만 알면 안되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저는 캐나다 밴쿠버에 살고 있는데요. 그 때 마침 한국에 들어갈 일이 있어서 ‘알마’라는 출판사 대표님과 장애부모들을 대상으로 북토크를 열려고 했어요. 교보나 인터파크나 yes24에서 '번역자와는 북토크가 곤란하다'며 안된다고 했어요. 낙담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습니다. 장애 부모님들 몇 분이라도 만나서 얘기를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때 (이베이코리아에서 일하고 계시기도 한) 홍윤희 이사장님이 도와 주셨습니다. 좋은 뜻이라며 여의도 이룸센터에 장애부모를 초대해서 강연 행사를 크게 열어 주셨어요. 그때 자폐사랑협회를 비롯해서 우리나라에도 자폐 단체가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것을 시작으로 우리 나라에서 10차례 넘는 강연을 했어요. 그러면서 참 황송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저는 소아과 의사와 장애인의 부모라는 특수성이 있었어요.


자폐 부모 입장에서는 그런 양질의 정보가 너무나 목이 말랐던 겁니다. 그래서인지 황송한 대접을 받았어요. 자폐 공동체에 빚을 졌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분들한테 신세를 갚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보니, 이 책(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이 결정판이더라고요. 2017년 퓰리처상 후보까지 올라간 책이고요. 그래서 이 책 출판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길고 줄거리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고 잘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어서요. 막판까지 글 고치고 하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었어요. 집사람이 저에게 왜 이렇게 긴 책을 번역하느라 사서 고생하냐고 하더라고요.



경 :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이렇게 홍윤희 이사장님하고 인연이 또 닿네요. 홍이사장님이 막후 세력자 대모네요(웃음). ‘함께웃는재단’에서 <뉴로트라이브> 북토크를 듣고 감동받은 마음에 인사를 드렸는데요. 그때 저희 자녀가 다니고 있었던 보호작업장과 성분도복지관에서 자폐 청년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는데요. 굉장히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렇게 인연이 된다고 느꼈어요.


강 : 사실 출판사는 아무 생각 없이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로 출판업을 시작했는데요. 출판업 허가를 안받은지라 아는 출판사 사장님한테 억지를 부려서 책을 냈어요. 조현병 환자가 우리나라 인구의 1%니 그 중에서 10%만 책을 사도 5만권이라고 박박 우겨서요. 그 책이 2,000권을 찍었는데요. 5년 동안 1,000권도 안 나갔어요. 나중에 제가 출판사를 해보니까 이렇게 재고가 남는 건 정말 골치 아프더라고요.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 또한 고생하면서 책을 내긴 냈는데요. 제목에 ‘역사’라는 말이 들어가면 사람들이 외면하게 됩니다. 거기다 책은 900페이지 가까이 됩니다. 가격을 낮게 잡았지만 4만원이나 됩니다. 그래서 알라딘에 SOS를 쳤습니다. 그렇게 북펀딩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자폐부모님들이 폭발적으로 성원해주셔서 제 생각보다 몇 배는 더 초과 달성하게 되었어요.


좀 어려운 일이 있어도 충분히 해볼만 한 명분과 가치가 있으면 도전해볼만 한 것 같아요. 이 책이 생각보다 성공을 거둔게 너무나 기분이 좋고 독자들한테 감사를 드리게 되더라고요.


홍 : 강병철 선생님이 페이스북에서 네임드 인플루언서십니다. 문학과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십니다. 글을 너무 잘 쓰시고 식견이 있으시기 때문에 의학에 대한 전문성도 있으셔서 여러가지 글을 읽는 팬분들이 있으십니다. 여러가지 화제가 되는 에피소드가 있지만, 작년에 한겨레 칼럼에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표현이 나와서, 강 선생님께서 근거와 함께 조목조목 페이스북에 지적을 쏟아 내셨는데요. 한겨레에 반박 기고를 해보라고 제가 권유드리고 한겨레 에디터와 연결해 드렸어요. 강 선생님의 반박 칼럼이 유명해졌고요.




한겨레에 게재된 강병철 선생님의 반박 칼럼


강 : 박홍규 전 영남대교수님이 기고한 한겨레 칼럼에서 조현병을 잘못 이해했던 랭을 칭찬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골방에 갇힌 조현병 환자들을 찬란한 태양 아래로 해방시키고… 환자들의 삶과 아픔을 진정으로 이해하려” 했다며 로널드 데이비드 랭의 책을 소개하셨는데요. 박교수님 책을 재미있게 읽은 적도 있었지만, 랭은 질병의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시키기도 했죠. “어린 시절 겪는 가족 내 갈등과 병든 양육 태도” 때문에 “참 자아가 약화”되어 “거짓 자아로 세상과 상호작용할 때 조현병을 겪을 위험에 빠진다”라고 했거든요. 정신의학의 역사가 참 파란만장한데요. <자폐의 거의 모든 역사>에도 보면 역사적으로 큰 해를 끼친 2명의 사람이 나옵니다. 앤드류 베이크필드와 브루노 베텔하임입니다. 자폐가 '냉장고 엄마' 즉 차가운 엄마의 양육태도 때문이라고 학자들이 이야기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박홍규 교수님은 정신질환이라는게 가족의 잘못이다. 부모가 따뜻하게 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가 조현병 같은 병이 생긴다는 입장을 옹호한 셈이죠. 자폐인이 가장 처음에 고생했던 서사와 같습니다.



문제의 칼럼 캡처 화면



홍: 강선생님의 한겨레 칼럼이 정말 천 번 이상 리트윗이 되었죠! 제가 이 책에서 인상 깊게 본 부분 중 자폐 유병률이 있는데요. 1백만명 당 4명이었던가 했던 것 같은데요. 그 조사를 했던 학자조차도 누구를 자폐로 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과 정의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았어요. 유병률이라는 것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면 안된다는 것일까요?


경 : 저는 그 입장엔 반대이기도 합니다. 한국 자폐와 미국 자폐가 다르지 않아요. 저희 아이가 진단을 받았을 때랑 최근에 20개월이 되어서 자폐를 진단받을 때 기준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봐요.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충분히 소통을 해야만 합니다.


홍 : 강 선생님이 예전에 번역하신 <뉴로트라이브> 즉, 자폐 장애는 즉 신경다양성이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소개해주시면 어떨까요? 장애를 잘 모르시는 분이 제 페이스북에 '신선한 개념'이라고 하셨어요.


강 : 장애 유병률이 어려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뭐냐면요. 자폐라는 병이 굉장히 최근에 정의되었습니다. 자폐라는 병명이 생긴게 100년도 안됩니다. 조현병 같은 병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의사들이 인지했어요. 히포크라테스도 알았을 겁니다. 자폐가 병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요.


자폐라는 이름이 늦게 붙은 이유는요. 자폐 성향이라고 하는 것. 어떤 일을 반복한다든지. 혼자 있고 싶어한다던지. 누구에게나 이런 성향이 있어서입니다. 사람들에게 모두 다 그런 성향이 조금씩은 있습니다. 도널드 트리플렛이 청소년시기에 굉장히 행복해하는 시기가 나오는데요. 부모가 농장을 운영하는 부부에게 도널드를 위탁했어요. 농장 일을 하며 자연을 보고 동물과 교감하면서 성장했어요. 사실 당시 미국사회 자체가 농촌이었잖아요. 자폐가 있는 사람도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았을 겁니다. <뉴로트라이브>를 봐도 그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도널드 트리플렛은 어린 시절 농장에서 자라며 사회성을 키웠다


사람의 정신을 굉장히 많은 측면에서 점수를 매겨볼 수 있을 겁니다. 세상에 과연 어디가 비정상이고 어디가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신경다양성의 정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다 정신적으로 특이한 면이 다 있기 마련이고 그 중에서 유난히 조금 도드라져서 적응하기 힘든 부분에 한해서 다 다양한 존재라고 이야기를 하자는 겁니다. 그게 바로 신경다양성 운동입니다.


경 : 신경다양성 운동은 특질이론이기도 하죠. 다양한 특질을 모두 존중하자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홍 : 자폐인 짐 싱클레어가 “우리를 위해 부모들이 슬퍼하지 마세요.”라며 자폐인들의 자기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경향도 있잖아요? 이경아 선생님이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이 있으실 것 같아요.


자폐인 당사자로서 자폐인권운동을 한 짐 싱클레어


경 : 어떻게 보면 지각이 바뀌었다? 판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들의 입장이나 지역주민, 교육자가 아닌 당사자인 도널드에 집중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다. 나를 위해서 슬퍼하지 말아라. 나는 나예요. 라고 자폐인들이 주장하기 시작한 거죠. 사실 자폐인들의 청년 이후 삶을 지역에선 잘 몰라요. 그런 점에서 자폐인들의 자조 흐름 역사를 보며 생각이 많아졌죠.  


홍 : 비장애인과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다 보니까 자폐인과의 의사소통을 보는 관점 자체를 달리 해야겠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그래서 책엔 ‘촉진적 의사소통’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강 선생님 책의 그 부분을 어떤 생각을 하면서 번역하셨나요?


강 : 촉진적 의사소통은 실체가 없습니다. 유사과학 비슷하게 판명이 나버린 겁니다. 우리를 위해 슬퍼하지 말아요. 라는 개념과 한편 통하기도 해요. 장애부모가 항상 ‘내 아이가 말도 못하고 의사소통을 전혀 못하고 하루종일 이상한 소리만 내고 교감이 되지 않는데, 저 안에 어딘가 분명 내 아이가 있을거다.’라고 믿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슬퍼하는 겁니다. 부모는 아이가 자폐 판정을 받으면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 라고 생각하게 마련인데요. 아이가 내 손길을 거부하지만 저 안에는 내가 바랐던 아이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 마음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부모의 상실감이 너무 커서 비과학이 그 상실감을 비집고 들어오는 겁니다. 그 상실감을 이용해서 부모를 역이용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당신은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라던지, 자폐의 원인을 '예방주사를 잘못 맞아서 그렇다. 환경 오염 때문에 그렇다'라고 말하면 부모한테는 너무 큰 위로가 되거든요. 나는 분명 정상적인 아이. 정말 아름답고 너무나 소중한 아이를 낳았는데 남들이 잘못해서 이렇게 된거야. 내가 잃어버린 아이가 이 안에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경 : 같은 맥락에서, 템플 그랜딘(자폐인으로써 동물학자가 된 인물)은 '자폐는 내 일부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죠.


클레어 데인즈가 주연한 영화 <템플 그랜딘>. 고기능자폐인으로 동물학자였다


홍 : 장애나 장애 스펙트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00년 전 미국사람들도 똑같이 겪었습니다. 저게 내 모습이기도 하네..이런 식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자폐인 부모가 '내 자녀가 저 세계와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투자하는' 마음도 보듬어 주더라고요. 저는 이 책 저자의 태도가 참 좋았습니다.


강 : '우리를 보고 슬퍼하지 마라'는 것은 자폐인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봐달라는 겁니다. 자폐인이 충분히 이런 모습으로도 세상을 누릴 권리가 있고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말입니다. 자폐인들이 자기의 정체성에 대해서 긍지를 가지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인데요. 이경아 선생님이 잘 아시겠지만 사실은 자폐인이라고 하는 집단이 하나의 균일한 집단은 아니기도 합니다. “야 웃기지마, 나도 내 내면 세계가 있고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글로 쓸 수 있어. 나를 동정의 눈으로 보지마.”라고 이야기하는 게 가능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대소변도 못 가리고 밥도 자기 손으로 못 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폐를 정리하는게 중요합니다. 누가 자폐인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실한 답을 내리기가 어렵기도 하고요. 치료에 의해서 그 사람을 바꾸려고 하지 말라는 겁니다. 치료라고 부르든, 도움이라고 부르든, 분명히 그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홍 : 병과 장애와 다양성에 대해서 이 책이 굉장히 풍부한 시각을 통해서 보여주고 상당히 재밌게 쓰여져 있습니다. 아무 챕터나 열어서 쏙쏙 빼먹듯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책에 보면 루스 설리번이라는 자폐인 부모와 자폐 연구의 선구자격인 심리학자 버니 림랜드가 만나는 지점이 인상적이었어요. 루스 설리번이 버니 림랜드 논문 하나를 읽고 두 사람이 만나게 되어 전미자폐어린이 협회가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루스 설리번과 버니 림랜드


강병철 선생님은 캐나다에 살고 계시니까 캐나다 자폐인들은 어떻게 사는지, 정부지원 같은 것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돌아가는지 여쭙고자 합니다.


그 뒤에 이경아 선생님께도 질문 드립니다. 원래 이 분야를 공부하지 않다가 아이를 통해 공부하기 시작하다가 전문가로써 연구와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소감을 여쭙고 싶습니다.


강 : 사실 저는 캐나다 자폐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홍윤희 이사장님께서 미리 이런 질문을 할거라고 하셔서 자폐인이 자녀인 제 지인에게 여쭸습니다. 캐나다에서 기능이 좋은 자폐(고기능 자폐, 아스퍼거)는 일반 학급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기능이 안 되는 과목이 있으면 그 과목은 특수반에서 수업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한 반에 아이들은 10명에서 15명 내외고요. 보조교사가 5명이 붙습니다. 캐나다 교육의 특징은 굉장히 실용적이라는 겁니다. 학교에서 배워서 써먹지 못할 것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제가 딸이 셋인데요. 첫째와 둘째는 한국에서 수영을 배웠고 막내는 캐나다에서 수영을 배웠습니다. 캐나다에선 잠옷을 입고 수영을 배우게 합니다. 수영을 배우는 가장 큰 목적은 생존수영이라는 겁니다. 잠옷 입고 신발 신고 수영을 가르칩니다. 특수반 아이들을 모아 놓으면 요리를 배우고 목공을 배웁니다. 그럴 때는 당연히 특수교사 선생님들이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면서 연수만 3년을 채우면 졸업을 시켜줍니다. 학교를 졸업하려면 학점을 다 채워야만 합니다. 학점을 못 채우면 졸업은 되지만 대학 진학은 안되는 체계입니다.


캐나다 자폐인의 경우 1인당 1300불 정도 지원금이 월별로 나오고요. 집세 80%를 국가에서 지원해주고 교통비 면제입니다.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에는 부모에게 보조금이 지급됩니다. 장애인 연금은 부모가 돈을 일정 액수를 내면 국가가 어느 정도 매칭해주는 구조입니다. 연간 300만원까지는 국가에서 매칭 그랜트를 해줍니다. 그 돈에 대해서만큼은 세금이 없습니다. 연금 받을 때 세금이 없습니다. 노후까지 생각하는 거죠.


캐나다엔 장애 전담 기구가 따로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까지는 아니지만 그 아래에 장애 전담 기구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자폐인과 교육기관을 연결 시켜줍니다. 학점이 안되는 친구들도 고등교육 기관에 갈 수 있긴 합니다.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금액이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2, 3년 기다리면 대학에 갈 수 있습니다. 주로 가르치는 것은 미술과 재정관리입니다. 장애, 자폐인들이 많이 배우는게 제빵, 제과입니다. 4년까지 국가에서 다 개별화 지원을 해서 학교에도 못 다니는 자폐인은 부모가 선생님을 불러서 언어치료, 물리치료 등을 집에서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비용은 국가에서 지불을 해주기도 합니다.


대학 외에 직업 교육을 한다고 하네요. 직장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 직장들을 탐방하고 견학하고 소정의 과정을 마치면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제가 아는 분은 레스토랑에서 청소 일을 하는데요. 상당히 꼼꼼합니다. 아니면 헬스클럽에서 기구 닦는 일들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는 자조모임이 아주 많습니다. 만들기를 하거나 양초나 비누를 만듭니다. 새집을 많이 만들어서 모이를 넣어 놓고 팔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 또 다른 자폐인은 농구를 잘해서 LA에 가서 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캐나다엔 자폐인, 자폐부모의 풀뿌리 운동이 많고 조직이 많은데 이에 대한 공적인 지원이 아주 많습니다. 그룹홈 같은 것도 자폐인들끼리 6명 정도 모여서 살면 낮에는 관리인들이 지원해 줍니다. 정신 질환자를 대상으로도 이런 그룹홈이 아주 많습니다.


경 : 이 책에서 루스 설리번과 연결했던 사례를 얘기 해주셨는데요. 뉴로트라이브에도 그 부분이 나옵니다. 부모들의 간절한 열망과 자폐인 정책이 시너지가 나는 경우도 있죠. 그런데 당사자인 자녀들이 정말 필요한 부분이 지역사회 현장에서 정말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보면 갈 길이 멉니다.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자원이 충분한지를 보지 않으면 자칫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캐나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소개해주셨는데요. 말씀해 주신 부분이 명목상으로는 국내에도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각 개인에게 어떤 지원이 주어지는 게 좋은지? 치료자 집단과 부모가 협력해야 하는 현장을 보면 구멍이 많습니다.


홍 : 이제 리스너들의 질문을 받겠습니다.


이미래 :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이 만들어져서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특수교사를 10년 정도 했고요. 이 곳에선 자폐 학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복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직업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토론토 교육청, 일을 배울 수 있는 2개의 병원팀, 펀드레이징 팀,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커뮤니티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들까지 6개 기관입니다. 2019년에 시작해서 3년째 이 일을 하고 있네요.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자폐 스펙트럼은 신경다양성이란 주장에 동의한다는 겁니다. 인권하고 굳이 다른 개념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다양한 '나'를 주장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내용이죠.


Sunny : 저는 원래 클럽하우스 공포증이 있는데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8살짜리 자폐 꼬마를 키우는 만두엄마입니다. 강선생님께 출간 축하 인사를 건네고 싶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안녕”을 다시 말하기 까지 3년이 걸렸습니다. 아직도 의사소통이 잘 되지는 않지만 이번에 학교 통합반 잘 들어가서 적응 중입니다. 올해 처음 만들어진 통합반이라 우여곡절이 많아요. 또 운이 없게도 교감선생님이 장애 쪽에 인식이 없어서 돌봄 교실에도 우리 아이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교감 선생님은 통합반 만든 것도 엄청난 일인데 무슨 돌봄이냐라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이는 에너지가 넘쳐서 수영으로 돌려볼까 했는데요. 수영은 지원해 주는 부분이 없어서 계속 사비로 시키고 있습니다.


Amelie : 10년 전 남동생이 뇌병변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 저도 잘 몰랐고 지체장애에 대해서만 고민을 했었는데요. 동생은 사회성이 없는 상황에서 장애를 갖게 되어 마음의 병도 갖게 되었어요. 점점 갈수록 정신적인 부분에 영향이 있는 것이 느껴지고 실제로 동생을 케어하는 부모님에게도 영향이 가더라고요. 지체장애와 정신장애가 같이 온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엄청 많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큰 중증이 아니거나 부모의 소득이 어느 정도 잡혀 있다면 동생은 향후 소득 보장도 받을 수 없고 일자리를 얻는 것도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나마 안전한데 취직을 하고 싶었지만 정말 힘들었어요. 20세의 남성이 30세가 되고 40세가 되면 어떡할지 고민입니다.


홍 : 너무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우선은 비장애 형제자매들의 자조모임이 있는데 그걸 가입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JY : 발달장애인에 대해서는 10년 전부터 자문의 자격으로 행정 부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배울 게 많아요. 비장애인들은 평생 교육을 받을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훨씬 더 교육이 많이 필요하고 필수인 장애인들에게는 마땅한 곳이 없더라고요. 지금 제가 자문해주는 부분은 장애인들을 위한 평생 교육 체계를 마련하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더 많이 배움의 기회를 줘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겁니다.


Eunme : 특수교육자이면서 미래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장애를 무의미하게 하는 게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학습에 너무 많이 치우치고 있습니다. 지적인 학습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끼는 공간에서 키우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외는 이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체계는 잘 되어 있거든요. 진단부터 아이들이 어떤 지원이 필요하고 어떤 것을 도울 수 있는지 먼저 봅니다.


홍 : 공감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이 너무 수월성 교육이다 보니까. 학교 교육 자체가 성적 잘 받기 위해서 꾸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강 : 우리나라는 교육의 목표가 무엇인가요?


경 : 그걸 모르는 게 문제죠.


강 : 저는 캐나다에 살지만 캐나다를 잘 모릅니다. 숲에서 산책하고 책 읽고 번역하니까요. 저희 아이는 대안학교를 다니기도 했고요. 캐나다 학교들은 학생에게 공부해라 마라. 절대 안 하는데요. 이 곳에 사는 한국 부모들은 결국은 그 교육에 만족을 못하고 다른 학교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요. 소위 말하는 엘리트 교육으로 편입을 하더라고요. 그런 학교의 선생님들은 거의 아시아인들이에요. 캐나다의 교육 목표는 훌륭한 시민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하더라고요.


이경민 : 민들레사회적협동조합에서 일하는 이경민입니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인 분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제가 느낀 건... 장애인들이 더불어 살기 위해선 더 이상의 무슨 ‘센터’ 건립은 그만두고 진짜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창훈 : 저는 시각장애인 당사자입니다. 우리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지만 개인적으로 자폐성장애, 지적장애, 발달장애를 가진 분들과 만날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만나뵐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김*정 : 27살 아스퍼거 증후군 아들의 엄마입니다. 7살에 서울대병원에서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디자인에 뛰어난 편이지만, 학창시절엔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많이 받았습니다. 군대도 갔다가 사흘만에 집에 왔고요. 제가 궁금한 것은 아스퍼거 증후군 부모 모임이 한국에 있는지?입니다. 아스퍼거의 경우  어느 곳에서도 포함될 수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누가 봐도 보기에는 지적인 청년으로 보여요. 그런데 실제로는 대화하다 보면 맥락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면 존중하라고 하면서 삐져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존중하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제가 이해하고 충분히 다른 존재이지만 어떤 다른 사람이기를 바라지 않고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알지만, 우리 아이가 사회에서 어떻게 연결 점을 찾을 것인가. 끊임 없이 찾아 헤맸음에도 보이지 않았어요. 전문가 선생님과 연계하는 선생님들이 계신 것 같은데 참고할 만한 것이나 모임이 있는지 궁금하고요. 이 책을 받자마자 당사자의 목소리부터 폈어요. 정말 이 책은 저를 너무 가슴 뛰게 했어요. 차근차근 볼 예정인데요. 제 아들을 인생의 동반자로서 이해하고 싶고 나중에 이 책을 제 아들에게도 권해보고 싶어요.


경 : 네이버 카페에 ‘아스퍼거 가족 모임방’이 가장 오래되고 규모는 가장 큽니다. 2만명 정도가 들어와 있습니다. 거기에서 당사자라든지 부모님들이라든지 아주 어린 친구부터 청년 이후의 삶이거나 당신들이 아스퍼거라고 믿는 분들이 들어오십니다. 저는 카페지기로 있는데요. 천천히 스텝을 밟아 나가면서 정보를 나누시면 좋겠네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자조모임을 해봤는데요. 반드시 알아 보셔야 할 것은, 자조모임에 대한 부모님의 의지와 당사자의 의지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꼭 알아 보셔야 합니다.


홍: 오늘 긴 시간 함께 해 주신 강병철 선생님, 이경아 선생님, 그리고 이 자리에 모여주신 100여명의 리스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자폐는 부모의 탓이 아닙니다. 오늘도 고뇌하고 고민하는 많은 장애부모님에게 이 토크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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