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여행, 그 시작점
처음 가족의 품에 안겼던 날과 같은 날에,
가족의 품을 떠나 더 큰 세상으로 한 발자국 나아갔다.
유럽으로 교환학생을 떠나는 남들과는 달라 보이고 싶은 마음에
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에서 한국과 가장 멀리 떨어진 멕시코를 선택했다.
지구 반대편으로 떠나는 비행기 티켓값은 유럽으로 떠나는 것들보다 확연히 비쌌다.
그나마 내 생일 당일에 떠나는 비행기 값이 몇만 원 더 저렴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예약했고,
수많은 사람들과의 생일 축하파티를 뒤로 한 채, 덤덤한 척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탔다.
안전한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
설렘과 두려움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는 삶의 연속이었다.
6개월 정도 짧고 굵게 끝날 줄 알았던 교환학기는 1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끝이 났다.
그 시간 속에서 균형의 키는 늘 나의 결심과 행동에 있었고, 부끄럽지 않은 교환학기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아니, 오히려 내게 이렇게 과감한 면이 있었나 하고 지금 와서 박수 쳐주고 싶은 때도 많았다.
그렇다고 늘 좋은 결과만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한국에서와는 달리 '행동'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1년이라는 짧으면서도 긴 여행 동안 카메라 32G 메모리카드를 6개나 썼고(폰 사진은 덤),
1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사진들은 고대 유물처럼 메모리 안에서 내가 발굴해주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루기 싫어서 하나씩 그때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꺼내보고자 한다.
하루에 하나씩 만이라도 글을 꾸준하게 적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202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