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아를의 침실' 과 ’양자얽힘‘

좀 어설픈 나의 생각들 007

by Quantum 김남효

이 그림 속의 모든 사물들은 서로가 무언가에게 얽혀 있는 듯했다.

Van Gogh, 'The Bedroom at Arles' and 'Quantum Entanglement

반 고흐, '아를의 침실' 1888


나는 그림속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다고 상상하며, 그림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침대와 의자, 테이블과 창문, 벽에 걸린 그림들까지, 모든 사물은 각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들이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결고리를 통해 묶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붉은 이불은 침대의 존재를 묵직하게 주장하며, 그 붉음은 벽에 걸린 그림 속 초상화의 붉은빛과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침대의 나무색은 바닥의 나무색과 이어지며, 방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엮어낸다.


특히, 이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원근법을 무시한 듯한 독특한 시점이다. 침대와 의자는 비틀려 있고, 바닥은 솟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마치 모든 사물들이 하나의 좌표계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에 영향을 주고 받으며 각자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침대가 이 방향으로 기울어지면, 옆의 의자도 그에 맞춰 기울어지고, 바닥의 넓이도 변화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하나의 사물을 관찰하면 다른 모든 사물의 상태가 즉시 파악되는, 마치 양자 얽힘의 관측과도 같은 경험이다.


벽에 걸린 초상화들을 보라. 고흐는 자신이 아는 사람들의 초상을 이 방에 걸어둠으로써, 자신의 삶과 그들의 삶을 이 공간에 얽어두었다. 그들의 존재는 고흐의 침실이라는 공간과 얽혀, 그 방의 분위기와 감정을 결정한다. 이 그림은 그 방에 머물렀던 한 인간의 기억, 관계, 그리고 감정까지도 얽어놓은 총체적인 초상화인 것이다.


나는 이 그림을 통해 고독한 예술가가 느꼈을 깊은 외로움과 동시에, 사물과 사람들과 얽혀 살아가던 그의 삶의 흔적을 동시에 느낀다. 이 그림 속의 모든 요소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 얽혀, 하나가 되면 다른 모든 것의 의미와 상태를 결정짓는 신비로운 연결망을 형성한다.


'아를의 침실'은 나에게,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얽혀 있고, 어느 한 조각도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진리를 조용히 이야기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