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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눈박이엄마 Oct 05. 2021

페이스북 최악의 한 주

핵심내부직원 폭로, 상원 청문회, 5시간 서비스 먹통

페이스북에 최악의 한 주였을 것 같다.

- WSJ에 내부문건 폭로한 내부고발자 프란시스 하우겐이 미국 최고 시청률 보도프로인 60 Minites에 출연했다. “시민청렴(civic integrity)”팀에서 PM이었던 가짜정보 전문가. 알고리즘을 어떻게 바꿔야 가짜정보 확산이 줄어드는지 분석하고 실제로 그런 프로덕트를 기획하는 전문가.




- 프란시스 하우겐은 코딩과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하버드 경영대까지 나온 사람. 회사를 나오기 전에 치밀하게 계획하여 언론사, 상원, 연방정부에 이 정보를 넘기고 연방 증인보호프로그램 신청 후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 2년만에 자신이 들어간 팀이 해체되고 미 대선 전 회사가 가짜정보 확산 알고리즘을 잠깐 늦추었다가 다시 대선 이후 원위치하는 것을 보며 폭로 결심.


- 사실 그 전에도 하우겐 주장과 같은 보도는 여럿 있었다. 넷플릭스 다큐 <소셜 딜레마>도 만들어졌다. 이번이 다른 건, 페이스북 내부 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이 소셜미디어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액션을 잘 알면서도 취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왔기 때문이다.

- 하우겐은 아주 치밀하게 계획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페이스북을 상대로 소송도 제기했다. 페이스북이 투자자 이익에 반하는 정보를 숨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마도,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을 바꾸면 매출과 수익에 큰 영향이 있는데 그 알고리즘이 가짜정보 확산 속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내용일 것이다.


- 이 제보에 기반해 지난 주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페이스북 담당자들이 달달 볶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어젯밤에는 5시간 동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모든 페북 서비스가 거의 다운되다시피 했다.


잭도시는 신났다



페이스북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페북은 "우리가 가짜정보를 사이트에 호스팅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없다"며 반박 중이다. 지금까지는 저커버그나 샌드버그가 직접 해명하진 않지만 앞으로 정부의 압박 여부에 따라 두 사람이 직접 미국 국민 앞에 나서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저커버그는 이렇게 회사의 어려운 상황에서 페북의 첫번째 대규모 투자자이자 이사회의 시니어 이사인 피터 틸에게 조언을 구하곤 했었다. 이번에 틸은 어떻게 할까? 2018년처럼 보수 언론인을 모은 설명회를 준비할까? (피터 틸이 기획하여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가 보수계열 언론인들과 유튜버들을 모아놓고 "우리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보수컨텐츠를 일부러 밑으로 끌어내리지 않아요"라고 해명했던 모임이 있었다)


그런데, 마침 틸에 대한 책이 나왔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틸이 페이스북에게 미쳤을 영향력에 유독 눈길이 간다. 틸의 간단한 프로필은 다음과 같다.



-페이팔 창업자. 일론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 마피아' 일원.

-팔런티어 창업자 (미국 국가안보위원회에서 국가안보 정보를 받아 처리하는 기업)

-창업자에서 헤지펀드 운영자로 피보팅한 인물

-대체로 진보적인 실리콘밸리에서 보기 드문 트럼프 지지자, 트럼프 계열 의원 후보들에 거액의 정치헌금을 약속한 인물

-자신이 게이라는 점을 아우팅한 언론사에 대한 악감정을 품고 있다가 다른 셀럽의 명예훼손 소송을 후방 지원해 그 언론사를 망하게 한 인물.

-정부 무용론자. 정부 규제 극혐오자. 정치적 올바름 혐오론자.

-최고의 공항 판매 책이라고 불리우는 <제로 투 원> 을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은 독점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인물 

-최근 10년간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에게 알게 모르게 가장 문화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


페이스북의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일까, 아니면 틸이 백마탄 기사처럼 나타날까? 


우선 틸이 전적으로 저커버그의 편에 서줄지가 의문이다. 틸은 페북 주식은 거의 다 처분한 걸로 알려져 있다. 금전적으론 그다지 아쉬울 게 없다. 


오히려 (예전에도 머스크에게 그랬던 것처럼) 저커버그 등에 칼을 꽂는다고 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10일 정도 더 지켜보고 썰을 풀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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