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희 양금선, 수리대독 공저
제18화: 백단국을 건설하라 – 지성소의 미로와 탄생의 비밀
시우와 진우, 그리고 막내 하윤은 이제 단순한 수행자를 넘어 우주의 거대한 계획을 실행하는 '신인(神人) 건설자'의 사명을 받게 됩니다. 하윤의 가슴 아픈 과거와 그 뒤에 숨겨진 거대한 천계의 혈통, 그리고 인간의 자궁을 모티브로 한 백단 궁전의 건립기가 펼쳐집니다.
< 백발의 호랑이 선사와 하윤의 비밀스러운 비상 >
하윤은 늘 외로운 소년이었습니다. 7살에 어머니를, 10살에 할아버지를 여의고 고아가 된 그를 거둔 것은 학교 선배 진우와 공로방의 할머니였습니다. 하지만 하윤에게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었습니다. 밤마다 꿈속에 나타나 공로방의 모든 가르침을 상세히 일러주던 할아버지의 존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하윤의 앞에 나타난 할아버지는 평소의 모습이 아닌, 우람한 골격에 눈부시게 하얀 백발과 수염을 휘날리는 백단(白檀) 대선사의 위엄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하윤아, 내 손을 절대로 놓치지 마라!"
백단 대선사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석장자(지팡이)를 내뻗으며 하윤을 안아 올렸습니다. 두 사람은 순식간에 수·화·목·금·토의 험난한 오행의 땅을 지나 지구의 끝자락으로 날아올랐습니다. 하윤은 당황했지만, 자신을 지극히 사랑하던 할아버지의 온기를 믿으며 그의 하얀 도루마기 자락을 꽉 붙들었습니다.
이 여행의 목적지는 지구의 좌표에도 기록되지 않은 신성한 청정지역, 바로 백단 궁전이 세워질 부지였습니다. 그곳에서 하윤은 자신이 고아가 아니라, 천계의 계획을 실행할 선택받은 사명자임을 깨닫게 됩니다.
< 자궁의 미로 – 인체 설계도와 백단 궁전의 일치 >
공로방으로 돌아온 하윤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공로방의 주인이자 스승인 백계(白溪) 할머니와 자신의 할아버지 백단 대선사가 먼 옛날 천계에서 함께 수련한 동문이자 절친한 지기였다는 사실입니다.
시우와 진우는 이미 이 모든 비밀을 알고 있었다는 듯 하윤을 보며 빙긋 웃었습니다.
"야 하윤아, 너만 몰랐던 진실이지!"
형들과 할머니가 펼쳐 보인 백단 대궁전의 설계도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이 궁전은 인간의 자궁(子宮) 내부도를 본떠 설계된 장엄한 미로였습니다.
* 설계의 근원: 한 생명이 잉태되어 280일간 성장하는 자궁의 성전성을 건축으로 형상화함.
* 보호의 상징: 출산 후 악귀를 막는 금줄(고추, 숯, 솔잎)의 원리를 성벽에 적용하여 외부의 침입을 원천 차단.
* 천계의 관리: 삼신할머니, 12지신, 그리고 우주의 나침반인 북두칠성과 북극성이 태아를 보살피듯 궁전을 수호함.
이것은 인류의 생노병사를 기록하는 영구 저장소이자, 신인간들이 다시 태어나는 우주적 모태였습니다. 할머니(백계선사)는 이미 천계로부터 이 불변의 설계도를 받아 장롱 속에 비장해둔 채, 하윤이 성장하여 이 일을 함께 맡을 때만을 기다려왔던 것입니다.
수리대독, 오래된 지도, 2026
< 사해 용왕의 등 위에서 펼쳐진 결전과 백계의 지도 >
드디어 백단 궁전 건립지로 향하는 대장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백단 대선사와 백계 할머니, 그리고 세 형제는 사해 용왕(四海龍王)의 거대한 등 위에 올라타 파도를 가르며 지구의 끝자락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순항도 잠시, 진실한 에너지를 파괴하려는 가면의 술수자들(가짜 오행의 요괴들)이 집단으로 공격해왔습니다. 집채만한 파도와 음산한 요괴들의 기운에 선체(용왕의 몸)가 바다 속으로 가라앉으려는 절체절명의 위기!
그때, 백계 할머니가 왼손 옷자락에서 황금색 지도를 펼쳤습니다. 그것은 100개의 신비로운 계곡이 그려진 '백계도'였습니다.
"백계의 비경이여, 환영을 뚫고 실체를 드러내라!"
지도가 펼쳐지는 순간, 휘몰아치던 바다 한가운데에 기적처럼 100여 개의 심산계곡과 산맥이 솟아올랐습니다. 바다는 순식간에 고요한 호수로 변했고, 일행은 거친 풍랑 대신 맑은 새소리와 계곡 물소리의 환송을 받으며 안식을 취했습니다.
요괴들은 갑작스러운 지형 변화에 당황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백단 선사와 일행은 시공을 단축하는 8진법을 사용하여 마침내 지구 좌표에 없는 신성한 땅에 발을 내디뎠습니다. 이제 그곳에, 지구를 구원할 최후의 성전 백단궁의 초석이 놓이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