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 자율: 경영

by 누룽지조아

직원이 규정에 따라 자발적으로 행동하지 않거나 목표에 관심이 없는 경우 넋 빠진 직원, 무능력한 직원이라는 평판을 듣는다. 왜 무위는 직원에게 적용되지 않을까?


무위는 조력자의 철학이고, 행동 주체의 철학은 유위이다. 사장은 권한과 책임을 직원에게 위임하고 실무적인 일은 하지 않는다(무위). 직원은 위임받은 권한과 책임을 근거로 자발적으로 일한다(유위).


자발성의 근거는 행동 주체가 주인인 경우와 손님인 경우 다르다. 행동 주체가 주인인 경우 자발성은 본성이나 내적동기에 근거하며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지 않고 원래 있다. 사례로 사업주, 자녀, 국민, 주주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행동 주체가 손님인 경우 자발성은 주인이 설정한 규정이나 목표에 근거하며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는다. 직원, 대통령, 국회의원, 사업주 아닌 임직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주인은 월급을 주고, 손님인 일꾼은 월급을 받는다. 성과는 주인에게 귀속된다. 직원은 대부분 월급을 받기 위해 출근하므로 손님인 일꾼이다. 주인이 아니므로 주인의식이 없다. 일꾼이 책임감 있게 일하면 주인은 좋아하고 계속 쓴다.


직원이 자발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경영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규정이나 목표를 알려주고 철저히 준수하게 한다. 관련 규정에 세부내용이 없으면 업무 범위를 포함한 체크리스트를 주고 따르게 한다. 규정이나 목표를 따르지 않는 직원에 대해 회사 규정에 따라 책임을 묻는다.


요즘 많은 벤처기업이 자율 경영을 내세운다. 자율 경영은 고난도의 경영이다. 자율 경영하므로 임직원이 마음대로 한다는 말이 아니다. 자율 경영하는 회사의 임직원은 자신의 의지로 구속의 원천인 회사 규정이나 목표를 받아들이고 자발적으로 따르며, 회사의 경영진은 규정을 어긴 사람에 대해 예외 없이 책임을 묻는다는 뜻이다.


자율 경영은 회사의 내부통제제도를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운용해야 가능하다. 이사회나 감사 등 내부통제제도 관련 조직을 구성하고 위험을 식별하고 평가한다. 업무성과 검토, 승인, 대사, 물리적 통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통제 활동을 수행하고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조직 구성원 등과 의사소통한다.


자율 경영하는 회사와 어울리지 않는 직원은 회사의 분위기를 해치고, 회사의 규정이나 목표를 잘 준수하지 않는다. 팀이 움직일 때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직원, 규정에 따른 지시 불이행하는 직원, 지각이나 무단 결근하는 직원, 거짓말하는 직원 등을 들 수 있다. 같이 할 수 있는 직원인지 심각하게 고민한다. 만일 직원이 자율 경영하는 회사와 맞지 않으면 입사 후 불평할 게 아니라 입사하지 않거나 퇴사한다.


직원은 설정된 목표나 규정에 맞춰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경영진은 여러 아이디어를 평가한 후 적합한 것을 선택한다. 또한, 직원은 경영진이 결정한 사항을 자발적으로 실행하고, 경영진은 직원의 실적을 평가한다. 경영진은 직원들이 하는 일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직원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목표나 규정에 따라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직원의 유위, 권한과 책임 위임하고 도와주며 기다리는 경영진의 무위가 조화를 이룬다.


직원은 항상 유위로 행동해야 하는가? 꼭 그렇지는 않다. 직원이라고 항상 구성원의 입장이 아니다. 직원이지만 리더로서 역할도 맡는다. 프로젝트팀의 팀장 역할을 맡거나 집에서 가장이다.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리더나 구성원의 역할이 끊임없이 교차하고, 리더와 구성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도 한다. 조력자는 무위로, 행동 주체는 유위로 행한다.

매거진의 이전글제93 자율: 2차 대전(포용)