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12지신과 신인간 프로젝트

태희 양금선, 수리대독 공저

by Quantum 김남효

자미성의 심화 과정: 신인간으로의 길과 '유니톡 소제'


<사물의 진정한 의미: 하늘과의 소통>


자미성 공로방은 여신 회의의 성공으로 잠시 안도했지만, 신인간 체계 완성을 위한 과정은 더욱 심오하고 복잡하게 진행되었다.


사물(四物)놀이 악기는 일반 연주 도구가 아니었다. 할머니의 가르침대로, 그것은 하늘과 땅, 인간을 소통시키는 풍류의 매개체였다. 꽹과리는 뇌신(雷神), 즉 천둥과 번개를 상징하는 날카로운 파열음을 내며, 징은 풍백(風伯), 바람의 웅장한 울림을 담고 있었다. 장구의 가벼움과 무거움이 교차하는 리듬은 우사(雨師), 비의 움직임을 나타내며, 북의 묵직한 저음은 운사(雲師), 구름의 깊은 숨결을 불어넣었다. 할머니는 이 천신들의 조화로운 소리가 곧 하늘의 뜻을 땅과 인간계에 전하는 언어이며, 우리가 우주와 소통하는 근본 열쇠임을 강조하셨다.


〈천신의 북소리〉


태초에, 하늘과 땅은 하나였고 인간은 신들과 함께 살았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이 커지자, 천신들은 하늘로 물러났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매개는 ‘사물의 소리’였다. 이 소리를 다루는 자는 ‘풍류사(風流士)’라 불리며, 신과 인간 사이를 잇는 사제였다.


할머니는 마지막 풍류사였다. 그녀는 사물놀이 악기를 봉인된 신전에서 꺼내며 말했다. “이건 단순한 악기가 아니다. 천신의 숨결이 깃든 성물이다. 함부로 울리면, 신들이 깨어난다.”


그러나 어느 날, 마을의 젊은이들이 신전의 금기를 깨고 악기를 연주했다. 첫 꽹과리 소리가 울리자, 하늘이 갈라지고 뇌신 ‘뢰가(雷加)’가 번개를 타고 내려왔다. 징이 울리자, 바람의 신 ‘풍백(風伯)’이 회오리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장구의 리듬은 비의 신 ‘우사(雨師)’를 불러냈고, 북의 저음은 구름의 신 ‘운사(雲師)’를 깨웠다.


그들은 분노했다. “인간이 우리를 부르다니,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마을은 혼란에 빠졌고, 하늘은 검게 물들었다. 그때,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북을 들었다. 그녀는 신들의 언어로 연주하며 무릎 꿇었다. “이 아이들은 무지했을 뿐입니다. 그들의 죄는 제가 짊어지겠습니다.”


신들은 북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오래전 잊혀진 ‘천신의 조화’였다. 뇌신은 번개를 거두었고, 풍백은 바람을 멈췄다. 우사는 비를 걷었고, 운사는 구름을 흩트렸다.


하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고, 악기들은 다시 봉인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날 이후, 절대 악기를 손대지 않았다. 신전은 폐허가 되었고, 북소리는 전설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천둥이 치는 밤이면 누군가 말한다. “저건 보통 날씨가 아니야. 누군가, 신을 다시 부르고 있어…”


수리대독, 풍류사, 2025


<공로방, 다섯 개의 문을 열다>


자미성 공로방은 단순한 '쉼터'를 넘어선 단계별 수련 공간이었다. 각 공로방 입구에는 새로운 현판이 걸려 있었다.

먼저 제1공로방은 명상원(瞑想院)이라는 현판이 걸려 내면의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를 주목적으로 했다. 이곳에서는 음악 감상, 기체조, 맨발 걷기 등을 통해 신체적 활력을 찾고 내면을 회복했다.

다음 제2공로방은 양신재(養身齋)로 불리며 외부 생활과의 완충 지대로서 신체적 활력 회복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심오한 입문생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들이 이어졌다.

제3공로방은 선명루(仙明樓)로 불리며 천·지·인 사상을 고루 함축한 대 공간이었다.

제4공로방은 운곡루(雲谷樓)라는 현판이 걸렸고,

제5공로방은 백령원(百靈園)이라는 이름을 달고 우주 회의 참석 자격 최종 수련을 위한 공간으로 쓰였다.

할머니는 이 공간을 통해 천(天)은 자시(子時)에, 지(地)는 축시(丑時)에, 인(人)은 인시(寅時)에 문이 열려 우주의 신성한 기운과 소통하며 신세계와 신우주인 체계를 이루고자 하셨다.


공로방의 한국식 별채 건축물인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은 제1, 제2 공로방 공동 수련원들의 숙소와 휴식 공간으로 쓰였지만, 제3, 제4, 제5 수련원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상공과 연결된 특수 시설 공간이었다.


<우주 회의 참석 자격자의 길: 3단계 시험>


시우, 진우, 하윤을 포함한 공로방의 입문생들은 궁극적으로 우주 회의 참석 자격자가 되기 위한 3단계를 거쳐야 했다.

이 과정은 조마조마한 긴장감 속에 진행되었다.


첫 번째 단계는 '자아 완성자'가 되는 길이었다. 이는 나 자신의 생물학적 출생 근원적 해석과 우주 물질과의 관계성 정립부터 시작해, 가족관, 사회관, 국가관을 체계적으로 인식하는 과정이었다. 또한 역사·문화관을 통해 역사적 문제점을 재인식하고, 종교관을 통해 진실의 구심점을 찾는 구도에 이르러야 했다. 특히, '오기·오류', '침략·착취·전승국 강대국의 사기 기록' 등 인류 문명의 오류에 대한 고찰과 이념 대립의 한계를 인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이들은 자미원 내의 수메르관, 태양목·천충관, 만장의 집, 아메리카 영혼의 노래 등의 '인류 문명 역사관'을 두루 살피며 정신적 체계를 완성해야 했다.


두 번째 단계는 '신인간 체계', 즉 육체 개조 과정이었다. 정신적 체계를 갖춘 자아 완성자들이 인체가 우주 공간에서 무리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생물학적 육체를 개조하여 우주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이었다.


세 번째 단계는 '우주복 착용'이었다. 자아 완성자이자 인체 개조를 마친 신인간만이 우주복을 착용할 수 있었으며, 비로소 이 우주복을 입어야 '우주 열차-그네 청사초롱호'에 탑승할 자격을 갖추고, 우주 회의 참석자 선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수리대독, 두드리다, 2025


〈자미원의 시험〉


달이 붉게 물든 밤, 젊은 구도자 ‘아라’는 자미원의 문 앞에 섰다. 전설에 따르면, 자아를 완성한 자만이 천신의 계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길은 단순한 깨달음이 아닌, 목숨을 건 시험이었다.


첫 관문은 수메르관. 아라는 자신의 혈통을 증명하기 위해 고대 생명의 샘에 손을 담갔다. 물은 피처럼 끈적였고, 그 속에서 조상들의 환영이 나타났다. “너는 우리를 잊었다.” 그들은 아라의 기억을 찢어내려 했다. 아라는 정신을 집중해 자신의 이름을 되뇌었다. 그 순간, 샘이 맑아졌고 길이 열렸다.


두 번째는 태양목·천충관. 거대한 나무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가지마다 환영들이 속삭였다. “가족은 너를 버렸다. 사회는 너를 외면했다. 국가는 너를 이용했다.” 아라는 흔들리는 가지 위를 걷다가, 바람에 휘청이며 떨어질 뻔했다. 그때, 그녀는 외쳤다. “나는 그들 속에서 나를 찾았다!” 나무가 빛을 내며 천충의 길을 열었다.


세 번째는 만장의 집. 벽마다 전쟁과 침략의 기록이 피로 새겨져 있었다. 갑자기 벽에서 전승국의 군대가 튀어나와 아라를 포위했다. “진실은 우리가 쓴다!” 그들은 거짓의 서사로 아라를 덮치려 했다. 아라는 북을 꺼내어 진실의 리듬을 울렸다. 소리가 왜곡된 역사를 찢고, 숨겨진 기록이 드러났다. 군대는 사라지고, 마지막 문이 열렸다.


마지막은 진실의 제단. 아무것도 없는 공간. 오직 침묵. 갑자기 아라의 그림자가 말을 걸었다. “너는 진실을 찾으러 왔지만, 진실은 너를 찾고 있지 않다.” 그림자는 아라의 모든 믿음을 시험했다. 그녀는 무릎 꿇고, 악기를 내려놓았다. “나는 진실을 소유할 수 없다. 다만, 진실을 향해 나아갈 뿐이다.”


그 순간, 제단이 빛났고, 하늘에서 천신의 북소리가 울렸다. 아라는 자아 완성자의 이름을 얻고, 자미원의 수호자가 되었다.


하지만 전설은 말한다. 자미원은 아직 열려 있다. 다음 구도자가 그 문을 두드릴 때, 시험은 다시 시작될 것이다.


<유니톡 소제: 할머니의 간절한 발원>


할머니께서는 매월 초하루, 초이레, 보름 등의 날을 잡아 별채 사당에서 엄숙한 의식을 거행하셨는데, 이것이 바로 유니톡 소제(燒祭)였다. 할머니께서는 의관을 정제하시고, 지구의 정화, 지구인의 승격, 지구의 우주 연합국 승격 등을 주제로 간절한 기도문을 한지에 적어 하늘을 향해 소제하셨다.


소제는 촛불에 발원문이 적힌 한지를 태우는 의식이었는데, 발원문이 불살라지는 순간, 공중에서 붕새의 화신인 '적룡조(赤龍鳥)'가 나타나 타다 남은 한지를 받아 다시 현상화하여 천계의 12상두님께로 비상했다. 이 광경은 문하생들에게 경이로움과 할머니 염력에 대한 확신을 주었다.

우주의 석학들을 초빙하다

할머니께서는 유니톡의 염력과 소제를 통하여 공로방의 상황을 천상계와 소통하셨으며, 12상두님의 협력과 조언을 통해 공로방 수련 과정에 필요한 강연자를 초빙하기로 하셨다.


할머니는 우주의 석학, 진인, 통찰자, 초월자 등 다양한 우주 창조 이래의 석학들을 두루 영접하여, 지구인들이 신인간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필요한 최특급의 초월적 강론을 연수하기로 결정하셨다. 이로써 공로방 문하생들은 긴장과 재미가 뒤섞인, 멈출 수 없는 우주적 모험의 한가운데에 서게 되었다.



다음 이야기: 최특급 초월적 강론을 위해 자미성에 도착할 우주 석학들은 과연 어떤 존재들일까요? 그리고 이들의 강론은 신인간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태희 양금선, 12지신 02.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