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12지신과 신인간 프로젝트

태희 양금선, 수리대독 공저

by Quantum 김남효


태희 양금선, 수리대독 공저


자미원의 비밀: 만년주의 향기와 흑도의 위협


공로방의 주인이자 스승인 할머니께는 또 다른 명칭들이 있었다. 우주와의 상시 대화자라는 의미의 '유니톡(Younitok)', 그리고 말로 전하는 그 이상의 묵시적 능력의 소유자라는 뜻의 '염화미소(拈華微笑)'.

할머니의 핵심 동지이자 오른팔은 흑무성반의 방주(方主)인 풍월주(風月主)였다. 그의 지기(知己)이자 동료는 국선주(國仙主)와 낭두(郎頭)였다. 이들은 모두 할머니의 곁에서 묵묵히 우주의 대업을 준비해 온 신인간들이었다.


할머니 거실에는 오래된 현판이 하나 걸려 있었다. 원래는 "양조 천년 전, 장지 비용처"였으나, 할머니는 이를 "양조 만년 전, 장지 비용처"로 바꿔 사용하셨다.

해석: "내가 만년 전에 술을 빚어 저장해 둔 것은, 오늘(대업을 이룰 날)에 용처가 있음이다." 이 한 구절은 할머니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이 순간을 준비해 왔는지 짐작게 했다.


자미원 정원회의: 모태계 여신들의 소집


천산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첫 번째 관문, '자미원 정원회의' 개최가 임박했다. 할머니께서는 자미성(공로방)의 문하생 전원에게 천산 회의장의 건물, 제트 우주선 이착륙장 등 총체적이고 세부적인 검토를 위한 모태계 수장들의 준비회의 소집을 공표하셨다.

"모태계 여신 수장 100명 이상을 한자리에 모은다고요?" 돌이의 심장이 덜컹했다. 아무리 할머니의 역량이 크다고 해도, 이는 결코 단순하게 실행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번 자미원 정원회의 총괄 책임자는 흑무성반의 방주, 풍월주로 내정되었고, 그는 천산 회의장 건설의 부감독인 성제우스님과 긴밀히 협의하게 되었다. 공로방은 풍월주를 중심으로 철저한 분석과 집행, 설계, 시설, 보안 등에 만전을 기해야 했기에, 모두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완연했다.


그때, 할머니께서 소녀인 하윤을 부르셨다.

"하윤아, 네가 시우와 주니에게 전달하거라. 공로방 전원을 내 거실로 모이게 해."

평소 시우나 주니에게 중대한 연락을 맡기시던 할머니께서 자신에게 임무를 맡기시자, 하윤이는 어깨가 으쓱해졌다. "혹시 나도 시우 형, 주니 형과 같은 등급반으로 승급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하윤이의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그녀는 힘차게 "공로방 전원 소집!"을 전달했다.


수리대독, 벽화속 기호, 2025


숨겨진 문: 우주의 중심 에너지, 자미원 공개


공로방 문하생들이 할머니 거실에 모였다. 할머니께서는 모두의 걱정을 아시는 듯 말씀하셨다.

"제군들의 염려가 당연하지. 모태계 여신 수장들을 이곳 자미원에 참석케 하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할머니는 그러나 곧 미소를 지으셨다.

"하지만 너무 염려 마시게. 우선 정원으로 나가보세."

할머니가 거실 벽의 삼족오와 기하학적 문자의 대형 벽화를 가볍게 터치하시자, 벽화가 슬라이드처럼 사라지며 묵직한 철제 문이 드러났다.

"정원으로 나가보세." 말씀과 동시에 철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문하생들은 어리둥절한 상태로 할머니의 뒤를 따랐다. 문이 다시 닫힐까 두려워 몸을 움츠리며 긴 치맛자락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시우가 우주로 떠날 때 최종 과정을 지켜본 극소수 외에는 아무도 이 문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정원으로 나온 할머니는 풍월주와 시우를 번갈아 보시며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그동안 이 공로방 밖에 더없이 넓은 공지와 자미원(紫微垣)이라는 정원이 있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없는 줄 안다. 이 공간은 단순한 부지의 의미를 넘어, 지구의 홀(Hole)이자 우주의 중심 에너지가 내재된 '지기(地氣)의 땅'이다."

할머니는 정원 중앙부의 녹회색 벽면을 향해 왼팔을 들어 가볍게 저으셨다.

"이곳을 오늘 개방하마!"

동시에 거대한 벽이 걷히듯 사라지며, 문하생들 앞에는 놀랍고도 상상할 수 없었던 건물과 시설들이 펼쳐졌다! 시우와 진우, 하윤은 "와아!" 하고 환호하며 손을 맞잡았다. 그동안 머리를 싸매고 걱정했던 행사장 문제가 이미 완벽하게 해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흑도의 침입: 개막 직전의 대혼란


10월 상달 초사흘(10월 3일). 드디어 모태계 여신 회의의 날이 밝았다.

할머니의 명으로 자미원 정원회의 공동대회장으로 여와(女媧) 제왕님과 서왕모(西王母) 여신님 두 분이 단상에 오르셨다. 그 순간, 자미원 상공에 천부경 81자의 글획이 물체처럼 정렬하며 다채색의 유희를 펼쳤고, 삼족오 대붕이 지구 전체를 덮을 듯한 위압감으로 나타나 대회의 개초를 축복했다.

두 여신이 "오늘 이 대회는 천상계와 인간 세계의 합의를 추구하는 모태계의 단합 대회임을 선언합니다!"라고 외치자, 만장의 여신들은 "여와 제왕님 만세! 서왕모 제왕님 만세!"를 외치며 하늘과 땅이 진동할 듯한 함성을 질렀다.


축사 순서. 12지 상두님의 감동적인 영상 축사에 이어, 길가메시님이 단상에 오르려던 바로 그 순간!

"크아아악!"

자미원 상공에 대형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마치 하늘에서 검은 물감을 쏟아붓는 것처럼 대회장 전체를 덮쳤다. 도도한 힘의 무게로 본 대회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명확했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대회장!

대형 선박보다 거대하고 끔찍한 검은 칼날이 수직으로 대회장 정중앙을 향해 내리꽂혔다! 칼날은 검붉은 오라를 내뿜으며 순식간에 대회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앗, 대체 저게 뭐야!" 시우, 주니, 하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떨리는 목소리를 질렀다. "방해자다! 지구 연합국 가입을 저해하려는 세력일 거야!"

검은 칼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파장이 여신들을 삼키려는 듯했다. 대회장의 두 여신은 염화미소님께 "우리가 나설까요?"라고 신호를 보냈으나, 할머니께서는 강력한 제어의 신호로 "아니다!"를 보내셨다.

할머니의 반대 신호와 거의 동시에, 천둥, 바람, 비, 구름이 일시에 뇌성벽력 속에서 폭발했다. 지구 전체를 흔드는 듯한 크나큰 파동이 상하좌우를 흔들었다!

순간, 검은 파동과 흑도의 그림자는 자취를 감추었다. 길었던 어둠의 시간이 지나간 것처럼, 자미원의 하늘은 다시 영롱하게 빛났다. 사물의 풍류가 다시금 안도와 감이로움을 자아내며 대회장은 정상적으로 이어졌다.


만년주의 건배와 희망의 결의


할머니께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다시 단상으로 오르셨다.

"이 뜻깊은 대회에서 이루어진 결실이 천산 회의의 성공으로 이어지기만을 당부합니다!"

회의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마침내 '결의문‘이 낭독되었다.


하나: 지구인은 각자 인격 도야의 승리자가 될 것.

하나: 지구의 법치를 다시 세우기 위해 경천애인, 홍익인간 정신을 부활시켜 실현할 것.

하나: 인체는 모태인 태내에서 하늘의 섭리와 우주의 에너지를 부여받았음에, 금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원형적인 삶을 살아감이 곧 삼합의 이치임을 각인할 것.


결의문 낭독으로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서. 할머니께서는 풍월주를 불러오게 하셨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할머니는 정원 한편에 오랫동안 서 있던 거대한 석상을 가리키시며 "저 석상을 열어보거라"고 명령하셨다.

풍월주가 긴장 속에 석상 앞으로 다가갔다. 할머니는 그에게 "대장군께 목례를 먼저 올리고 악수를 청하라"고 하셨다. 풍월주가 눈을 감고 악수를 청하자, 7~8m의 거구인 화석 장군의 팔이 부드럽게 내려와 악수가 이루어졌다. 장군이 목례를 하자, 화석상의 전신을 관통하며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린 곳은 동굴이었다. 동굴 속은 환한 빛으로 가득했고, 그 끝에는 두 장군(지하여장군, 천하대장군)의 안내로 '주옹(酒甕)'이 드러났다.

할머니는 우측 현판에 새겨진 "양조만년전 장지비용처" 문구를 가리키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을 위하여 '감홍로주'를 만년의 긴 세월에 양조하여 두었다. 이번 대회는 여신들과 대의를 이루는 뜻깊은 행사이니, 감홍주로 흥을 돋구고 여신들 간의 우의를 다지기 위한 건배를 진행함에 나의 진정한 뜻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

자미성의 전원은 가슴이 뭉클했다. 이 술이야말로 지구의 대개혁 개조와 신인간 신우주 창조를 기원하는 응원과 화합의 술이었다.


무신년 시월 상달 초사흘, 술시(戌時).

대회는 '뱃노래' 연주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띄워라 띄워라 배를 띄워라! 뱃노래로 노를 저어 우주 세계 대연합국으로 나아가세! 이 배는 이름하여 우주국으로 향하는 신세계, 지구호로다!"

결의와 환호 속에, 모태계 여신들의 회의는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 모든 시선은 천산 회의의 성공으로 쏠려 있었다.


다음 이야기:

여신들의 힘을 얻은 공로방은 천산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그리고 흑도의 방해는 또다시 시작될까요?


태희 양금선, 12지신 01,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