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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은기 Apr 17. 2017

손주 돌봐주고 계세요?

채널을 돌리다가 지방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게되었다.

'섹스앤시티' 주연으로 유명한 사라제시카파커가 나오고 옛날 '007 제임스본드' 피어스브로스난이 나온다.


펀드매니저인 여주인공은 아이가 둘인 워킹맘이고, 자신의 경력에 중요한 역할을 할 프로젝트를 따내지만 주부로서, 엄마로서의 역할도 해내야 한다. 그녀는 그 속에서 좌충우돌 하고 있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시어머니들의 생각은 비슷한가보다.

아이의 생일잔치에 온 시어머님은 그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아이들을 키울때는 돈이 없으면 남편 탓이었고, 아이의 기저귀에 문제가 생기면 내탓이었단다. 니가 전업주부였다면 둘째아이가 두살이 넘도록 말을 못했을까? 그아이는 아직도 옹알이만 하고 있잔니"


어쨌든 씩씩한 우리의 주인공은 두가지의 역할을 하기위해 고군분투한다.




얼마전 친구가 나에게 ,

"딸래미가 나중에 아이를 키워달라고 하면 키워주겠어? 난 안키워줄거야." 라고 물었다.

난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나 역시 '손주는 절대로 안키워줄거야! 차라리 돈을 보태주면 줬지'라고 자신있게 말하곤 했는데, 지금은 고민이 된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이런 문제들이 현실화 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도 들고, 요즘 어린이집에서 일어나는 흉흉한 보육교사들의 만행들을 보고 있자면 돈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요즘은 부부가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안될 세상이 되었고, 둘다 경제활동을 한다해도 대부분 엄마가 가사와 육아를 더 많이 분담하게 되고, 아이들의 육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 또한 엄마들이 더 많은 부분을 떠안아야 하는게 아직까지의 현실이다.


친구는, 자신이 손주를 키워주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사실 그 친구도 이러한 세태 속에서 여러모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말을 했을 것이다.


이제 자식들도 다 커서 소소하게 아이들을 돌보아야하는 부담에서 막 벗어났고, 노후는 여유롭게 보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도,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나의 여유로운 노후를 보장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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