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에서 마주한 세상의 파동

그림의 작가노트

by Quantum 김남효

어느 날부터였을까요?

그저 스쳐 지나던 길가의 나무들이 문득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춤을 추듯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으로, 살아 숨 쉬는 존재임을 깊이 깨닫게 되었죠.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풀 한 포기, 그 틈새를 오가는 작은 새들, 꿈틀거리는 곤충 하나하나까지 생생한 움직임으로 저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모든 존재가 때로는 파도처럼 일렁이고, 때로는 단단한 입자처럼 선명하게 다가오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세상이 이토록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저의 마음속에 드러나는 것은, 매 순간 온몸으로 느끼고 새롭게 해석하는 일상의 경험 덕분입니다. 이 모든 순간들이 그림을 그리는 저에게는 소중한 영감이 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불안정한 시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전 세계를 뒤흔드는 사건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물결,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문제,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전염병까지. 때로는 현실이 마치 꿈처럼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런 혼돈 속에서 저는 자연과 도시 환경을 더욱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그 안에 담긴 숨겨진 메시지를 읽어내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얻은 깊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작품의 주제와 표현 방식을 구체화했습니다. 마치 모든 존재가 파동이면서 동시에 입자인 양면성을 지니듯, 저의 그림 또한 가시적인 형상과 그 속에 내재된 생명력을 동시에 담아내려 합니다. 이는 곧 불확실한 시대 속에서도 삶의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세상의 질서를 발견하고자 하는 저의 예술적인 탐구입니다.


김남효, ‘도시의 중첩’ 숯, 먹, 복합 미디엄,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