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함이란 꾸미지 않는 것을 말한다. 명예, 돈, 권력, 지식, 육체미 등이 있는 사람을 볼 때 그런 꾸밈을 벗겨내고 본질을 본다. 남들보다 잘나지 않았다. 어쩌면 명예, 돈 등을 많이 가진 사람은 그런 것이 없는 사람들의 희생 속에서 현재 위치에 서 있으므로 초라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존경하는 것이 타당하다.
딸들에게 신나게 노는 장면을 그려 보라고 했다. 딸들은 붓 펜을 사용해 같이 무언가를 그렸다.
우리, 어울려!
딸들은 사람이 많아야 더 신나게 어울려 놀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을 그렸고 사람마다 개성을 살렸다. 역동적 느낌이 들도록 사람들을 나선형으로 줄지어 세웠다. 기교를 부리지 않아 어설퍼 보이지만, 그림 속 사람들이 뭐 하고 있는지 어떤 마음인지 상상하게 만든다.
갈고닦아 빛나는 상태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고, 있는 그대로 빛이 가려진 상태를 중시하는 사람도 있다. 후자는 가공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에서 인간 본성의 소박함을 찾는다. 괜히 자르고, 줄로 쓸고, 끌로 쪼는 가공 기술이 원석 본래의 가치를 훼손시킨다고 생각한다.
대교약졸(大巧若拙, 극도로 솜씨 좋으면 어설픈 것 같다)이 소박미를 강조하는 말이다. 대교약졸의 철학은 화려한 기교와 소박한 기교 중 소박한 기교를 추구한다.
대교약졸의 소박미는 하늘의 작용을 닮았다. 은은한 작용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 같고, 자기가 한 역할을 자랑하거나 일일이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한다. 화려한 기교보다 높은 수준의 기교다.
‘소박하고 수수한 것은 본질을 돋보이게 한다.’ 기술적으로 완벽하지 않아 결점이 있는 듯 허술하고, 채우지 않아 비어 보인다. 그러나 주제를 돋보이게 하며, 자연스럽게 주제와 어우러진다. 솜씨 좋은 기교는 기술적으로 완벽한 기교가 아니라 본래 표현하고자 했던 주제를 가리지 않는 기교다.
‘소박하고 수수한 것에 숙성미가 있다.’ 외면은 평범해 보이나 숙성되어 부드러워진 상태다. 된장처럼 세월과 비바람 속에 숙성되어 어우러진 담백한 맛이 담겨 있다. 특이하고 진한 맛은 처음에는 사람들을 쉽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지만, 계속 먹으면 질린다. 소화도 잘 안 돼 불편하다. 그러나 숙성되어 담담한 맛은 혀가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지만, 계속 씹으면 누룽지처럼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자연스럽고 질리지 않으며 소화도 잘 돼 편안하다.
‘소박하고 수수한 것은 존재감이 없어 마음이 편안하다.’ 평범한 소재를 기교 부리지 않고 그린 그림은 빛나는 존재감은 없으나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반면, 불꽃처럼 화려하고 빛나는 존재감이 있는 것들은 계속 보면 금방 질리고 지친다. 그 화려함은 오래가지 않고 시든다.
‘소박하고 수수한 것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소박하고 수수함이 우리의 현실이고, 곁에 있는 모습이다. 꼭 자기나 이웃 얘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대중은 소박하고 수수한 것에 감정을 이입하며, 마음이 움직인다.
‘소박하고 수수한 것에 조화미가 있다.’ 소박함은 화려함처럼 주변을 지배하거나 압도하지 않는다. 주변과 잘 어울린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완벽함보다 약간 비어 보이는 것이 낫다. 완벽해 보이면 능력자로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다른 단점들이 많다. 빈틈을 보이지 않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므로 자기가 지친다. 또한, 남도 그런 사람과 같이 있으면 부담스럽고 자유롭지 못해 불편하다.
절정의 맛은 평범하고 소박하며, 큰 인물은 권위의식이 없고 소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