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희 양금선, 수리대독 공저
꽹과리 소리의 방어전 이후, 자미성 공로방은 다음 단계인 '천산 회의장' 건설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할머니, 유니톡의 목표는 이 회의장을 통해 지구를 우주 연합국으로 이끄는 것이었다.
<임호테프의 지혜와 천산태화궁의 설계>
천산 회의장 건설 프로젝트의 총책임은 하백 대제사장과 부감독 성제우스님이 맡았지만, 할머니는 고대 이집트의 지혜를 상징하는 위대한 건축가, 임호테프 대사제님의 참여를 요청하셨다.
천산 회의장의 이름은 '천산태화궁(天山太和宮)'으로 결정되었다. 그 이름처럼 하늘과 땅의 거대한 화합을 상징하는 건축물이었다.
"천산태화궁은 천상과 지축의 자미성(공로방)과 에너지를 연계하는 중심축이 될 것이다!" 하백 대제사장의 목소리는 웅장했다.
건축 자재는 놀라웠다. 할석(割石)과 함께 운석(隕石)을 사용하여 시공을 초월하는 기운을 담고자 했다. 건축물은 곡선을 강조한 반타원형의 초대형 구조로, 중앙부를 중심으로 8개의 날개 건축물이 유동형으로 연결되는 형태였다. 이 8개의 날개는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중앙부를 향해 합체되는 종합 건축물이었다.
• 중앙부: 연단, 연설자 석, 영접한 신들과 회의 주요 집행자들의 좌석이 놓이는 곳. 방대한 8개의 날개에서 중앙부를 솟아 보이게 하는 기단이 설계되었다.
• 외곽: 신들의 정원, 쉼터, 숙소 등 한국식 정원이 여러 개 배치되며, 상공에는 우주선 이착륙장이 필수적으로 마련되었다.
특히 12상두님이 선물한 식사 및 만찬장 건물은 경이로웠다. 이 건물은 시공을 초월하여 회의장에 안착했다가, 주식이 끝나면 상공으로 돌아가고, 다과 및 차류의 공간만 천산태화궁 주변에 잔류하여 이용 가능하도록 분할 설계되었다. 모든 식사는 부패가 없는 초 우주식이었다.
수리대독, 천산태화궁, 2025
<신들의 합의: 천간지지의 협력>
천산태화궁의 건설은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 신들의 합의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총감독 하백 대제사장과 성제우스님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간지지의 주신(主神)', '색상의 주신', 그리고'음계의 주신'을 초빙하기로 협의했다.
"우리의 궁궐은 우주의 기본 원리를 담아야 한다!" 성제우스님이 힘주어 말했다.
하늘과 땅의 역량을 창조와 조화로 펼치는 천간(甲乙丙丁...)과 지지(子丑寅卯...)는 시간, 방위, 오행을 음양으로 나누어 사계절을 순환하며 만물의 생장 성쇠를 조절하는 거대한 시스템이었다.
• 천간 (하늘의 기운):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시간의 순서와 오행의 속성을 나타낸다.
• 지지 (땅의 기운, 12지신): 자(쥐)부터 해(돼지)까지 12가지 동물을 상징하며 천간과 짝을 지어 60갑자를 이루는 60년 주기를 표현했다.
또한, 삼라만상에 색상을 관장하는 삼원색, 오방색의 주신과 창조와 흥망성쇠에 간과할 수 없는 7음계(도레미파솔라시도)와 협음인 12음계의 신까지 초빙하여 건축 전반에 대한 의견과 협력 방안을 구해야 했다.
<자아 완성의 스승, '단군 신화의 환웅' 강림>
시우, 진우, 하윤이 조마조마한 흥분 속에 '색상의 주신'과 '음계의 신' 초빙 준비를 돕던 어느 날, 선명루 홀에 다시 차원의 문이 열렸다.
우우웅-!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리 오색의 영롱한 빛과 함께 맑고 고결한 기운이 홀을 가득 채웠다.
할머니는 염화미소를 거두고 깊은 존경심을 담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구의 인류에게 '자아 완성'의 진정한 열쇠를 전해주실 분이 강림하셨다!"
빛이 걷히자, 흰옷을 입고 상투를 튼, 고결하고 강인한 인상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눈빛은 깊은 통찰력을 담고 있었으며, 수천 년의 역사를 아우르는 듯한 지혜가 느껴졌다. 그는 바로 '단군 신화의 환웅(桓雄)'이었다.
환웅이 입을 열자, 그의 목소리는 하늘의 천둥(꽹과리)과 땅의 징이 조화된 듯 웅장하고 평화로웠다.
"지구의 새로운 인류여. 나는 너희에게 '홍익인간'의 본질과 '자아 완성'의 첫 번째 열쇠를 던져주겠다."
그의 말은 공로방 문하생들의 고정관념을 단번에 꿰뚫었다.
"너희가 읽고 배운 인류 문명의 역사는 '오기(誤記)와 오류'가 가득하다. 종교관의 진실은 '사람다움'을 잃지 않는 것에 있음에도, 수많은 착취와 침략의 사기로 인해 본질이 변질되었다!"
시우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수메르관, 만장의 집에서 본 역사적 진실… 이 모든 것을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재해석해야 하는 것인가?'
환웅은 손을 들어 올렸다. 그의 손끝에서 푸른빛의 에너지 구체가 만들어지더니, 홀 중앙에 '천부경(天符經)'의 문양으로 투사되었다.
"진정한 '인체 개조'는 육체를 고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생물학적 출생 근원적 해석'이 우주의 물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깨닫는 순간, 너희의 DNA는 '하늘의 섭리'를 향해 재배열된다! 인체는 모체인 태내에서 우주의 에너지를 부여받았음을 잊지 마라!"
<두 번째 위협: 검은 파동의 역습과 꽹과리의 방패>
강연이 절정에 달했을 때였다. 갑자기 선명루 홀의 공기가 탁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삼족오가 새겨진 벽면 거울이 일렁이더니, 검은 오라가 짙은 파동을 뿜어내며 홀 내부로 침투하려 했다.
"또다시 방해자다!" 시우는 본능적으로 외쳤다. 지난번보다 훨씬 강력한 악의였다.
검은 파동은 환웅의 강론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려 했고, 조마조마한 긴장감이 홀을 지배했다.
할머니께서는 미동도 하지 않으셨지만, 풍월주와 국선주가 즉각 행동했다. 환웅 역시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어리석은 방해자들이여!" 그는 '천부경'의 기운을 뿜어내며 검은 파동과 충돌했다.
파앗-! 두 초월적인 힘이 부딪히자 홀 전체가 진동했고, 시우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극한의 초조함을 느꼈다.
그때, 할머니가 조용히 손가락을 들어 하늘을 상징하는 꽹과리가 있던 방향을 가리키셨다. 징, 북, 장구가 없었지만, 시우는 할머니의 뜻을 이해했다.
"하윤아, 꽹과리! 소리가 우리의 방패다!"
시우는 지난번 사물놀이 때 사용했던 꽹과리를 들고 망설임 없이 힘껏 내리쳤다.
크아앙!
꽹과리의 뇌신(雷神)을 상징하는 날카로운 파열음이 검은 파동을 갈랐다! 꽹과리 소리는 환웅의 고결한 에너지와 합쳐지더니, 삼족오 거울을 통해 외부로 밀려나갔다.
검은 파동은 찢어지듯 사라졌다. 삼족오 거울은 다시 맑게 빛났고, 환웅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시우를 바라보았다.
"좋다. '유니톡'의 제자들답군. 소리야말로 가장 순수한 우주의 방패다. 이 '인간계의 문'을 열고 '천·지·인 삼합의 이치'를 깨닫는다면, 너희는 반드시 승리하리라!"
환웅은 잠시 멈췄던 강연을 다시 이어갔다. 문하생들은 모험과 같은 이 강연에 다시금 조마조마한 몰입감을 느끼며 빠져들었다.
다음 이야기:
천산태화궁의 오방색 단청을 책임질 '색상의 주신'과 7음계, 12음계의 비밀을 쥔 '음계의 신'의 강림은 어떤 환상적인 사건을 불러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