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종찬 Feb 07. 2022

웹 3.0에 대하여

About Web 3.0

오랜만에 글을 쓴다.

이 글은 Web 3.0에 대한 나의 희망적인 내용이다.





웹 3.0은 천재적인 마케팅

암호화폐 (Crypto-currency) 정부와 중앙은행의 심기를 건들었고,

암호자산 (Crypto-asset)은 금융위와 금감원을 긴장시켰고,

블록체인 (Blockchain)은 너무 생소해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반면 웹 3.0 (Web 3.0)는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이해는 가는 것 같고.. 막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드디어 먹히는 용어를 찾았다!

그렇다고 웹 3.0을 스쳐가는 트렌드로 치부할 건 아니다. 본질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과연 2008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3 경원이 넘는 산업이 탄생했으며, 이렇게 사람들이 난리일까? 그저 거품이고 투기에 불과한 걸까?



본질적인 변화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는 세상에 없던 두 가지를 발명했다.



데이터 소유권

디지털 정보는 복사가 가능하다. 내가 소유한 이미지가 제한 없이 복사될 수 있다면, 그 이미지를 과연 소유했다고 할 수 있을까? 블록체인은 이러한 디지털 정보의 무작위 복사 (금융에서는 이중 지불) 문제를 해결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1) 디지털 정보의 "유일성"

2) 누구나 검증이 가능한 "투명성"

3) 조작이 불가능한 "불변성"

4) 개인이 소유하는 "자주성"


을 통해 디지털 정보를 개인이 "소유"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좀 더 깊게 들어가 보자.


모든 현대 경제는 "소유권"으로부터 시작한다.

헌법으로 사유재산의 소유를 법적으로 보장하면,

사유재산의 증식을 위해 사람들은 거래를 한다. 즉 거래의 "자유"가 생긴다.

거래의 자유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부가 창출된다.



좋은 예로 중국이 있다.

20세기 중국의 덩샤오핑은 자유주의 경제학자 하이에크를 초대해 이렇게 물었다.



"중국의 번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하이에크는 이렇게 답한다.


"농장주들에게 농지를 소유하게 하십시오!"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국가가 모든 토지와 생산물을 소유하는 공산국가는 결코 거래의 자유가 있을 수 없으며 부와 번영이 일어날 수 없다. 사유재산권은 자본의 시작이자 모든 경제의 기반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제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사유재산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당연히..


"디지털 환경에서 무엇을 소유할까?"


디지털 정보의 소유가 가능해지니 사토시 나카모토는 디지털 통화를 소유하고자 했고, 그 이외에도 증권, 파생상품, 캐릭터, 프로필, 게임 아이템, 티켓, 멤버십, 지적재산, 음원, 디지털 부동산 등 소유할 수 있는 모든 것의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앞서 얘기한 대로, 현대 경제가 (1) 헌법으로 (2) 재산의 소유권을 보장하고, (3) 거래의 자유를 일으키며, (4) 부와 번영을 창출하는 것과 동일하게..


블록체인의 (1) 수학/알고리즘이 (2)"디지털" 재산의 소유권을 보장하고, (3) 거래의 자유를 일으키며, (4)"디지털" 부와 번영을 창출하는 것이다. 즉 디지털 경제의 탄생이다!


디지털 경제와 시각/경험적 요소가 합쳐지면 그게 곧 메타버스 (Metaverse)고, 메타버스에서 블록체인/크립토/웹 3.0이 핵심적인 요소로 언급되는 이유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 경제의 탄생을 보고 있다.


블록체인/크립토/웹 3.0 산업이 3 경원을 넘어가면서, 모두 거품이고 투기시장의 산물이란 비판을 결코 틀리다고만 할 순 없지만, 산업을 디지털 경제 자체로 관점을 바꾸면 3 경원이 결코 큰 금액이 아니다.



자본의 이동

인터넷은 "정보의 이동"을 위해 고안됐다. 인터넷으로는 자본의 이동이 불가능하다. 우리가 인터넷 뱅킹이나 송금 앱을 통해 돈을 주고받으니 마치 정보처럼 쉽게 오고 가는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실은 수많은 중계기관이 껴있는 복잡 다변한 금융인프라에 인터넷/인트라넷으로 메시지만 주고받는 것이다. 국가 간, 기관 간, 플랫폼 간, 서비스 간 껴있는 이들의 수익모델을 지켜가면서 말이다. 즉 돈과 정보가 분리되어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웹 1.0과 웹 2.0으로 대변되는 인터넷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무료로 서비스를 배포하고 정보를 최대한 많이 모아야 했다. 정보가 충분히 모여 네트워크 효과를 이루면, 광고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웹 2.0 기업의 성공모델


인터넷은 "정보의 흐름"만 처리하기 때문에 정보의 중간자 역할을 하는 기업들은 어마어마한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 등 현존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기업들이 이러한 전략을 취해 성공했다. 사람들은 무료에 적응했고, 그에 대한 대가로 자신의 데이터를 넘겼다.


If you're not paying, you are the product



우리의 디지털 소유주.. 주커버그


다만 정보의 트래픽을 소유한 기업들은 너무 거대해졌고 이들의 권력은 국가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들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인화"라는 명분으로 더 많은 정보를 흡수했다.


곧 사람들은 정보 중앙화로 인한 프라이버시와 자주권 문제를 의식하기 시작했고, 세상이 마치 자정작용을 하듯 이들에게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선택권"이 생겼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을 완성한다


인터넷만 연결되어있으면, 나이지리아 사람과 뉴욕 사람은 동일한 정보에 "접근" 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은 그렇지 못했다. 금융에 대한 접근성은 자국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블록체인은 이러한 금융의 접근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다. 인터넷만 있으면, 나이지리아 사람이 뉴욕 사람과 연결되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이 기술의 사회적 가치를 생각해보자. 나이지리아는 국민 하루 평균소득이 6달러, 필리핀은 10달러, 대한민국은 88달러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경제의 물가, 생활수준, 소득에 갇혀있다.


웹 3.0은 이러한 지역경제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경제에 바로 접근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 내가 어느 나라에 살던, 어느 경제 수준에 속해있던 나의 가치가 글로벌 경제 수준에 맞춰질 수 있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지니, 더 이상 무작정 트래픽을 모을 필요가 없어졌다. 전 세계 모든 사람과 이미 연결된 마당에, 자신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다.




실례로 Iniubong Abasi라는 나이지리아에 사는 어린 친구가 우리 회사에 단어 당 0.2달러를 암호화폐로 주면 높은 퀄리티의 글을 써준다고 연락이 왔다. 이 친구가 하루에 400 단어 짜리 글을 매일 작성한다면, 나이지리아 평균 연봉의 10배 이상을 벌게 된다. 로컬 경제를 벗어나 자신의 지적능력으로 글로벌 경제에 직접 연결되는 좋은 예다.


Your mind alone becomes wealth!



웹 3.0


인터넷은 정보를 단순히 취합해 보여주는 웹 1.0 시대에서,

사용자들이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을 하는 웹 2.0으로,

그리고 다시 자신의 정보를 소유하고 자유롭게 거래하는 웹 3.0으로 진화했다.


즉, 웹 3.0은 데이터의 소유와 자본의 이동을 추가한 다음 버전의 인터넷이다.


현실은 정치력을 가진 국가가 장악하지만,

개인이 주권을 행사해 중앙권력을 견제한다.


웹 2.0은 데이터를 모은 거대 기업이 장악했지만,

웹 3.0에선 개인이 디지털 주권을 가진다.   


웹 3.0은 현실의 주권도 개인에게 있듯이,

디지털 세계의 주권도 개인에게 있어야 한다는 당연함의 산물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