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0. 손자병법으로 손자병법 방어하기

by 누룽지조아

질문한다. 싸워 이겨서 무엇을 얻었는가? 보통 논리로 무장하고 맞고 틀림을 따지고 상대의 감정을 건드린다. 심하면 상대의 인격도 찌른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졌소, 네 말 맞다고 할 사람 별로 없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떠올려 본다. 이미 말싸움과 감정싸움으로 번져 화를 부른다. 이긴다 한들 피해만 커 아무 쓰잘머리 없다. 싸움의 시작부터 지는 게임이다. 싸움의 목적을 이기는 것에 두기보다 피해 최소화나 이익 극대화에 둔다.


사람들은 13편으로 구성된 손자병법을 읽는다. 병법을 배워 이기고 굴복시키기 위해서다. 전쟁 상황이 아닌데 상대를 적으로 보고 죽기 살기로 싸워 이기려고 손자병법의 수법을 갈고닦아 써먹는 사람을 적절하게 방어한다. 손자병법은 싸움판에서 쓰는 병법임을 명심한다. 평화 시대나 일상생활에 적이 아닌 상대를 대할 때 속임수 등의 병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손자병법을 쓴 손무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기 위해 무림 고수의 세계를 살펴본다.


검을 잘 쓰는 사람은

검에 기를 담으며(氣),

검과 몸이 하나 되고(一),

형식에 얽매지 않고(無形),

검을 마음으로 휘두른다(心).

검을 뽑을지 말지를 알고(變),

결국 검을 뽑지 않는다(不拔).


손자병법에 통달한 고수는

ㆍ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킨다.

ㆍ전쟁할 때 수비를 먼저 한다.

ㆍ상대가 허점을 보일 때 공격하고 단기전으로 끝낸다.

ㆍ일단 싸움 나면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 사기 치고(詭道), 속이고(謀事), 변칙전술(權變)을 쓴다.


손자병법에 덜 통달한 하수는

ㆍ싸워서 굴복시키려고 한다.

ㆍ싸울 때 공격을 우선한다.

ㆍ상대를 초토화하려고 한다.

ㆍ전쟁 상황이 아닌데도 이기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규칙 위반, 사기, 속임수와 변칙전술 등을 쓴다.


손자병법을 읽는다.

ㆍ남을 동등한 존재로써 존중하기 위해 읽는다.

ㆍ손자병법의 사기, 속임수와 변칙전술을 알기 위해 읽는다.

ㆍ전시 상황이 아닌데 사기, 속임수와 변칙전술을 쓰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읽는다.

ㆍ규칙으로 사기, 속임수와 변칙전술을 방어하기 위해 읽는다.

ㆍ싸우고 싶어 하는 사람과 싸우지 않기 위해 읽는다.


결국 일상생활에서 쓸 필요 없는 병법 중 사기, 속임수와 변칙전술을 써 남에게 해 끼치는 사람을 이해하고, 방어하기 위해 손자병법을 읽는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적과 대결할 때 목표와 방법은 다음과 같다.

ㆍ최종 목표: 내 이익 극대화, 피해의 최소화

ㆍ방법론: 나를 알고 남을 알기


손자병법과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은 같다. 나, 남, 환경을 잘 알아야 한다. 손자병법에서 시계 편, 행군 편, 지형 편, 구지 편 등에 환경의 내용있어 남의 범위 안에 환경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손자병법보다 한참 후에 나온 서양의 게임이론도 자기와 남을 알고 싸운다는 주장을 한다. 게임이론의 이론적 기초를 폰 노이만과 모르겐슈테른이 만들었다는데 어쩌면 게임이론은 서양의 손자병법이고 이론적 기초는 손무가 만든 것 같다.


모공 편(謀攻篇)에서 지피지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ㆍ적과 아군의 실정을 잘 비교 검토한 후 승산이 있을 때 싸운다면 백 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

ㆍ적의 실정을 모른 채 아군의 전력만 알고 싸운다면 승패의 확률은 반반이다(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ㆍ적의 실정은 물론 아군의 전력까지 모르고 싸운다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패한다(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싸움의 수준별 방법은 다음과 같다.

ㆍ최선- 계략으로 적군 치기: 싸우지 않고 승리

ㆍ차선- 고립화: 원조나 교류를 차단하여 상대를 고립시킴

ㆍ하책- 전쟁: 불가피한 경우 적과 싸움. 신속히 종결. 아군도 피 흘리고 국가와 백성들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


실제 싸울 때는 사기와 속임수도 가미한다. 능력 없는 것처럼 보이고, 가까운 곳을 칠 때 먼 곳을 노리는 것처럼 한다. 또한 전쟁을 이기기 위해 정보가 중요하다. 나와 남에 대한 정보를 누가 먼저, 자세히 아느냐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염탐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므로 간첩을 적극 활용하여 정보를 얻는다.


단기전에 나와 남의 힘에 따라 달리 대응하는 전술을 담은 손자병법, 중단기간에 법과 상벌을 강조하는 법가 계열의 한비자, 장기전에 자율을 강조하는 노자나 불경이 적합한 것 같다.


남을 도우며 사이좋게 산다. 내 이익을 위해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남이 어떻게 하든 존중하고, 1000번 들으며, 100번 부드럽고 약하며 따뜻하게 말하고, 바라보고 남 인생에 간섭하지 않는다.


짓밟으려고 손자병법을 쓰는 사람을 손자병법으로 방어한다. 마찰이 발생하면 내 이익을 극대화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목표를 두고, 나를 알고 남을 아는 방법을 사용한다. 진심을 보여 싸우지 않고 이기고 수비에 중점을 둔다. 속임수나 사기전술을 잘 파악하고 법과 규칙으로 제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