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으로 사귀다가 결혼을 하고 부부로 세월을 보낸다. 세월이 흐를수록 결혼 생활 햇수에 반비례하여 부부간의 대화는 줄어든다. 연인 때는 3시간을 대화해도, 기억나는 내용은 없더라도 마냥 좋았다. 중년 부부가 되어서 흔히 그것을 꼭 말로 해야 하나?라고 말한다. 성격 급한 남자는 “그래 그래서 결론이 뭔데?”라고 말한다.
여자는 일상생활에서 겪은 일과 느낌을 말하고 들어주기를 바랐으나 남자는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남자도 여자가 내 얘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날이 있다. 술 먹고 들어왔을 때다. 말이 많은 남자는 자기 학창 시절 이야기, 군대 이야기, 직장 이야기 등을 한다. 한 말 또 하고 또 하는 경우도 있다. 여자는 그 얘기를 듣고 싶지 않다고 자라고 한다. 여자와 싸우거나 밖에 나가 술친구와 한 잔 더 한다. 술 먹은 남자도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내 말 안 들어주고 결론을 묻는 남자와 이야기하는 그 여자 심정이다.
말이 대화 상대 사이에 오간다. 대화를 잘하기 위해 상대의 특성, 대화의 성격(감정 표현 대화, 의견 질문 대화), 대화의 내용을 이해한다.
대화 상대가 듣기를 좋아하는지 말하기를 좋아하는지 파악한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잘 들어준다.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편하게 답할 수 있게 질문하고, 침묵도 어색하지 않게 생각한다.
말에는 사실, 의견(생각)과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 감정 소통이 전체 대화의 분위기 결정한다. 감정을 건드리면 대화가 순탄하지 못하다.
대화가 사실 설명과 상대의 의견을 묻는 대화(의견 질문 대화)인지 사실 설명과 자기가 느낀 감정을 표현하는 대화(감정 표현 대화)인지 파악한다. 두 가지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 남자는 업무상 대화에 익숙하고, 여자는 일상 대화를 좋아한다. 일상 대화에서는 사실 설명과 느낀 감정을 표현하고, 업무상 대화에서는 사실 설명과 상대의 의견을 묻는다.
글을 이해하기 쉽게 나는 A, 대화 상대는 B로 표현한다.
A가 사실을 설명하고 B 의견을 묻는 대화(의견 질문 대화)라면 말속에 B 생각을 묻는 말을 덧붙인다. “당신 생각은 어때?” B는 말할 때 B 생각을 A가 오해하지 않게 정확히 표현한다. 또한, A의 의견도 물어본다. 대화의 성격을 잘못 파악하여 대화 진행이 어려운 사례다. 애들이 부모에게 "공부하기 싫어."라고 말한다. 이 말에 액센트는 '싫어'에 있다. 잘못 이해해 액센트를 '공부'에 둔다. 부모는 공부의 이유, 필요성, 안하면 발생하는 결과 등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한다. 애들은 다 아는 내용을 설명하는 부모가 답답하고 잔소리 또 들어 짜증난다. 이후 이런 부모와 감정 표현하는 대화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해 대화하지 않는다.
A가 사실을 설명하고 A가 느낀 감정을 말하는 대화(감정 표현 대화)라면 “오늘 이런저런 일로 힘들어서 짜증 났어!”라고 A가 느낀 감정 표현을 하지만 B 생각을 묻지 않는다. 이런 감정 표현의 대화에서 B 생각을 묻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한 특성이다. 묻지도 않은 B 생각을 성급히 말한다든지 따지거나 말꼬리를 잡으면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A가 느낀 감정을 B는 공감해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래 나도 지난번 그런 일로 힘들었어.” A가 사실을 말하고 A가 느낀 감정을 말하고, B는 A가 느낀 감정에 맞장구치는 순서로 대화가 진행된다. B의 느낌이나 생각은 대화에 없으며 A 중심으로 진행된다. B가 A를 공감해 주지 않으면 A는 대화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입을 닫는다.
A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상 대화를 할 때 B가 대화를 잘하는 방법은 잘 들어주는 것이다. 일상 대화는 거의 감정 표현 대화의 성격이다. 감정 표현 대화는 진위를 가리는 작업이 아니다. 합리성이나 근거보다 경청과 공감이 더 필요하다. B가 A를 바꾸려는 마음이 없어야 잘된다. 누가 맞고 누가 그르지 않다. B가 따지는 대화를 하고 싶으면 토론, 회의나 학술대회에 가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